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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대 소비자들은 현명한 소비자로 추앙받으며 왕으로 불리기도 한다. 그러나 과연 소비자는 왕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고, 왕이 될 자격이 있는 것인가? 

  

'소비자는 왕이다'라는 말은 소비시장에서 소비자가 우위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실제 소비시장에서 소비자는 각종 소비관련 문제에 쉽게 노출되며 그 피해를 고스란히 받고 있다. 여기서부터 현명한 소비자라는 말로 과대평가가 된 채 소비자는 봉으로 전락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는 오프라인 시장을 넘어 온라인 시장까지 적용되고 있다. 특히 온라인 시장은 비대면성이라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소비자문제가 더욱 심각한 수준이다. 이에 서울YWCA 소비자기자단 Y-Conporter는 대학생 소비자의 전자상거래 이용 실태와 의식수준을 알아보기 위해 2009년 6월, 서울지역 대학생 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해보았다.

 

소비자, 이러면 봉된다!

 

   대학생들 96%가 온라인으로 구매한 경험을 갖고 있고 그 중 70%가 온라인 쇼핑에서 불쾌한 경험을 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했을 때 그에 대한 대응은 상대적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불쾌한 경험을 한 경우 어떻게 대처하였는지에 대한 설문에 대해 약 35%는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 응답하였다. 대처를 한 경우에도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은 경우가 약 59%에 달했다.

  

이처럼 대부분의 대학생이 온라인을 이용하여 상품을 구매한 경험을 갖고 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문제점을 경험하고 있었지만, 그에 비해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적극적이지 않았다.

 

온라인 구매 과정에서 일어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는 보상을 요구하거나 한국소비자원 혹은 소비자단체를 통해 해결하기보다는 이용 후기를 올리는 방법을 가장 많이 선택(약 37%)했다. 이렇듯 온라인 이용 소비자들은 문제해결을 위해 소극적인 행동을 함으로써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지 못한 채 악순환을 반복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었다.

 

[차트] 전자상거래 관련 지식에 관한 소비자 인지도

 

 설문조사에서도 나타났듯이 소비자가 눈 뜬 장님처럼 당하는 경우가 상당한데 이 악순환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소비자 교육이 필요하다. 설문조사 결과, 전자상거래 이용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않은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안전 거래를 위한 에스크로 서비스, 쇼핑몰의 신뢰도 척도가 되는 인터넷 쇼핑몰 초기화면 필수 고지 항목, 부당한 계약을 방지하기 위한 표준 약관 내용, 청약철회 대상 제외 품목 등에 대해 모른다는 답변이 많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학생 소비자들은 기본 지식 부족에도 불구하고 전자상거래 소비자 교육 참가의지를 묻는 문항에 48%가 참가하지 않겠다는 의사 밝혀 소비자 교육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였다. 참가하지 않겠다고 밝힌 이유는 귀찮다는 응답(62%)이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고, 자신은 피해를 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하여 잠재적 피해자에서 제외(12%)시키고 있었다. 또한 기존 지식이 충분하여 소비자교육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5%)는 등의 착각의 오류도 범하고 있었다.

 

   위의 설문조사 결과에서 알 수 있듯이 소비자는 "현명한"소비자로서의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하고 있다. 소비자는 우리의 생각만큼 이성적인 존재가 아니라는 말이다. 소비자는 그들의 선택으로 기업의 성패를 좌지우지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왕이 될 수 있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는 소비자로서의 권리와 책임을 다하여 진정으로 그들을 위한 기업을 선택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그리하여 소비자의 현명한 선택이 이루어진다면 잘못된 기업을 선택함으로써 소비자가 얻는 문제를 줄일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현명한 선택을 위해 소비자는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까?

 

 지금은 '소비자 문제 백신'이 필요할 때!

 

현재 소비자들은 대부분 문제가 발생 해야만 기업에게 대응책을 요구하는 '사후약방문'식 해결 방법을 사용하고 있다. 물론 문제가 발생한 다음에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은 또 다른 피해자 발생을 방지할 수 있어 중요하다. 하지만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에 대응하는 것이 기본이 되어야 한다. 이름 하여 '소비자 문제 백신'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소비자 문제 백신'은 다음과 같은 요소로 구성될 수 있다

 

Step 1. 전자상거래시, 이것만은 기억하라!

 

 * 안전거래를 위한 에스크로 서비스 : 소비자의 물품 결제대금을 제 3자에게 예치하고 있다가 소비자에게 배송이 정상적으로 완료된 후에야 대금을 판매자에게 지급하는 거래 안전장치이다. '에스크로 서비스'를 시행하는 쇼핑몰에서는 현금을 무통장 입금했다가 물건을 배송 받지 못한 경우, 대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 인터넷 쇼핑몰 초기화면 : 쇼핑몰 초기화면에 ①상호 ②영업인 ③소재지 ④연락처 ⑤팩스번호 ⑥전자우편주소 ⑦사업자등록번호 ⑧사이버몰이용약관 등이 기재되어 있는지 꼼꼼히 살펴보자! 소비자는 위의 정보를 통해 정식 사업자가 운영하는 쇼핑몰인지 확인할 수 있고,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에도, 이러한 정보를 통해 이의 제기할 수 있다!

 

* 청약철회기간 7일 : 비대면 거래인 전자상거래의 특성 상, 구매 후 7일 이내에 청약철회를 할 수 있다. 상품이 사진과 다르거나, 생각했던 것과 다르다면 기간 내에 교환, 환불을 요청하라!

 

Step 2. 적극적으로 정보를 탐색 하라!

 

온라인상에서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가 다는 아니다. 소비자는 자신의 알 권리를 적극적으로 행사해야 한다. 상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알고 싶은 정보가 있다면 망설이지 말고 판매자를 괴롭혀라!

 

Step 3. 매의 눈을 가져라!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다. 온라인 쇼핑을 이용할 때에는 자신의 눈이 아닌 모니터를 통해 보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말자. 온라인 판매자는 얼마든지 상품의 왜곡된 정보를 제공할 가능성이 있다. 무조건적 수용을 배제하고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자.

 

Step 4. 쇼핑도 공부다! 자만하지 말자!

 

  온라인 쇼핑이 클릭 몇 번으로 이루어진다고 해서 만만히 보지 말자. 우리는 눈뜨고 코 베이는 경우가 상당하다. 인생은 배움의 연속, 쇼핑도 예외는 아니다. 판매자가 만들어낸 자의적인 규칙이 전자 상거래 관련법을 무시하지는 않는지 구별하려면 소비자는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소비자는 온라인 시장의 왕이자 주인이다. 하지만 소비자가 시장에서 왕이 되느냐, 봉이 되느냐는 소비자 자신에게 달려있다. 적극적인 자세로 소비자로서의 역할과 책임을 다할 때 현명하고 건전한 소비문화를 만들어질 수 있을 것이다.

 

서울YWCA 대학생소비자기자단 Y-Conporter

김지은 기자(shiningday24@naver.com)

고소라 기자(gotopshell@hanmail.net)

강수인 기자(yunsukyy@naver.com)

 

*서울YWCA는 다양한 온라인 소비자문제에 대해 기사를 발행하는

대학생 소비자기자단(Y-Conporter)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태그:#전자상거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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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2년 창립해 올해로 99주년을 맞은 서울YWCA는 ‘생명의 바람, 세상을 살리는 여성’ 을 슬로건으로 성평등, 탈핵생명, 평화통일 운동을 펼쳐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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