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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우리 조상들은 마을 입구에 커다란 정자나무를 심어 마을의 수호신으로 삼아왔습니다. 정자나무로 가장 뛰어난 기능을 발휘한 것이 아름드리 느티나무인데, 온대 또는 냉대에서 자라는 낙엽 활엽 교목으로 20-25m까지 자라며 오래도록 수명을 유지합니다.

 

줄기의 색은 회백색이고 나무 껍질을 울퉁불퉁한데, 새로난 가지에는 빽빽한 잔털이 나 있습니다. 오래된 나무껍질은 잘게 부스러져 떨어지고, 잎의 가장자리에는 톱니가 나 있습니다. 나뭇가지와 잎이 무성하고 커 고루 사방으로 퍼져 짙은 녹음을 만들고, 병충해가 없고 가을에는 잔잔한 단풍으로 물들어 아름다움을 자아냅니다.

 

 

 

 

그래서 커다란 느티나무 그늘 아래 작은 평상이나 정자가 자리해 오가는 마을사람들이 쉬어가곤 했습니다. 얼마전 서낭당고개를 지나 한남정맥 가현산 마루금을 따라 대곡동 산골마을로 내려오는 길에, 수령이 200년이 훌쩍 넘은 느티나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산골짜기와 마을로 갈라지는 갈래길에 우뚝 솟은 느티나무 옆에는 용굿을 한다는 무당집이 있었고, 그 주변에 널리 가지를 펼친 느티나무는 당산나무 다운 풍채를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이젠 보호수로 지정돼 되레 사람의 보호를 받고 있는, 마을을 지키고 안녕을 바라던 늠름한 느티나무를 이끼 낀 밑동부터 올려다보려 무릎을 꿇었는데 한낮의 무더위도 싹 빗겨가더군요.

 

느티나무의 수많은 나뭇잎이 따가운 땡볕을 모두 가려주었고, 그 사이로 불어온 산바람은 에어컨 바람보다 훨씬 시원하고 깨끗했습니다. 신문지나 돗자리가 있었다면 그대로 나무아래 누워 한숨 푹 자고 싶더군요.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느티나무, #대곡동, #당산나무, #무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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