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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의 두 '박 대표'가 복잡한 셈에 얽혔다. 오는 10월 경남 양산 재선거를 앞두고서다. 박희태 현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 얘기다.

 

'양산대첩'을 넘보는 박 대표는 '박근혜'란 산을 먼저 넘어야 한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마음을 얻기가 쉬워보이지 않는다.

 

박희태, '박근혜' 얻어야 출마 가능

 

지난 1년 동안 원외대표로서 설움을 맛본 박 대표는 이번 재선거를 통해 원내에 재진입하기를 바란다. 측근들이 양산을 부지런히 오가며 출마를 저울질하는 중이다.

 

현재까지 구도를 보면 양산은 '친여' 후보끼리의 격전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표가 출마한다면 김양수 국회의장 비서실장, 유재명 전 한국해양연구원 책임연구원이 강력한 경쟁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7대 때 이 지역 국회의원을 지낸 김 실장은 지난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출마를 포기했다. 설욕을 노리는 김 실장은 이미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선거운동에 들어간 상태다.

 

유씨도 만만찮은 상대다. 지난 총선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득표율 33%를 얻는 저력을 보였다. 여기에다 전 한나라당 의원이었던 엄호성 친박연대 정책위의장도 출마를 검토중이다.

 

박 대표가 출마한다고 해도 당선을 섣불리 확신할 수 없는 이유다. 박 대표로선 박근혜 전 대표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박희태 측 "박 전 대표가 나서줘야... 도와줄 것"

 

박 대표 쪽은 공공연하게 박 전 대표에 'SOS' 신호를 보낸다. 내심 박 전 대표가 도울 것이라고 기대하기도 한다. 두 사람의 관계가 나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박 대표는 당외 친박 인사들의 복당과 복당 뒤 당협위원장 교체 문제를 해결하는 등 박 전 대표에 공을 들여왔다.

 

박 대표의 한 측근은 "여당에 대한 지역 민심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라며 "박 전 대표가 나서줘야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전 대표가 박 대표에게 신세를 많이 지지 않았느냐"며 "박 대표가 출마하면 박 전 대표도 도와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근혜 전 대표 측에선 손을 내젓는다. 대선후보 경선 이후 박 전 대표는 단 한 번도 선거에서 당 후보들 지원 유세를 한 적이 없다.

 

한 측근 의원은 "박 전 대표가 재선거와 관련해 아직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아 의중은 모르겠다"면서도 "선거운동을 도우려고 해도 책임있는 자리(당직)에 있어야 공약이나 지역발전을 약속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느냐. 박 전 대표가 그간 당 지도부가 중심이 돼 선거를 치르는 게 맞다는 태도를 보여온 것은 이 때문"이라고 부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박 대표 측에서도 선거와 관련해 어떤 협의나 논의도 해온 적이 없다"고 말했다.

 

박근혜 측 "선거 지원? 글쎄"

 

자파의 중진인 홍사덕 의원도 걸리는 대목이다. 차기 국회의장 자리 때문이다. 홍 의원은 대선후보 경선 때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박근혜 캠프를 이끌었다.

 

현재로선 여당에서 최다선인 홍 의원이 차기 국회의장을 맡을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박 대표가 원내에 들어오게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박 전 대표가 박 대표의 선거를 도왔다가 자파 의원들의 괜한 원망을 살 수도 있다.

 

박 전 대표의 한 참모는 "지금까지 일관되게 지켜온 (선거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원칙에 비춰볼 때나 여러 정치적 상황상 박 전 대표가 선거를 지원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내다봤다.


태그:#양산, #박근혜, #박희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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