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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민주당이 본격적인 거리 투쟁을 시작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영등포당사에서 '언론악법 원천무효, 민생회복 투쟁위원회'를 공식 발족한 뒤 서울시내 가두홍보전에 돌입했다. 당 전체가 총력 거리투쟁에 나선 것이다.

 

'당 대표'에서 '투쟁위원장'으로 변신한 정세균 대표의 태도는 사뭇 달라졌다. 지난 24일 6일차 단식투쟁을 접고 의원직 사퇴서를 제출할 때의 초췌한 모습은 사라졌다. 수염도 못 깎은 채 침통한 얼굴로 인사하던 정 대표는 '코리아 베스트 드레서 정치부문상'을 받을 때처럼 말쑥한 차림으로 돌아왔다.

 

빈손으로 국회를 떠난 그의 손에는 '언론악법 무효' 전단지가 들려 있었다. 몸에는 'MB정권 심판하자'는 어깨띠를 둘렀다.

 

가두 투쟁 선봉에 선 정세균, "민주주의 지켜달라" 호소 

 

정 대표는 투쟁위 발대식에서 "이명박 정권 출범 1년반 만에 민주주의가 완전히 후퇴하고 있다, 특히 언론 자유가 심각한 위험에 직면했다"고 열변을 토했다.

 

당원들의 총력 투쟁도 호소했다. "민주주의, 서민경제, 남북관계가 파탄나고 있다"고 선언한 그는 "민주개혁진영 대표정당인 민주당이 앞장서서 역사의 전진을 이뤄내야 한다"며 "우리 국민은 민주당의 헌신과 땀을 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후 4시와 6시 영등포역과 신촌지하철역에서 잇따라 개최한 가두홍보 캠페인에서도 정 대표는 직접 마이크를 잡고 시민들의 지지를 요청했다. 그는 두 번의 연설에서 "민주주의가 더 후퇴하지 않도록 시민들의 힘으로 지켜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는 말로 민주당에 힘을 보태 달라고 호소했다.

 

민주당의 첫 거리 투쟁이 시작된 이날에는 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총출동했다. 송영길, 김진표, 김민석 최고위원은 물론 최영희, 전현희 등 여성 의원들도 모두 전단지를 들고 거리에 섰다.

 

민주당 의원들은 보좌관들과 떨어져 직접 언론악법 원천무효 서명운동을 받고 전단지를 나눠주는 등 열성을 보였다. 한여름 평일 낮시간대라 많은 인파가 몰리지는 않았지만, 몇몇 시민들은 지나가던 발길을 돌려 정 대표 등에게 악수를 청하며 격려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날 서울 시내 홍보전을 시작으로 29일 경기도 안산과 수원, 30일 성남과 구리, 31일 인천 등 수도권 공략에 집중할 계획이다. 내주부터는 범위를 넓혀 전국적인 가두홍보전에 돌입하게 된다.

 

전국 투쟁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민주당은 전국을 4개 권역으로 나눠 수도권에는 송영길, 김진표, 김민석 최고위원, 중부권에는 안희정 최고위원과 박병석 정책위의장, 호남권은 박주선, 장상 최고위원, 영남권은 윤덕홍, 안희정 최고위원에게 책임을 맡겼다.

 

이 밖에 투쟁위 총괄본부 산하 민생본부장에 이용섭 의원, 범국민서명운동본부장에 최영희, 백원우 의원, 홍보선전본부장에 최재성, 최문순 의원, 대외협력본부장에 정범구 대외협력위원장을 각각 임명했다. 헌재 소송 등을 담당할 법무본부장에는 김종률 의원이 임명됐다.

 

민주당, '강봉균 대리투표' 박상은 의원 고발키로

 

당 전체가 가두 투쟁에 나섰지만, 장내 투쟁도 멈추지 않고 있다. 이날 민주당은 지난 22일 미디어법 날치기 처리 과정에서 민주당 강봉균 의원 자리에서 대리투표한 한나라당 박상은 의원을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로 했다.

 

우제창 원내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가 민주당의 투표 방해를 주장하며 법적 대응하겠다는데, 적반하장도 분수가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날치기를 위해 민주당 강창일 의원과 당직자를 집단으로 폭행하고, 대리투표, 재투표까지 자행한 것은 한나라당"이라며 "안 원내대표는 자신의 잘못부터 시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은 민주당의 가두 투쟁을 비난하며 즉각 중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안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100일간이나 전국을 돌며 가두집회와 천만인 서명운동을 벌인다고 한다"며 "이는 헌재 판결에 압력을 행사하려는 명백한 협박행위"라고 성토했다.

 

그는 "민주당은 도를 넘는 범법행위와 정략적 가두시위, 모든 일탈행위를 즉시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면서 "지난 22일 미디어법 표결 과정에서 헌정사상 초유의 불법적 행위를 자행한 것은 오히려 민주당이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태그:#민주당, #가두 투쟁, #정세균, #언론악법, #한나라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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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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