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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도심에서 또 촛불이 밝혀졌다. 지난해 '광우병 미 쇠고기 수입반대'를 외치며 들었던 촛불이 한나라당의 '날치기 국회'를 비난하며 시민들이 다시 촛불을 든 것이다.

 

'언론공공성 지키기 부산연대'는 22일에 이어 23일 저녁에도 서면 쥬디스태화 앞에서 'MB 언론악법 저지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첫날에는 350여 명이 참석했고 이날에는 200여 명이 모였다.

 

이날 낮 부산연대는 김형오 국회의장(영도)을 비롯해 한나라당 부산시당 위원장인 김정훈 의원, 유기준 의원 등 국회의원 사무실 앞에서 '절대 찍지 않겠습니다'고 쓴 종이피켓을 들고 1인시위를 벌였다. 이날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은 한나라당 의원들의 이름을 적은 종이피켓을 들고 나와 차를 타고 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게 도로 옆에 서 있기도 했다.

 

이날 사회를 본 복성경 부산민언련 사무차장은 먼저 "앞에 앉으면 민주시민이고 뒤에 서 있으면 이명박 같은 사람"이라며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또 그는 "어제 국회에서 영화 같은 일이 벌어졌다"면서 "탄핵 때(2004년)와 다르게 연기를 하고 재빠르게 처리했다"고 말했다.

 

김정훈 의원 사무실 앞에서 1인시위를 했다고 밝힌 한 여성은 자유발언을 통해 낮에 있었던 일을 소개했다. 그는 "피켓을 들고 서있는데 지나가는 사람이거나 차량을 타고 가던 사람들이 문을 열어 박수를 치거나 하면서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고 말했다.

 

또 그는 "한나라당 소속으로 추정되는 아저씨가 와서 '뭐하는 거냐'고 했고, 조금 뒤 경찰에 신고했다"면서 "인도에서 했고 불법이 없으니 문제될 게 없었다. 나중에 그 아저씨는 도망가고 없더라"고 덧붙였다.

 

복성경 사무차장은 이날 오전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열렸던 상황을 설명했다. 부산지역 단체들은 언론법 날치기 처리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던 것이다.

 

그는 "30여분 전에 도착했는데 벌써 경찰병력이 철통같이 서 있었고, 단체 대표들이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더니 경찰은 방패를 들어 올려 막더라"면서 "한나라당은 듣고 싶은 말만 들으려 하는데 이게 무슨 정치냐"고 따졌다.

 

김동윤 민주노동당 부산시당 대변인이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마지막으로 산소 호흡기를 꽂고 버티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가 사망선고를 내렸다"면서 "한나라당은 처음부터 철저히 거짓으로 일관한 게 이번에 드러났고, 조중동이 방송을 장악하면 5공 시절 '땡전뉴스'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미친 국회를 해산해야 한다"면서 "그래서 이명박 대통령을 탄핵시키겠다는 공약 하나만 내서 당선되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촛불은 횃불이 되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촛불문화제에서는 '소울드레서' '쌍코' '화장발'이라는 이름의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언론악법 규탄'이란 내용이 담긴 부채를 만들어와 나눠주기도 했다. 한 회원은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것에 불만을 느껴 나왔다"면서 "어제 국회에서는 대리투표를 했는데, 왜 그들은 두 번 투표를 하나. 금배지는 투표 한 번 하는 것이다. 국민 무시하는 한나라당 치아라"고 외쳤다.

 

 

한 중년 남성은 "이명박 정부 들어 사람들이 죽고 있고 아이들이 죽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의 교육정책 때문에 아이들이 죽고 있는데, 선생님들이 목숨을 내놓은 아이들을 막을 수 없을 정도다"고 말했다. 또 그는 "어제 달이 해를 가릴 즈음 대한민국 국회는 민주주의를 암흑으로 만들어 버렸다"고 덧붙였다.

 

최근 출산했다며 '초보엄마'라고 소개한 여성은 "조신하게 집에 있으려고 했는데 나왔고, 어제 텔레비전으로 파렴치한 상황을 생생히 봤다"면서 "요즘 방학으로 아이들이 집에 있으면서 그 상황을 보고 무엇을 배웠을 것인지 걱정이다"고 말했다. 그는 "저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데 우리도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말고 투쟁해야 한다"고 목청을 높였다.

 

이날 부산연대는 부산진경찰서에 집회신고를 내고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경찰은 촛불문화제가 열리는 곳에서 10여m 떨어진 도로에 경찰버스로 경찰병력을 대기시켜 놓았다. 경찰은 이날 저녁 7시30분경부터 몇 차례 "일몰 시간이 지났고, 집시법 규정에 어긋난다"면서 해산하라는 선무방송을 하기도 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는 1시간30분 가량 진행되었다. 경찰과 충돌은 발생하지 않았다. 부산지역 단체들은 24일 오후 2시 한나라당 부산시당 앞에서 집회를 열고, 저녁 7시 서면에서는 촛불문화제를 연다. 또 '언론악법 날치기 통과 원천무효, 한나라당 해체 촉구 시민대회'가 25일 오후 5시 서면에서 열린다. 한편 이날 저녁 창원 정우상가 앞에서는 22일 저녁에 이어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태그:#언론법, #언론악법, #촛불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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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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