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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교에 기반한 심신치료를 주로 가르치는 대학에 용역이 들이닥치고 수업파행과 불법 해임이 판치고 있다.
▲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기자회견 불교에 기반한 심신치료를 주로 가르치는 대학에 용역이 들이닥치고 수업파행과 불법 해임이 판치고 있다.
ⓒ 박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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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2일 교과부 앞. 교수노조와 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이하 서불대) 교수, 학생 10여명이 모여 교과부에 조속한 임시이사 파견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불대는 불교에 기반한 심신치료 분야를 특성화해 7년 전 설립된 불교 전문대학원으로 교수 13명과 석박사과정 대학원생 150여 명이 몸담고 있다.

그러나 대학이 자리를 잡기도 전에 학교는 분란에 휩싸였다. 2008년 6월 이후 서불대는 작년 초 새로 선임된 이사회(이사장 지욱스님)의 불법 학사 개입과 총장 해임, 학생 집단 제적, 교수와 직원 무차별 해임 등으로 개교 이래 최대 위기 상황에 놓였다.

구성원들의 계속된 문제제기로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작년 12월 서불대에 대한 종합감사를 벌여 이사회의 불법 학사행정 개입을 확인하고 올해 3월 17일 총장 해임에 관여한 이사장 포함 이사 세 명 승인 취소, 이사장에 의해 임명된 총장직무대행 두 명 징계처분, 총장 지위 원상 복귀를 지시했다. 이사장인 지욱스님 또한 교과부 감사 결정을 이행하지 않고 학내 분규를 지속시킨 책임을 물어 직무정지 60일 처분을 당했다.

대다수 교수, 학생, 직원들은 감사 결과를 환영하며 조만간 서불대가 정상화되어 정상적인 학교 행정이 회복될 것이라 기대했다.

그러나 이러한 서불대 구성원들의 희망과는 달리 이사회는 전횡을 멈추지 않았다. 이사장 지욱스님은 이사회 불법 학사개입에 반대한 성승연, 박성현 교수를 재임용에서 탈락시키고 김명권, 조옥경 교수는 직위해제한 후 해임하였으며, 이후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서 재임용 거부 취소 및 직위해제 취소 결정을 받자 이번에는 용역을 동원하여 네 교수의 출입을 막았다.

또한 이사장은 직무정지처분 기간에 자신의 사찰인 극락사 신도회장 김현숙 이사를 이사장 직무대행으로 내세우고, 잔여 이사 세 명과 함께 이사회를 개최하여 교과부의 총장 복귀 명령에 정면 위배되는 총장 파면을 위한 징계의결을 요구했다.

이후 교과부 사립대학지원과에서는 올 해 5월 26일 최종 계고공문을 보내 2주일 이내에 종합감사결과에 따라 불법 해임한 총장을 즉각 복귀시키고 부당 해임된 직원들의 해임 처분을 취소하라고 명령한 뒤 이에 따르지 않으면  관련 임원들을 해임할 것이라고 계고했다. 그러나 이사회는 교과부 계고 기간 중에도 버젓이 교원소청위에서 직위해제 취소를 받은 두 교수에게 해임 통보를 하는 등 교과부 시정 조치와는 정면 위배되는 파행적 인사를 자행하고 있다.

"사학재단 이사회에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 서관모 교수노조 부위원장 "사학재단 이사회에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어 이사회를 장악하기 위한 분쟁이 끊이지 않는다."
ⓒ 박선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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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회견에 참석한 교수노조 서관모 부위원장은 이에 대해 "사립대학은 이사회에 대학 인사권, 재정권 등 거의 모든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 따라서 이사회 과반수 이상만 장악하면 대학을 사유화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이사장이 많다. 서불대 분규도 같은 맥락에서 시작된 것이다. 사학에 경영권을 둘러싼 분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라고 말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교수노조와 서불대비상대책위원회는 교과부에 중립적인 인사들로 구성된 임시이사를 파견해 학교 사태를 정상화할 것을 요청했다.

한편 교과부는 최근 서불대 재단인 보문학원 이사회에 "황윤식 총장에 대한 직위해제 및 해임 취소와 해직교수 복직, 총장신분 보장과 학내규정 일체 정비 등 위법하고 부당한 사항에 대한 시정조치를 8월 3일까지 단행하라"며  이에 따르지 않으면 임시이사를 파견할 수도 있다는 공문을 보내놓은 상태다.


태그:#서불대, #사학법, #교수노조, #이사회, #교과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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