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 평택 공장에서 노조원들과 경찰의 대치가 나흘째 계속되는 가운데, 논란이 일고 있는 테이저건'(Taser Gun)'을 경찰이 확대 사용하기로 했다.
경찰은 23일 "22일 노조원들의 공격으로 8명 부상당하는 등 피해가 컸다"며 "진압 경찰들의 안전을 위해 테이저건을 확대 지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경찰은 "누구에게 몇 정을 더 지급할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경찰은 평택 쌍용차에 나와 있는 5개 기동대 팀장(경위)급 이상에게 기동대별로 12정씩 모두 60정의 테이저건을 지급한 상태다.
또 경기지방경찰청은 전날 쌍용차 한 노조원의 얼굴에 테이저건을 발사한 사건과 관련 "조준 발사한 건 아니었고, 급박한 상황이라 어쩔 수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지방경찰청은 이날 오후 쌍용차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노조원들이 기습적으로 쇠파이프와 화염병으로 공격해 온 상황에서 무기를 사용하지 않고 진압하는 건 불가능했다"며 "다리 쪽을 조준해 쐈지만 노조원이 움직이고 있는 상황이어서 얼굴에 맞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날 경찰은 노조원들이 사용했거나 소지하고 있는 쇠파이프·가스통·대형 새총·시너··페인트·화염병 등의 시위용품을 공개 전시했다. 특히 박형준 경기지방경찰청 홍보담당관은 이날 "노조원들이 사제 총을 만들어 발사한 것"이라며 구리로 만들어진 직경 1cm의 사제 총알을 공개했다.
박 홍보담당관은 "점거 농성을 벌이고 있는 노조원들은 사제 총과 총알을 충분히 만들 수 있는 기술과 장비를 갖고 있는 것으로 파악한다"고 주장했다.
경찰의 기자회견이 진행되는 동안 노조원 가족들은 "우리들은 도로교통방해라며 기자회견도 못하게 하면서 당신들은 왜 도로 한복판에서 마음대로 기자회견을 하느냐"고 경찰에 거칠게 항의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도 노조원들이 점거하고 있는 조립 라인 등을 추가로 확보하기 위해 진입을 시도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했다. 노조원들은 산발적으로 새총으로 볼트 등을 발사했지만 양쪽 사이에 큰 충돌은 없었다.
경찰 헬기는 종일 공장 상공을 저공비행하며 노조원들의 동태를 살폈고, 대대적인 진압 작전에 대비해 굴착기·지게차 등이 공장 주변에 계속 배치돼 있다.
지난 20일 경찰과 사측이 공장에 진입한 이후 지금까지 경찰 12명, 사측 직원 14명, 노조원 5명 등 모두 31명이 다쳤다. 한편 쌍용차 임직원들은 이날도 정상 출근해 생산 재개를 위한 작업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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