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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내부 권력 재편의 핵으로 주목받고 있는 이재오 전 의원이 자신의 트위터(http://twitter.com/JaeOhYi)에 최근 정치상황을 염두에 둔 듯한 짧은 글을 남겨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전 의원은 19일 늦은 저녁으로 추정되는 시각에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말문이 막혀 버린다"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19일 오전 10시께는 "따뜻함과 부드러움을 갖는다는 것은 언제나 좋은 것이다, 그것은 약하다는 것과 다른 것이다, 상당 내공을 필요로 한다"는 글도 남겼다.

 

이 전 의원이 '할 말이 너무 많아서 말문이 막혀 버린다'고 표현한 대목을 두고 미디어법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국회 상황을 염두에 두었다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미디어법 직권상정에 반대하고 나선 박근혜 전 대표를 겨냥한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한나라당 지도부가 직권상정을 통한 표결처리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박 전 대표가 19일 "본회의에서 반대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말한 것을 두고 이 전 의원이 보인 반응이라는 것.  

 

'MB 대리자' 이재오-'친박계 수장' 박근혜의 보이지 않는 싸움?

 

집권 2년차인 이명박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밀어붙이고 있는 법안이 미디어법이다. 이 법안의 처리 여부에 따라 이명박 정부의 국정운영 동력이 확보되느냐 상실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그만큼 '정권 차원'에서 절박한 현안이라는 얘기다. 

 

이 전 의원과 가까운 홍준표 의원도 19일 의원총회에서 "미디어법은 이명박 정부의 상징이 돼 있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통과돼야 한다"며 "못할 경우 국정실행 동력이 상실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박 전 대표가 미디어법 처리에 제동을 걸고 나선 점은 이 전 의원을 불편하게 했을 것이다. '말문이 막혀 버린다'는 표현은 그런 맥락으로 해석된다. 특히 그는 "이명박 정부의 성공을 위해 필요한 일을 하겠다"며 사실상 정계 복귀를 예고한 상황이라 이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듯한 박 전 대표의 태도가 더욱 불만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본격적인 당권 경쟁에 앞서 미디어법 처리 국면에서 'MB의 대리자' 이 전 의원과 '친박계'의 수장 박 전 대표가 보이지 않는 싸움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런 점에서 이 전 의원이 지난 12일 <조선일보>와 한 인터뷰에서 "박 전 대표와 서로 (승패를) 주고받은 것이 일대일이 됐다, 이제 '삼세판'이 남았다"고 말한 것도 의미심장하다. 

 

두 사람의 한판 겨루기는 오는 9월이나 내년 1월에 열릴 한나라당 전당대회를 통해 가려질 전망이다. 9월 전당대회론을 지지하고 있는 이 전 의원은 당권 도전을 통해 정계에 복귀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오는 23일 열리는 한나라당 서울시당위원장 경선은 두 사람 사이에 벌어질 겨루기의 예고편에 해당된다. 친박계와 중도파가 지지하는 권영세 의원과 친이계, 특히 친이재오계의 지원을 받고 있는 전여옥 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상태다. 

 

특히 권 의원은 지난 17일 출마선언에서 "이번 경선은 전여옥 의원과의 싸움이 아니라, 지난 18대 총선 공천과정을 난도질한 것으로 부족해 다시 지방선거 공천마저 전횡하려는 세력과의 싸움"이라고 이 전 의원을 겨냥한 바 있다.

 

본인들은 부인하고 있지만, 이 전 의원이 전 의원의 서울시당위원장 출마를 독려했다는 얘기가 당 안팎에서 파다하게 돌았다.  


태그:#이재오, #박근혜, #미디어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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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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