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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안고속도로 군산 나들목에서 빠져나와 우회전하면 산 정상에 둥근 축구공 모양의 탑이 세워진 오성산(227m)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더, 여기서 숲이 울창한 등산로를 따라 올라가면 주차장을 경계로 백제의 충절 오성인의 묘와 '오성산기상관측소'가 자리하고 있다.

 

비안개가 자욱했던 어제(16일) 오후 오성인의 묘를 참배하고 계단을 내려오는데 기상관측소를 개방 운영하고 있다는 안내문이 눈에 띄었다. 마침 장마철이기도 하고 기상관측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궁금하기에 잠시 둘러보기로 했다.

 

정문 입구 현수막에 적힌 '하늘을 친구처럼, 국민을 하늘처럼'이라는 글귀가 호기심을 더욱 자극했는데, 유리문을 열고 들어가니까, 관측소 직원 최병성(56)씨가 감시카메라를 통해 보았는지 문 앞까지 나와 친절하게 맞아주었다.

 

최씨를 따라 4층으로 올라가니까 기계 돌아가는 소리가 어찌나 요란한지, 큰 공장 보일러실에 들어온 것 같았다. 정전이 되지 않도록 해주는 '무정전 전원장치'(UPS)가 가장 먼저 눈에 띄었는데, UPS는 정전이나 입력에 문제가 발생했을 때 축전지에 저장해 두었던 전원소스를 이용하여 부하에 양질의 안전한 전원을 공급해주는 장치라고 했다. 

 

그 외에도 대기의 비, 눈 등에서 부딪혀 되돌아오는 약한 전파를 증폭하여 영상 신호로 표출할 수 있도록 변환시켜주는 수신기(RECEIVCR)와 비, 눈 등을 탐지하기 위해 높은 전자기적 에너지를 생성하여 대기로 방사하는 송신기(TRANSMITTER)가 굉음을 내며 작동하고 있었다. 

 

신문이나 TV 방송을 통해 접하는 기상정보는 각 지역 관측소에 설치된 레이더 장비가 24시간 쉬지 않고 영상으로 보여주는 기상 현황을 서울로 올려 보내면 예보관들이 그 자료를 분석하고 편집해서 방송사나 신문사에 보내는 과정을 거친다고 한다. 

 

기상 상황을 점검하는 기계를 보니까 며칠 사이에 중·남부 지역에서 폭우로 피해가 컸다는 언론 보도가 떠올랐는데,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던 몇 가지를 물어보았다.

 

- 국지성 폭우로 피해가 심각한데요. 옛날에는 볼 수 없던 기상이변 현상이 자주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한 동네에 라디오가 한두 개 있던 옛날에는, 먹고 살기도 바빠 사람들이 기상예보에 관심을 두지 않아서 그렇지, 그때도 해마다 여름이면 국지성 폭우 때문에 골치를 앓았어요. 물론 기상 변화의 영향도 있겠지만."

 

- 그러나 옛날에는 금방 그치는 '소나기'였잖아요.

"옛날에도 소나기가 한 번 지나가면 온 동네가 물바다가 되어 바가지로 물을 퍼내느라 정신없었고, 밥도 못 해먹는 집이 많았습니다. 그게 곧 폭우 피해지요. 그런데 '소나기'가 '게릴라성 폭우'로 변하더니 언제부터인지 '국지성 폭우'로 바뀌었더군요. 이름만 바뀌었지 피해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가요. 기상예보가 맞지 않는다고 불평하는 분들이 많은 것 같은데요.

"어려운 얘기인데요. 관측소에서 뭉쳐 있던 비구름이 언제 흩어지는 것까지 밝혀낼 수는 없거든요. 그래도 예보 정확도가 85% 정도 되는데요. 나머지 15% 때문에 속상했던 분들의 항의로 알고, 더욱 정확한 기상정보를 국민에게 전달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 비가 많이 내려도 걱정, 적게 내려도 걱정인데요.

"자연현상은 모두 우리에게 유익하다고 생각해요. 생명이나 다름없는 물을 공급해주는 비도 주로 여름철에 내리는데, 여름에 가물면 이듬해에 고생합니다. 그래서 집중 호우도 잘 관리하면 생명수가 되니까, 피해를 최소한으로 줄이고 자원을 지혜롭게 활용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기상관측 레이더가 둥근 이유

 

 

관측소 건물 꼭대기에 설치된 축구공 모양의 레이더(지름 8,5m)가 24시간 쉬지 않고 시계방향으로 돌면서 반경 300km 이내 기상 상황을 컴퓨터 영상으로 보내주고 있어 1분 1초도 눈을 돌릴 수가 없다고 한다. 특히 장마철인 요즘에는 직원 전체가 비상근무 체제에 들어갔다고 한다.  

 

레이더가 둥근 축구공처럼 둥근 모형 안에 들어 있는 이유는 강풍에 잘 견디도록 하려는 조처라고 한다. 모양이 둥글면 강한 바람도 어느 정도 피해갈 수 있지만, 네모 모양이면 정면으로 부딪쳐야 하기 때문이라고.

 

직원 9명이 24시간 교대로 근무하는 오성산 관측소는 우리나라 서부지역과 서해 및 남해 상의 기상을 조기에 탐지하여 위험기상으로부터 기상 재해를 예방하고자 1992년부터 레이더 관측을 시작했으며 노후레이더 교체보강 사업계획에 따라 2007년도에 최첨단의 기상 레이더를 도입하여 운영하고 있다.

 

기상 레이더는 강수입자에 전파를 쏘아 되돌아오는 반사파 신호를 분석하여 강수 구역과 세기, 이동 속도와 방향 등을 파악할 수 있는 장비로 레이더 관측 자료는 집중 호우, 태풍 등 기상실황 감시와 예보 등에 활용된다고 한다.

 

관광객과 시민을 위해 개방 운영

 

전북 군산시 성산면 성덕리 오성산 정상에 있는 '오성산기상관측소'는 관광객은 물론 시민과 학생들이 기상과학을 쉽게 이해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그날의 기상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기상 레이더 관측소를 개방 운영하고 있다.

 

 

기상관측소 2층에는 관측소 업무 소개, 기상현상 사진, 홍보 동영상, 기상업무 홍보 자료 등을 비치하고 관람객의 기상과학 이해도를 높이도록 하였고, 4층에는 레이더 장비를 외부에서 볼 수 있는 공간과 금강하구언 및 군산시 전경을 내려다볼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고 있다.

 

오성산 관측소 황창연 소장은 한층 높아진 삶의 질과 함께 날씨도 우리 생활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면서 기상청 조직은 서울에 본청이 있고 지방에는 지방기상청, 그 아래에 기상대가 있는데 기상대는 주로 민원을 관측소는 날씨 관측이 주 업무라고 말했다.

 

황 소장은 오성산 기상관측소는 국내 각 지역에 설치된 다섯 개 기상 레이더 관측소 가운데 하나라며 주중에는 10시-17시, 주말과 휴일에는 10시-15시까지, 개방하고 있으며 방문객의 편의를 위해 쉼터(정수기 비치)를 마련하고, 간단한 비상약품도 갖춰놓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방문객이 접할 수 있는 시설은 '기상 레이더', '기상 사진', '기상업무', '동영상 및 그날의 날씨 상황'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시설을 지속적으로 보강 중이니 기상관련 궁금증이나 기상과학에 관심 있는 시민과 학생들의 많은 이용을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신문고뉴스(http://www.shinmoongo.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국지성폭우, #생명수, #기살레이더, #오성산기상관측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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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8월부터 '후광김대중 마을'(다움카페)을 운영해오고 있습니다. 정치와 언론, 예술에 관심이 많으며 올리는 글이 따뜻한 사회가 조성되는 데 미력이나마 힘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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