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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14일 당 소속 법사위 의원들과 함께 기자간담회를 갖고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자질, 도덕성, 개혁의지 모두 기준에 미달하는 부적격자로 판단, 대통령에게 내정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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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인사청문회를 마친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거대한 후폭풍을 맞고 있다. 14일 야당과 시민사회는 천 후보자의 자진 사퇴와 이명박 대통령의 검찰총장 지명 철회를 한목소리로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당은 천 후보자의 주민등록법 위반(위장전입)과 특정 사업가와의 유착 의혹(포괄적 뇌물 수수)에 대한 검찰 수사를 요구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민주당은 당내에 '천성관 의혹 TF'를 만들 예정이다.

'천성관 의혹 TF'는 이미 드러난 고급아파트, 고급 승용차 의혹 외에도 천 후보자의 후원자(스폰서) 존재 여부, 아들 병역비리 의혹, 천 후보자 동생 성훈씨 관련 기업의 검찰 수사 무마 의혹 등 새로 폭로된 내용을 파헤칠 것으로 보인다. 

플래카드 내건 민주당 "천성관, 구속 수사하라"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간담회를 열고 "청와대는 천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그는 "검증 결과 천 후보자 자질과 도덕성, 검찰개혁 의지가 수준이하였다"고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

이강래 원내대표도 오전 원내대책회의를 통해 "천 후보자는 인사검증을 받아야 할 사람이 아니라 검찰조사를 받아야 할 사람"이라고 몰아붙였다. 이 원내대표는 또 "총체적 의혹을 보이는 28억대 아파트 자금 출처 부분은 포괄적 뇌물죄에 해당되는 것 아니냐"며 "이에 대해 당 차원에서 따로 고발대상이 되는지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후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도 천 후보자를 비난하고 처벌을 요구하는 야당 의원들의 목소리가 이어졌다. 민주당은 의원총회장에 '드러난 비리 검찰, 천성관 구속 수사하라'는 대형 펼침막까지 내걸었다.

법사위 간사인 이춘석 의원은 "백용호(국세청장) 후보자가 100가지 의혹이 있다면, 천성관 후보자는 1000가지 의혹이 있더라"고 인사청문회를 평가했다.

박영선 의원도 "아파트 구입 대금 28억원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했다"던 천 후보자의 해명을 소개하며 "사과상자 20박스 분량의 현금을 어떻게 주고 받았다는지 모르겠다"면서 "천 후보자는 앞으로 '천 캐쉬(cash)'로 불러야 한다"고 꼬집었다.

박 의원은 또 "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 동생이 등기이사로 돼 있는 우리담배 회사의 우회상장 의혹과 검찰 수사 무마, 장남 병역비리 의혹 등을 제대로 다루지 못했다"며 "당내에 TF를 구성해 제대로 다뤄야 한다"고 당지도부에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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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가 13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대검 관계자들과 답변자료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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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청문회에서 천 후보자의 위장전입과 채권자 박경재씨와의 유착 의혹을 새롭게 제기한 박지원 의원은 "세운6지구 부회장인 박씨로부터 15억5000만원을 빌린 것은 포괄적 뇌물죄"라며 "검사가 이런 것을 받고도 아무런 탈이 없다면 국민들이 억울해서 살 수 있겠느냐"고 또 다시 지적했다.

박 의원은 당 차원의 강력한 대응을 주문하기도 했다. 그는 "쇠도 달궜을 때 내리치는게 대장장이의 지혜"라며 "(대정부) 강공 투쟁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용섭 의원 역시 "당 차원에서 확실히 천 후보자를 검찰에 수사 의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혹투성이 후보자를 내세운 청와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박주선 의원은 이명박 대통령을 정면 겨냥했다. 그는 "청와대 인사검증 라인이 문제가 있다면 혹독한 문책을 해야 한다"면서도 "만일 대통령이 특정 인물의 청탁을 받아 내정한 것이라면 헌법 위반으로 대국민 사과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적쇄신 실패-검찰조직 동요' 우려... MB, 천 후보자 임명 밀어붙일 듯

청와대와 여당은 예상치 못한 폭발을 일으킨 '천성관 의혹'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이날 오전 한나라당 주요당직자회의에서는 "도대체 청와대 민정라인은 제대로 스크린이나 한 것이냐"는 불만이 터져나왔다고 한다.

당황하기는 천 후보자도 마찬가지다. 발탁 인사로 검찰총수 자리를 눈 앞에 둔 천 후보자는 수많은 의혹으로 졸지에 '고발 대상'이 되고 말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청와대가 천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대통령이 인적쇄신으로 내놓은 첫 작품이 백용호-천성관 발탁인사이기 때문이다. 천 후보자의 지명을 철회할 경우, 이 대통령은 '인사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된다.

검찰 조직의 동요도 문제다. 청와대가 천 후보자를 지명한 이후 권재진 서울고검장과 김준규 대전고검장, 신상규 광주고검장, 문성우 대검 차장 등 8명의 선배, 동기들이 용퇴하거나 사퇴의사를 밝혔다. 사실상 검찰 수뇌부 전원이 벌써 조직을 떠난 셈이다.

이런 가운데 여론에 밀려 천 후보자까지 낙마하게 된다면 검찰은 그야말로 만신창이가 될 게 뻔한 일이다. 이날 청와대 핵심관계자가 "천 후보자에게 큰 결격사유가 없다"며 사실상 지명 철회할 뜻이 없음을 밝힌 것도 이런 복합적 요인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돌아온 증인' 박경재, 귀국 후 숨어... 법사위, 고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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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당 정세균 대표가 14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천성관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해 "자질, 도덕성, 개혁의지 모두 기준에 미달하는 부적격자로 판단, 대통령에게 내정 철회를 요구한다"고 밝힌 뒤 유선호 법사위원장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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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13일 인사청문회 증인으로 불출석했던 천 후보자의 지인 박경재씨가 국회의 동행명령장이 발부된 같은 날 오후 4시께 일본에서 귀국한 것으로 알려져 또 한번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국회 법사위는 당일 저녁 박씨의 자택과 직장에 동행명령장 집행을 위해 찾아갔지만 소재를 찾을 수 없었다. 귀국한 박씨가 또 몸을 숨겼다는 의혹을 사기에 충분하다.

유선호 법사위원장은 인사청문회를 통해 박씨를 국회에서의증언및감정에관한법률 위반으로 고발할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 위원장은 14일 오전 민주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박씨는 법사위의 정당한 증인소환요청서 수령을 기피하고, 아무런 사유 없이 청문회에 불출석해 국회를 무시했다"며 "박씨의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고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