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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7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 제안 설명을 하면서 "경기도의 공교육 개혁과 교육복지 구현을 위한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삭감된 예산의 부활을 요청하고 있다.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이 7일 오후 경기도의회에서 열린 경기도의회 정례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 제안 설명을 하면서 "경기도의 공교육 개혁과 교육복지 구현을 위한 사업이 차질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도와 달라"며 삭감된 예산의 부활을 요청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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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조건적인 무상급식에 집착한다면 이것은 포퓰리즘입니다. 중산층에게 환심을 사서 선거에서 표나 얻으려는 포퓰리즘!"

경기도의회 이천우 의원(안양2)은 단호하게 말했다. 초등학교 전체 무상급식을 공약으로 내걸고 당선된 김상곤 경기도교육감에 대한 일종의 '경고'였다. 그리고 무상급식 예산을 50% 삭감한 경기도교육위원회에 대한 지지였다.

이 의원의 5분 발언이 끝나자 경기도의회 본회의장에서는 이런 외침이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완벽한 분석이야!"
"잘했어!"
"말 시원하게 잘하네!"

경기도의회가 7일 오후 2시 개원했다. 이번 도의회는 삭감된 초등학교 무상급식 예산 등을 다시 심사한다. 그러나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본회의 5분 발언을 통해 김 교육감의 정책을 집중적으로 공략했다. 그러면서 도교육위원회의 예산 삭감을 우회적으로 지지했다.

"중산층에게 환심 사 선거에서 표나 많이 얻으려는 포퓰리즘"

도교육위원회가 초등학생 무상급식 예산 삭감 등 김 교육감 핵심 정책을 '저격'한 날은 지난달 23일. 이후 도교육위원회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일주일도 안 돼 기자회견을 열어 "민심을 읽지 못했다"고 국민에게 사과했다.  

하지만 경기도의회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은 대국민 사과까지 한 교육위원들을 두둔하고 나섰다. 시민들에게 뺨 맞은 교육위원들이 한나라당에 따뜻한 위로를 받은 셈이다.  

우선 이천우 의원은 "농어촌, 산간벽지의 400개 학교 15만3520명 전원에게 무조건적으로 급식비를 지원해 주는 것이 합리적인 예산집행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이 의원은 "한정된 재원을 운영하면서 빈부격차 구별 없이 농어촌이나 300명 이하 소규모 학교에 다닌다는 이유만으로 모든 아이들에게 급식비를 지원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상기 400개 학교 중 146개교에서 자가용으로 통학하는 아이들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의원은 이렇게 물었다.

"지역과 학교 규모만으로 (기준을 삼아) 자가용 타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에게까지 무상급식을 해야 합니까?"

또 이 의원은 "경기도에서 유치원 취원 대상아 37만2647명 중 28%인 10만7338명이 수업료 부담 때문에 유치원에 들어가지 못했고, 고교 수업료 미납 학생은 2009년 현재 8579명으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도교육청의 추경예산에는 저소득층 학비지원예산은 단 한 푼도 증액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의원은 "과연 어떤 정책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고민해 봐야 한다"며 "농어촌에 살면서 자가용을 타고 다니는 아이들에게까지 무상급식을 해야 하는지 가슴에 손을 얹고 곰곰이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이 의원은 "계속해서 무상급식에 집착하는 것은 중산층에게 환심을 사 선거에서 표나 많이 얻으려는 어설픈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며 "(이를 계속 추진하면) 김상곤 교육감은 경기도교육청을 제2의 아르헨티나 정부로 만드는 불명예를 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상곤 교육감 "대승적 관점에서 예산을 심의해 달라"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을 설명하고있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경기도의회 본회의에서 추경예산안을 설명하고있는 김상곤 경기도교육감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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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의원에 앞서 5분 발언에 나선 임영신 의원(한나라당·안양3) 역시 "김 교육감의 검증되지 않은 교육관을 학교에 강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김상곤표 정책'을 집중 공격했다.

임 의원은 "무상급식과 급식 시설 등 김상곤 교육감의 선거공약으로 경기교육의 재정 파탄이 우려된다"며 "이런 연유에서 도교육위원회가 예산을 삭감한 것은 교육전문가다운 혜안이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또 임 의원은 "2009년 2학기에 교장 내부형공모제를 확대하는 것은 지나쳐도 너무 지나치다"며 김 교육감의 혁신학교 정책을 비난했다.

임 의원은 "혁신학교에 굳이 내부형 교장공모제를 연계하여 진행하려는 의도가 의심스럽다"며 "이는 전교조 교사를 초고속 승진시켜 교장을 만들고 김 교육감은 1년도 채 남지 않은 선거를 대비해 경기교육을 볼모로 잡은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민주당 소속 고영인 의원(안산6)은 "새로운 시도를 원천 봉쇄해서는 안 된다"며 삭감된 예산을 복구해 줄 것을 도의회 의원들에게 요청했다.

고 의원은 "공교육을 살리자는데 '진보 보수'니 '1년 2개월짜리'니 이런 걸 왜 따져야 하느냐, 중요한 것은 진정성이다"며 "정치적 의도를 갖고 대안도 없이 발목이나 잡는 그런 부끄러운 짓은 하지 말라야 한다, 혁신학교와 무상급식 예산을 원상 복구시켜 달라"고 주장했다.

김 교육감도 이날 추경예산 제안설명을 통해 "주민들의 뜻을 받들어 설정한 교육정책이 원활하게 추진되기 위해서는 도의원들의 이해와 협조가 절실하다"며 "경기교육이 공교육 개혁과 교육복지 구현을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대승적 관점에서 예산을 심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김 교육감의 발언에 한나라당이 절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경기도의회 의원들은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한나라당 의원 "김진춘 전 교육감, 김문수 지사 정책 확대 실시하라!"

반면 한나라당 도의원들은 김진춘 전 경기교육감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도입한 정책은 적극 옹호했다.

임영신 의원은 "김 전 교육감이 실시한 자율학교는 어떻게 운영할 것인가, 자율학교를 보완 개선방안부터 검토하는 게 필요하다"고 김상곤 교육감에게 제안했다.

이천우 의원 역시 "김문수 지사께서 안양 초등학생 유괴 살인 사건 같은 걸 방지하고자 '꿈나무 안심학교'를 추진해 저녁 9시까지 가르치고, 밥도 해주고, 잠도 재워주면서 돌보아 주고 있다"면서 "이러한 제도는 (경기도 내) 1110개 모든 초등학교에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경기도의회 윤화섭 민주당 대표 의원은 "한나라당 의원들이 교육문제를 너무 정파적으로 판단하고 있어 대화가 잘 통하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경기도의회 교육상임위원회는 9일부터 도교육청의 추경예산안을 심사한다.


태그:#무상급식, #김상곤, #경기도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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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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