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침대하면 유명 브랜드의 '침대는 과학입니다'라는 광고카피가 떠오른다. 광고카피가 얼마나 유명세를 탔으면 '침대는 (가구)입니다'를 묻는 초등학교 시험 문항에 학생들이 가구 대신 과학을 적었다는 일화가 한 때 인터넷에 퍼지기도 했다. 그만큼 침대에 기술이 들어가 있다는 얘기다.

중소기업이 만드는 침대는 가구일까 과학일까?

회사를 창업 하기 전 트럭장사로 침대와 인연을 맺은 최신식 사장은 이제 공장을 짓고 이 분야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꾼다. 17년 침대만을 고집해온 그의 뚝심이 과연 메이저리그로 이어질 수 있을까?
▲ 대명크렌시아 회사를 창업 하기 전 트럭장사로 침대와 인연을 맺은 최신식 사장은 이제 공장을 짓고 이 분야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꾼다. 17년 침대만을 고집해온 그의 뚝심이 과연 메이저리그로 이어질 수 있을까?
ⓒ 김갑봉

관련사진보기

17년 침대 외길을 고집하는 대명크렌시아 최신식(45) 사장은 중소기업이 만드는 침대도 유명 브랜드에 비해 결코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한다.

침대는 크게 매트릭스와 침대 틀로 구성된다. 매트릭스는 스프링과 여러 섬유원단으로 만들어진다. 매트릭스가 만들어진 후 가구와 결합하면 어엿한 침대가 되는데, 대명크렌시아는 침대의 생명이라고 할 수 있는 매트릭스를 전문으로 하고 있다.

최 사장은 "처음 누비(두 겹의 천 사이에 솜을 넣고 줄이 죽죽 지게 박는 바느질)공정을 거친다. 이 누비공정에 좋은 원단을 쓰고, 바느질을 촘촘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 다음이 스프링 제작이다. 요즘에는 고분자기술이 발달해 스프링 대신 스펀지 형태의 섬유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관건은 역시 스프링에 달렸다. 스프링을 제작한 뒤 이를 봉합해 가구와 조립하면 침대가 탄생하는데 스프링 제작 기술은 중소기업도 뒤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침대가 많이 보급되긴 했지만 한국 사람들은 온돌문화에 익숙하다. 그래서 황토침대라든가, 돌침대 등이 인기를 누리지 않았나? 침대 매트릭스도 마찬가지다. 조금 딱딱한 매트릭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고, 푹신한 걸 좋아하는 사람도 있어 그에 맞춰 생산하고 있다. 저마다 취향과 색상, 시장 가격 등을 고려했을 때 대명크렌시아가 생산하는 침대 종류만 해도 500여 개에 달한다"고 말했다.

트럭장사 최씨, 공장 짓고 이젠 '메이저리그'를 꿈꾼다

스물여덟에 처음 침대를 접한 최 사장은 이제 번듯한 제조공장을 운영하는 중소기업 사장이 됐다. 다른 가구는 몰라도 침대만큼은 자신 있단다.

그는 "공장에서 침대를 떼와 서울 곳곳에 있는 가구매장에 납품하는 일을 시작했다. 이미 다른 브랜드 물건을 취급하고 있는 터라 진입이 쉽지 않았다. 방법이 있나? 꾸준히 방문하고 계속 두드리는 수밖에…. 그렇게 하다 보니 거래처가 늘기 시작했고 나중에 창고를 하나 얻었다"며 "트럭으로 하던 장사가 창고라는 물류기지(?)를 얻게 되니 더욱 활기를 띄게 됐다"고 말했다.

최 사장은 그렇게 트럭으로 침대 유통업을 시작해 2004년 공장을 지었다. 이어, 2008년 5월 '대명크렌시아'라는 브랜드의 침대를 시중에 내놓기에 이른다. 아직까지 그는 이른바 '마이너리거'다. 시장 자체도 유명 브랜드가 각축을 벌이는 메어저리그가 아닌 마이너리그에 속한다.

마이너리그에 속해있는 그는 늘 메이저리그 진출을 꿈꾼다. 그러기에 우선 마이너리그에서 제품의 우수성을 인정받고, 시장 저변을 확대한 뒤 이를 토대로 진출하는 꿈을 키우고 있다. 그래서 대명크렌시아는 새롭게 부각된 온라인시장을 기회로 삼고 있다.

최 사장의 이력에서 알 수 있듯이 그는 전형적인 오프라인 비즈니스맨이다. 회사 매출도 아직까진 90%가 오프라인 매장에서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인터넷은 거대 홍보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자사의 능력을 맘껏 펼칠 수 있는 곳이다. 중소기업이 유명 브랜드처럼 전방위적인 홍보마케팅을 펼치기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최 사장은 최근 온라인 마케팅 분야를 강화할 계획이다.

그는 "침대가 많이 보급됐다. 냉장고는 집에 하나지만 침대는 방마다 있으니 오히려 침대시장이 더 넓은 것 아닌가? 유명 브랜드와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자신한다. 아직 브랜드가 유명하지 않아 매출이 적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자신 있다. 유명 브랜드의 반값이면 같은 품질의 우리 제품을 구할 수 있다. 시장 자체가 달라 마이너리그에 속하지만 난 오늘도 메이저리그를 꿈꾸며 내 침대에 숨을 불어 넣어 만든다. 지켜봐 달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중소기업, #대명크렌시아, #인천경제, #침대, #최신식 사장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