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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씻김굿
 진도씻김굿
ⓒ 임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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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씻김굿'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장례에도 함께했다. 진도씻김굿은 춤과 노래로 신에게 빌며 망자의 원한을 풀어주고 극락왕생을 빌어주는 무속의식이다.

1979년 세계민속음악제에서 금상을 수상한 진도씻김굿은 상복차림의 망자 후손이 망자와 접하게 하는 게 특징이다. 지난 27일, 진도토요민속여행에서 진도씻김굿, 만가 등을 접할 수 있었다.

진도씻김굿은 피리, 대금, 해금, 북, 장구, 꽹과리, 아쟁 등이 굿판을 이끈다. 이 연주에 맞춰 무당이 신을 불러내며 안당, 초가망석, 쳐올리기, 손님굿, 제석굿, 고풀이, 영돈말이, 씻김(이슬털기), 길닦음, 종천 등으로 진행된다.

죽음을 예술로 승화한 볼거리 '씻김굿'과 '만가'

진도씻김굿 중 고풀이 장면.
 진도씻김굿 중 고풀이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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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씻김굿 중 씻김 장면.
 진도씻김굿 중 씻김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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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사람의 명과 복을 기원하는 제석굿, 이승에서 풀지 못한 채 저승으로 간 한과 원한을 의미하는 '고'를 묶어 놓았다가 하나하나 막혀 있는 '고'를 풀어 영혼을 달래는 고풀이, 시신을 뜻하는 '영돈'을 마는 영돈말이 등이 눈에 띄었다.

이는 죽음을 예술로 승화한 볼거리였기 때문이었다. 만가 또한 관심거리였다. 사람이 죽었을 때 상여를 메고 가며 부르는 상여소리인 진도 만가는 다른 지역과는 차이가 뚜렷했다.

보통 남자 상두꾼이 되어 요령과 북을 치며 만가를 부르는 데 반해, 진도는 여자도 상두꾼으로 참여했다. 왜냐하면 고려시대 대몽 항쟁과 조선시대 임진왜란을 거치면서 진도 남자들이 거의 죽임을 당했기 때문이었다.

진도 만가는 여자들도 상두꾼이 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진도 만가는 여자들도 상두꾼이 될 수 있는 게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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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죽음"

공연 후 만난 진도 하태홍(72)씨는 "옛날에 부잣집에서 초상이 나면 동네 아이들까지 동원해 만장을 들 정도로 엄청 길었다"면서 "가난했던 시절에는 부잣집 초상 날은 동네 잔치였다"고 회고했다.

하씨는 또 "옛날에 부잣집 노인이 '빨리 죽어야지' 하면 속도 모르고 옆에서 '빨리 죽으시오'하고 말을 건넸는데 이는 철없는 소리였다"며 "괴로울 때 죽고 싶어도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게 죽음이라 미워도 죽어라는 소릴 하면 안된다"고 풀어냈다.

부산에서 온 최해주(61)씨는 "평상시 접하지 못한 장례문화를 보니 새삼스럽다"며 "부산과는 약간 차이가 있어 색달랐으나 어릴 적 보았던 향수에 젖게 한다"는 소감을 밝혔다.

공연은 관객들과 어울림으로 끝이났다.
 공연은 관객들과 어울림으로 끝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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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도 만가 중 노제 장면.
 진도 만가 중 노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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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노무현 49재 진정한 씻김굿 되길…

진도 민속여행에서는 이밖에도 진도아리랑, 베틀노래, 판소리, 진도북놀이, 남도민요, 강강술래 등 남도 전통문화를 접할 수 있다.

진도씻김굿과 만가를 보니 떠오르는 사람이 있었다. 권력을 국민에게 되돌려 줬던 '바보' 노무현이었다. 그의 영정 앞에서 국민들은 "지켜주지 못해 죄송합니다!"며 사죄하며 "저승에서 행복"을 빌기도 했다.

오는 10일, '바보' 노무현의 49재가 열린다. 알다시피 49재는 죽은 영혼이 중천에 머물다 이승을 작별하고 저승으로 가는 날이다. '바보' 노무현의 49재가 그의 원혼을 달래는 진정한 씻김굿이 되길 바란다.

노제 중 사자의 한을 풀어내기도 했다.
 노제 중 사자의 한을 풀어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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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진도씻김굿, #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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