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CJ마구마구 프로야구에서 3위를 달리며 선두권 추격에 나선 KIA타이거즈는 팀 타율 0.254로 전체 꼴찌지만 팀 평균자책은 3.68로 선두 SK에 이어 2위에 올라 있다. 팀타율 꼴찌에도 불구하고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KIA타이거즈는 올해 막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선두SK와 2위 두산을 위협하며 선두권 진입에 혈안이 되어있다.

이와는 반대로 팀 타율은 0.274로 전체 5위지만 팀 홈런 100개로 전체 1위에 올라있는 한화이글스는 공격력만 놓고 보면 1위 SK와 비교해도 호락호락한 성적은 아니다. 하지만 팀 평균자책이 5.71로 전체 꼴찌에 머무르며 팀 성적도 바닥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9연패로 팀 창단 후 최다연패의 수렁에 빠진 한화 이글스의 구세주는 없을까?

한화마운드의 전성시대 정-진-목과 '대성불패'


류현진 선수 최근 연패에 빠진 한화이글스의 유일한 희망은 1선발 류현진이지만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면 팀 타선은 침묵을 지킨다.

▲ 류현진 선수 최근 연패에 빠진 한화이글스의 유일한 희망은 1선발 류현진이지만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르면 팀 타선은 침묵을 지킨다. ⓒ 한화이글스

한화이글스는 전신인 빙그레 시절을 포함하여 세기말인 1999년 지금으로부터 딱 10년 전에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한화는 92년 이후 7년 만에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는데 상대는 공교롭게도 92년 패배를 안겼던 롯데였다.

당대 최강의 원투펀치로 불렸던 정민철과 송진우가 3승을 거두었고 철벽마무리 구대성이 1승 1패 3세이브를 올리며 7년전 패배를 안겼던 롯데에 설욕했다.

99년 한국시리즈를 재패했던 한화는 패넌트트레이스에서 팀타율 0.283로 전체3위 팀 평균자책은 4.88로 전체 4위를 기록했지만 정민철-송진우-이상목으로 이어지는 확실한 선발 3인방과 '대성불패' 구대성이 철벽마무리로 버티고 있었다.

당시 팀내 1선발이었던 정민철이 18승(평균자책 3.75), 2선발 송진우가 15승(평균자책 4.00), 3선발 이상목이 14승(평균자책 4.29)을 기록하며 한화가 거두었던 72승 중 47승을 거두며 약 2/3를 책임졌고 마무리 구대성은 8승 26세이브를 올리며 팀 승리의 절반을 책임졌다.

확실한 선발투수 2명만 있어도 선발진 운영에 숨통이 트인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당시 확실한 선발투수 3명과 철벽 마무리를 보유했던 한화로서는 99년이 역대 최고의 해였을지 모른다.

2009년 한화 마운드에는 99년 우승주역이었던 4명중 FA선언 후 둥지를 옮긴 이상목(삼성)을 제외한 3명은 자리를 지키고 있지만 지난 세월 한화 마운드의 선발과 마무리를 책임지며 한국프로야구를 호령했던 송진우와 구대성은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어 사실상 예전의 구위를 회복하기는 힘들다.

또한 99년 우승 당시 제1선발의 중책을 맡았던 정민철도 올해 선발로 8경기에 출전했지만 승수 없이 6패에 평균자책은 9.87로 부진하다. 최근 5경기의 평균자책은 11.72를 기록하고 있고 여기에 5월 24일 엘지전을 제외하면 4경기에서의 평균자책은 무려 17점대에 이른다.

2004년 한화에 둥지를 튼 문동환도 4년간 35승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적을 올렸지만 올해는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회복하지 못해 현재까지도 1군 무대에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2009년 한화의 추락 원인은 주포 김태균의 부상과 이범호-김태완의 잔부상이 이유가 될 수도 있지만 마운드 붕괴가 가장 큰 요인이다. 1선발 류현진을 시작으로 유원상-안영명-김혁민-정민철로 선발진을 꾸리고 있지만 믿을 만한 선발투수는 1선발 류현진과 프로 6년차 안영명뿐이다.

1선발 류현진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류현진이 마운드에 오른날 한화의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물에 젖은 듯 점화를 하지 못한다. 물론 팀의 1선발인 탓에 상대 운드에도 1, 2선발이 오른다고는 하지만 평소 5점은 뽑아줬던 방망이가 힘을 쓰지 못한다.

팀의 1선발은 연승 분위기에서는 그 분위기를 확실히 이어주고 팀이 연패의 늪에 빠지면 연패의 사슬을 끊어주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팀의 1선발을 에이스라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팀의 1선발이 마운드에 올랐음에도 팀을 연패의 늪에서 구해내지 못한다면 2선발, 3선발 투수들에 비해 팀에 미치는 파급효과는 더욱 크다.

한화의 유일한 우승인 99년을 회상한다면 많은 이들은 80-90년대 한국야구를 호령했던 해태 타이거즈와 비교할 것이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타선과 10승 투수가 서너 명은 나왔던 해태 마운드, 그리고 선동열이라는 최고의 마무리와 견줘도 손색없었던 99년 한화이글스.

하지만 10년 전의 일이고 우승에 대한 추억일 뿐이다. 현재는 연패에서 벗어나는 것이 가장 큰 목표이고 나아가 7위 엘지와 승차를 줄이고 전반기가 끝나기 전까지 4강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해야 한다. 국민감독으로 2009년 초반 대한민국에 큰 감동을 줬던 김인식 감독의 모습에 하루빨리 웃는 모습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한화이글스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