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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산... 정상...높은 바위에 올라앉아 망중한...
▲ 마니산... 정상...높은 바위에 올라앉아 망중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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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 가는 길

전날 밤, 총신대학교 신학대학원내 기도실에서 자고 일어나 새벽예배에 참석하고 나서 생활관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신대원을 나와서 순교기념관에 잠시 들른 다음 강화도로 향했다. 양지IC(8:43)를 벗어나 서울, 원주 갈림길에서 서울 방향으로 간다. 날은 잔뜩 흐리다.

인천, 안산, 서울 외곽도로 갈림길에서 서울외곽고속도로로 간다. 서서울 톨게이트에서 일산방향으로 나와 강화도로 나가는 길이 나온다. 600m에서 갈림길 왼쪽, 시흥IC에서 직진, 20Km지난다. 그즈음에서 김포톨게이트가 나온다고 했다.

서울외곽도로... 희뿌연한 하늘아래 차량들은 넘쳐나고 찾아가는 길도 멀기도 하여라. 일산방향으로 계속 가다가 다리건너 김포에 진입한다. 김포 톨게이트를 지날 즈음 9시 45분이다. 김포 강화 쪽으로 계속 간다. 무엇하러 이렇게 먼 곳까지 온 것일까.

강화도 마니산... 빛과 그늘...숲길 걸으며...
▲ 강화도 마니산... 빛과 그늘...숲길 걸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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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도는 인천광역시 강화군에서 가장 큰 섬으로 최고점은 마니산(468m)이다. 2004년 기준으로 인구는 약 6만 5696명, 삼국시대부터 중요한 군사적 요충지였으며 고구려의 영토에 속하였던 400년경에도 혈구, 갑비고차 라고 하였고, 신라에 귀속된 뒤에는 해구군, 혈구진 등으로 개칭되었다 한다.

939년 강화현, 1892년 강화군으로 개칭되었고 1915년 교동면과 통합되었다 한다. 1973년 강화면에서 읍으로 승격되었고, 1995년 경기도에서 인천광역시로 통합되었다. 고려시대 몽골항쟁의 근거지였으며 조선시대에 병인양요, 신미양요의 격전지이기도 했다.

보물 제10호인 강화 하점면 오층석탑을 비롯해 수십 점이 넘는 국가지정문화재와 지방지정 문화재들이 즐비한 곳이기도 하다. 통진읍내를 지나고 강화도로 진입한다. 새로 생긴 초지대교를 건넌다. 어느새 오전 10시 26분이다. 날은 계속 흐리다.

언제였던가, 이곳에 와 본 것은. 딸과 함께 왔었던 것이 대충 헤아려보니 10년도 훨씬 더 넘은 것 같다. 깜짝이야, 그동안 그토록 많은 세월이 흘렀단 말인가. 세월의 무상함이여! 그때도 안개 낀 날씨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초지대교를 건넌다. 10시 30분이다.

초지대교를 건너 오른쪽 방향, 마니산으로 간다. 초지관광안내소에 들렀다 나와서 마니산으로 가는 길이다. 강화도... 돌아볼 곳도 많겠지만 이럴 때 남편은 마니산부터 먼저 챙긴다. 여기까지 찾아오는 길은 도로가 복잡하고 삭막했지만 막상 강화도에 들어서니 전원풍경이 펼쳐져 멋지다.

마니산 가는 길...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다...
▲ 마니산 가는 길... 강화도 마니산 정상에서 내려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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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닦여진 도로와 초록빛 수목들... 가로수들 잎이 무성하고 논밭 풍경 정겹다. 드디어 마니산 광장 앞에 도착한다. 오전 11시다. 많은 관광객들과 산행차림의 사람들, 차량들로 붐비고 있다. 풀밭에 자리 깔고 앉아 점심도시락을 먹고 산행을 시작한다. 날은 흐리지만 아무렴 어떠랴.

강화도에 내가 있으니...지도상으로 내가 사는 곳과 이곳은 대각선으로 끝에서 끝이다. 여기까지 왔네...나 여기 있다...살면서 가끔은 이렇게 전혀 모르는 낯선 장소에 있을 때가 있다. 수많은 시간들이 지나고, 이쯤에서야 서 있는 자리가 있다. 이쯤에서야 비로소 당도한 자리가 있다. 이쯤에서야 비로소 덤덤하게 또한 서 있을 수 있는 마음이 있다.

강화도 마니산(468m)등반

마니산 가는 길... 생각보다 멀고 꽤 힘든 등산 길...조망바위에 올라 ...
▲ 마니산 가는 길... 생각보다 멀고 꽤 힘든 등산 길...조망바위에 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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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표소(12:25)에서 입장료(1인당 1,500원)를 내고 숲길로 들어선다. 등산로는 계단로와 단군로가 있다. 우린 단군로를 들어선다. 12시 35분이다. 계속되는 등산로엔 사람들도 많고 등산로는 잘 만들어져 있어 사람들의 발길이 잦은 곳임을 실감한다. 내일은 비가 온다고 했던가.

후덥지근한 날씨라 온 몸에 끈끈하게 땀이 밴다. 얼마쯤 올라가니 바람이 좀 와 닿은 것도 같다. 불쾌지수가 높은 날이다. 다행히 고도가 점점 높아질수록 바람 불어 상쾌하다. 흐리던 하늘이 저점 밝아지고 햇살 드는 숲길을 천천히 걷는다. 나뭇잎새가 그늘 길을 만들어 주고 있는데다 바람이 나뭇가지 사이로 살랑살랑 불어와 호젓한 산길 걷기에 편하다.

숲을 흔드는 바람소리, 상쾌한 바람이 땀으로 젖은 몸을 말린다. 흙길로 된 높은 경사로를 한참 올라가다보니 넓은 공터가 나온다. 앉아 쉬어갈 수 있게 나무의자들이 놓여 있다. 제법 높이 올라가나보다. 꽤 높은 경사로이다. 흐르는 땀 식히려 바위에 앉아 휴식한다. 금정산 바위들처럼 모 없이 둥근 화강암 바위들이다.

강화도 마니산... 한참 올라가는 나무계단...올라가다가 걸어 온 길 돌아보다...조금만 더 올라가면 마니산 정상이...
▲ 강화도 마니산... 한참 올라가는 나무계단...올라가다가 걸어 온 길 돌아보다...조금만 더 올라가면 마니산 정상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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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긴 강화도...양산에서 강화도라...일부러 상기하지 않는다면 그냥 가까운 인근산행을 하고 있는 것처럼 전혀 멀리 와 있다는 실감이 나지 않는다. 다만 먼 길을 올 때, 눈금 끝까지 올라갔던 게이지가 뚝 떨어져 기름이 바닥이 나서 다시 주유했다는 점, 어제 양지까지 몇 시간이고 고속도로 위로 달렸다는 것을 상기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또 이곳까지 오는 길에 도로가 복잡하고 살벌해서 멀리와 있다는 것을 실감했다는 것뿐이다. 내가 지금 땀 흘리면서 그리고 이따금 땀 식히며 마니산을 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어제 아침은 양산에서...오늘 이 시간은 강화도에...마니산에 나, 있다.

어제도 오늘도 긴장하면서 운전해 온 남편은 땀을 식히며 잠시 누운 바위에서 코까지 골며 잔다. 나는 상쾌한 바람에 땀을 말린다. 10여분이나 잤을까. 남편은 자기가 코고는 소리에 놀라서 벌떡 일어난다. 벌떡 일어나 앉은 남편은 '내가 코를 골며 자던가요?' 하더니 다시 누웠다가 곧 일어난다.

생각보다 멀고 생각보다 높은 산이다. 역시 산은 밖에서 보는 것과 산에 들어와서 직접 만나는 것과는 많이 다르다. 높이와 상관없이, 그 속에 들어 가보지 않는 이상 숨은 그 얼굴 다 알 수 없다. 능선인가, 바다가 조망되고 바람 상쾌하다. 희미하지만 바다엔 흩뿌려놓은 듯한 크고 작은 섬들이 멀리, 가까이 바다에 뿌리내리고 있다.

마니산... 조망바위에서 내려다 보다...
▲ 마니산... 조망바위에서 내려다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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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니산은 올라갈수록 흥미진진한 산이다. 아기자기한 것 같으면서 흥미로운 산행길이다. 흙길과 돌투성이 바윗길이 이어지고 숲길엔 이따금 공터가 있어 좋은데다가 조망하기 좋은 바위들이 곳곳에 있다. 2시 정각, 삼거리이다. 단군로, 참성단, 매표소 갈림길인 셈이다. 바람이 제법 높다.

이제 저 멀리 마니산 정상을 조망하며 걷는다. 곳곳마다 조망바위 있어 등산길에 조망바위에 올라 바다를 내려다보고 간다. 바둑판처럼 넓게 펼쳐진 평지엔 사람 사는 집들과 논밭들이 바다 끝을 향해 펼쳐져 있다. 바위 울퉁불퉁 길로 이어진다.

단군로 나무계단 앞, 2시 10분이다. 위에는 정상이다. 나무계단 따라 올라간다. 끝도 없을 듯 이어지는 높은 경사진 나무계단 길을 한참 올라간다. 가끔 계단에서 뒤 돌아보면 우리가 걸어 온 능선들이 저 아래 멀리까지 펼쳐져 있다. 꽤 높은 계단 길을 한참 올라가니 곧 정상이다. 2시 35분이다.

마니산 가는 길... 하산길에 만난 마니산 기도원...그리고 약수터...
▲ 마니산 가는 길... 하산길에 만난 마니산 기도원...그리고 약수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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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복 2시간 30분 정도 소요되는 산행이라더니 우린 등산길에 그 시간을 다 써버렸다. 마니산 정상 옆에 있는 참성대는 보수공사중이다. 마니산을 올라오면서 이미 좋은 경관을 많이 보아버린 탓일까. 정작 마니산 정상에서는 감흥이 크게 일지 않는다.

그늘 없는 바위에 잠시 앉았다가 다시 일어선다. 2시 50분이다. 정상부근은 바위들이 많아 제법 위험스럽다. 계단로와 단군로 갈림길에서 이번엔 계단로 쪽으로 하산한다. 급경사 비탈 계단로는 시멘트 길이 많아 발이 편치 않다. 계단은 끝났는가 싶으면 흙길 조금 이어지다가 다시 계단 길로 이어진다.

강화도 마니산 ...호젓한 숲길을 따라 내려오다...
▲ 강화도 마니산 ...호젓한 숲길을 따라 내려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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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 15분, 정자쉼터에서 휴식한다. 여기서부터는 완경사이다. 날은 더운데다가 몸이 많이 지쳐 있어서인지 하산하는 길에 걸음은 느리다. 어디선가 찬양소리 흘러나온다. 바로 밑에 마니산 기도원이다. 바로 앞에는 약수터가 있다. 기도원 한번 둘러보고 길을 계속 간다. 넓은 시멘트길, 나무 그늘진 숲길은 호젓하다 단풍나무 많아서 가을이 오면 단풍들어 더욱 멋진 길이 될 것 같다.

한참을 걸어 내려가니 매표소 나온다. 오후 4시 10분, 그 많던 차량들 어디로 흩어졌는지 보이지 않고 몇 대의 차들이 있을 뿐이다. 468미터밖에 되지 않는 마니산을 어렵게, 꽤 힘들게 올랐던 날이다. 강화도 일대를 해안산책로를 따라 한바퀴 돌아본 다음, 처음 들어왔던 초지대교를 두고 강화대교를 건넌다.

산행수첩

1. 일시: 2009년 6월 19일(금) 흐림
2. 산행기점: 마니산 구긴관광지
3. 산행시간: 3시간 45분
4. 진행: 마니산국민관광지 매표소(12:20)-계단로,단군로 갈림길(12:30)-약수터(마니산기도원)-정상,갈림길(2:00)-단군로 나무계단(2:10)-마니산정상(2:35)-하산(2:50)-계단로하산-정자쉼터(3:15)-마니산기도원(3:40)-마니산국민관광지 매표소(4:05)


#마니산#강화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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