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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 우드랜드 편백나무 숲. 녹색샤워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장흥 우드랜드 편백나무 숲. 녹색샤워를 즐기기에 제격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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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가 한여름을 방불케 한다. 벌써부터 올 여름을 어떻게 날 것인지 걱정된다. 더위가 없는 울창한 숲이 그립다. 숲을 생각하면 장성에 있는 축령산이 먼저 떠오른다. 하늘로 쭉쭉 뻗은 편백숲이 장관이다. 그 모습에 마음속 찌든 때까지 말끔히 씻긴다.

여기에 버금가는 편백나무 숲이 장흥에도 있다. 억불산이다. 지난 1960년대 강력한 산림녹화 정책으로 편백과 삼나무를 많이 심었다. 면적이 자그마치 100㏊나 된다. 산림욕이나 산책코스로 최적이다. 숲의 웅장함에 압도당하고 광활하게 이어지는 연녹색의 건강한 숲에 외경심까지 들 정도다.

게다가 이 숲은 보통의 숲이 아니다. 치유의 숲이다. 어느 숲인들 아름답지 않고, 사람에 이롭지 않으랴만 이곳은 아토피 같은 환경성 질환을 예방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일부러 가꾼 숲이다. 명칭도 '우드랜드'라 붙였다.

이를 위해 숲길 산책로를 정비했다. 숲에서 하룻밤 묵을 수 있는 통나무집과 한옥, 황토흙집도 만들었다. 모두 편백나무 등 친환경 자재만을 사용해 지었다. 편백노천탕, 편백톱밥 찜질방, 편백톱밥 산책도도 있다. 편백나무가 많은 만큼 피톤치드가 풍부하고 또 몸에 좋은 숲이다.

장흥 우드랜드. 피톤치드 풍부한 편백나무 숲이 매력이다.
 장흥 우드랜드. 피톤치드 풍부한 편백나무 숲이 매력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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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불산 우드랜드에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나무와 숲에 대한 궁금증을 다 풀어준다.
 억불산 우드랜드에 있는 목재문화체험관. 나무와 숲에 대한 궁금증을 다 풀어준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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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톤치드(Phytoncide)는 나무가 해충 같은 것으로부터 스스로를 방어하기 위해 공기 중에 내뿜는 천연 항균물질. 살균력이 뛰어난 방향성 물질인 이것이 사람의 몸에 이롭다. 마음속까지 홀가분하게 해준다. 살균력이 뛰어나다보니 모기, 파리 같은 해충도 없다. 주변환경이 깔끔한 것도 이 덕분이다.

이곳에선 쭉쭉 뻗은 나무들의 몸매를 구경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 나무에 관한 이모저모를 알아볼 수 있는 목재문화체험관과 목공예 및 생태건축 체험장도 있다. 목재문화체험관에선 숲과 나무에 관한 궁금증을 풀 수 있고, 목재문화 전반에 대해 체험할 수도 있다. 나무가 우리 몸에 얼마나 좋은지도 알 수 있다. 목공예 및 생태건축 체험장에선 목공예와 목조한옥 등의 건축기술을 익히고 체험할 수 있다.

해발 518m의 억불산은 장흥읍 동남쪽에서 시가지를 굽어보고 있다. 능선이 길고 부드러워 마치 여인이 치맛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걷는 것 같은 형상을 하고 있다. 며느리바위 전설도 간직하고 있다. 능선에는 또 한밤에 스타를 만날 수 있는 정남진 천문과학관도 있다.

장흥 숲은 또 있다. 유치자연휴양림은 편백, 참나무, 리끼다나무가 천연 숲을 이루고 있다. 산막과 물놀이장도 있어 가족단위 소풍이나 야영장으로 좋다. 동백나무와 소나무 우거진 천관산자연휴양림도 산림욕을 하기에 제격이다. 천관산에는 문학관과 시비가 있는 문학공원도 있다.

편백 숲속의 집. 우드랜드에는 통나무집과 흙집, 한옥집이 여러 채 있다.
 편백 숲속의 집. 우드랜드에는 통나무집과 흙집, 한옥집이 여러 채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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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인이 치맛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걷는 것 같은 형상을 한 억불산과 며느리바위.
 여인이 치맛자락을 길게 늘어뜨리고 걷는 것 같은 형상을 한 억불산과 며느리바위.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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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은 문림의향으로도 불린다. 그만큼 문학과 인연이 깊은 고장이다. 남도인의 한과 소리를 담아낸 소설가 이청준, 바닷가 사람들의 삶을 그린 한승원, 민중들의 실상을 그린 송기숙 선생을 키운 곳이다.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는 지난 2007년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의 생가가 있다. 그의 작품 '눈길'과 '선학동나그네'의 배경이 이곳 진목리와 회진포구 일대다.

'아제아제 바라아제', '새말터 사람들'로 유명한 한승원은 안양면 율산마을에 '해산토굴'이라 이름 지은 집을 짓고 살고 있다. 장흥이 그의 소설작품 배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것은 이런 연유다. 가까운 바닷가에 그가 지은 시를 새긴 문학산책로도 있다. 문학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꼭 한번 가볼만한 곳이다.

바닷가 문학산책로. 한승원의 작품이 새겨져 있다.
 바닷가 문학산책로. 한승원의 작품이 새겨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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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장흥을 찾는다면 토요시장에 가봐야 한다. 토요시장은 옛 시골장터의 멋과 흥이 있는 곳이다. 오전 10시부터 전통 농악놀이와 공연이 펼쳐진다. 장흥할머니들이 직접 생산한 무공해 농산물과 산나물, 장흥바다에서 난 해산물을 살 수도 있고, 이것으로 만든 다양한 음식도 맛볼 수 있다.

품질에 비해 값이 싼 한우고기를 판매장에서 부위별로 사 인근식당에서 요리해 먹을 수도 있다. 최근 한우고기로 이름을 날리고 있는 장흥은 인구보다도 한우 두수가 더 많은 곳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밖에도 장흥엔 가볼만한 곳이 많다. 유치면에 가면 가지산 보림사가 자리하고 있다. 여기에 있는 철조비로자나불 좌상과 삼층석탑, 석등은 국보로 지정돼 있다. 보조선사 창성탑과 보조선사 창성비, 동부도, 서부도, 목조사천왕상은 보물로 각각 지정돼 있다. 석불입상 등 지방유형문화재도 많다. 단일 사찰에 이처럼 많은 국보와 보물을 지닌 곳도 드물다. 보림사에서 문화재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다.

장흥댐 옆에 물문화관도 있다. 수몰지역의 문화와 유물을 전시한 역사문화자료실과 물에 관한 다양한 자료와 탐진강의 생태계를 체험해볼 수 있는 워터리움, 그리고 전망대 등을 갖추고 있다. 회진면 대리앞바다엔 낚시와 휴식을 한꺼번에 즐길 수 있는 해양낚시공원이 있다. 남포마을 건너편에 있는 여닫이해변은 머드팩과 해수욕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다. 해변을 찾아가는 길에 만나는 종려나무길도 이국적인 정취를 선사한다.

장흥댐 물문화관.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된 지역의 문화와 유물 그리고 물에 관한 다양한 자료와 탐진강의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장흥댐 물문화관. 댐을 건설하면서 수몰된 지역의 문화와 유물 그리고 물에 관한 다양한 자료와 탐진강의 생태계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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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흥은 해산물 그 중에서도 패류가 많이 나는 고장이다. 그만큼 해산물이 입맛을 돋운다. 바지락의 부드러운 질감과 새콤한 초고추장 맛이 어우러진 바지락회가 먼저 꼽힌다. 청정 득량만에서 잡아 올린 키조개와 새조개를 한우등심과 함께 돌판에 구워먹는 구이도 맛있다. '장흥삼합'이라고도 하는데,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만나 고소하고 담백한 맛을 낸다.

물회도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다. 이 물회를 만들 때 된장을 풀어 구수한 맛을 더하는 된장물회는 장흥에서 맛볼 수 있는 별미다. 표고버섯으로 부친 전도 장흥음식의 품위를 높여준다. 숲에서 피톤치드를 호흡하며 산림욕을 하고 문학의 향기까지 음미할 수 있는 고장, 문화재도 많고 품격 높은 먹을거리도 많은 장흥으로 찾아가는 몸도 마음도 금세 행복해진다.

장흥 특산 키조개. 청정바다가 키워 맛이 쫄깃쫄깃하다. 한우고기와 함께 불판에 구워먹기도 한다.
 장흥 특산 키조개. 청정바다가 키워 맛이 쫄깃쫄깃하다. 한우고기와 함께 불판에 구워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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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해양낚시공원. 장흥군 회진면 대리앞바다에 있다.
 낚시와 휴식을 동시에 즐길 수 있는 해양낚시공원. 장흥군 회진면 대리앞바다에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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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편백나무숲, #우드랜드, #억불산, #장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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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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