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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사람마다 자라온 환경과 삶의 경험을 통해서 자의식을 형성합니다. 이해가 잘 안 되는 사람도 대화를 나누며 삶의 과정들을 듣다 보면 '그래서 그렇구나!' 많은 부분 이해할 수도 있습니다. 대화를 통해서 오해를 풀고, 피차간에 인정할 것은 인정하고 적정한 합의점을 찾아내는 것입니다.

 

'소통'은 국어사전에서 '막히지 않고 통하는 것' 혹은 '생각하는 바가 서로 통하는 것'입니다. '덮이거나 막힌 것을 열어 트이게 한다'라는 의미도 있지요.

 

요즘 우리는 '소통 부재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꽉 막혀서 통하지 않고, 서로의 다른 생각이 평행선을 달립니다. 열어 트이게 하는 것이 아니라 컨테이너로 경찰버스로 막아버립니다. 서로 통하지 않으니 자기 말만 하고 끝내버립니다. 그리고 급기야는 한 마디가 비수가 되어 상대방을 찌르고, 결국 자신에게고 꽂혀버리는 일이 비일비재합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정제되지 않는 수많은 폭력적인 말이 국민의 마음에 비수를 꽂았습니다. 정치인·종교인·학자·언론인·연예인 등 이름 석 자만 되면 알 수 있는 유명인들의 막말부터, 이번 기회를 틈타 유명인사가 되려는 속셈(?)을 가진 듯 작정하고 독설을 내뱉는 이들이 참으로 많았습니다.

 

그런 독설을 들으면서 마음이 아프기도 하고, 한편으로도 이번 기회에 그들이 어떤 존재인지 극명하게 볼 수 있으니 차라리 감사하자는 생각도 했습니다. 한마디 말로 사람을 평가해서는 안 되지만, 요즘 같은 때에는 한마디 말로 그 사람이 됨됨이를 알 수 있는 좋은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스스로 자신의 본색을 드러내는 말을 한 이들이 고맙습니다. 그런 독설이 없었더라면 마냥 좋은 사람인 줄 착각하고 살았을 테니까요.

 

 

이렇게 자기 말만 하고 말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분위기는 '소통 부재의 시대'를 그대로 반영하는 것입니다. 조금 더디더라도 합의를 통해 일을 추진하면 동반책임을 질 터이고, 동지애도 생기는 것입니다. 그런데 조급증에 걸린 나머지 당장 눈에 보이는 성과를 자극적으로 보여주려다 보니 혼란스러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것입니다. 그리고 본래 경제제일주의가 가진 속성이라는 것이 빨리빨리 밀고 나가려는 속성이 있어 남의 말을 듣지 않습니다. 비효율적이라는 것이지요.

 

더는 참을 수 없어 '이래서는 안 된다!'라고 다양한 모습으로 대화를 시도하지만, 그런 시도를 폭력적이라고 치부를 하고, 자신들의 입장을 지지하는 이들을 통해 대화의 상대가 아닌 적으로 몰아세웁니다. 이런 대결구도 속에서 올해만 해도 많은 이들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울부짖는 그들의 아우성에는 무관심하고 좌빨, 친북좌파 등등의 붉은 칠을 하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빨간색콤플렉스에 걸린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유효한 특효약입니다.

 

 

시국선언이 봇물처럼 터지는 요즘의 상황은 왜 생겼을까요? 물길을 억지로 막아놓으면 맨 처음에는 그냥 순응하는 듯 물길이 멈추는 것 같지만, 물이 모이고 모이면 결국은 터지고 넘어가며 새 물길을 만드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시청 앞 광장을 가득 메웠던 촛불, 그것만 끄면 일사천리로 자신들의 정책을 밀고 나갈 수 있다고 오판을 했던 것입니다. 이제 그 장벽은 금이 가고, 이미 물은 넘쳐 흐르는데 여전히 손바닥으로 그 물을 막으려 하며 진정성 있는 대화를 하려 하지 않으니 답답할 뿐입니다. 아니, 소통을 하지 않으려 할 뿐 아니라 위협을 하고 있으니 그들이 내뱉은 폭력적인 언사들이 다시 그들에게 부메랑이 되어 돌아갈 때에는 어찌하려는지 걱정도 됩니다.

 

이제라도 국민과 소통하십시오. 그것만이 모두가 함께 공존하는 길입니다. 용서해줄 수 있을만할 마음이 남아있을 때를 놓치지 마십시오. 권력이 천년만년 가는 것이 아니라는 평범한 진리를 외면하지 마십시오. 권좌에서 내려왔을 때 존경받을 수 있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막말을 하시는 분들도 그 모든 것들 내려놓고 소시민으로 살아도 떳떳하게 인정받으며 살아가야 하지 않겠습니까?


태그:#소통부재, #명박산성,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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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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