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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 밴드 '비노이드' 공연 포스터.
 인도네시아 밴드 '비노이드' 공연 포스터.
ⓒ 한만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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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의 타향살이에 보금자리 역할을 해온 이주노동자인권센터의 이전 공간 마련을 위한 콘서트를 이주노동자들이 스스로 마련해 화제다.

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이하 센터)는 2001년부터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이주노동자와 그 가족의 인권보호와 증진을 위해 활동해왔다. 센터는 설립초기 30여 평의 작은 공간에서 이주노동자들의 노동ㆍ생활 상담과 교육을 전개해왔다. 그러던 중 2004년 한 독지가로부터 200여 평의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 받아 인천 서구 가좌동에 새 보금자리를 마련했다.

이 과정에 대한 센터 측의 설명을 종합하면, 센터는 2003년 11월 정부의 단속과 강제추방에 절망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우즈베키스탄 출신의 부르혼씨의 장례와 시신 본국 운송을 맡아 진행하던 중 한 독지가로부터 600만 원의 유족지원금을 받아 고인의 가족에게 전달했다. 당시 독지가는 이름 밝히기를 극도로 꺼려했다.

다음해 4월, 그 독지가는 센터가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알고 싶다며 센터를 방문했고, 그 자리에서 센터의 활동에 비해 공간이 부족한 상황을 느끼고 본인 소유의 공간을 무상으로 사용할 것을 제안했다.

이렇게 마련된 공간은 이주노동자들의 상담소 역할을 톡톡히 했다. 임금체불ㆍ산업재해ㆍ사업장 이동ㆍ폭행ㆍ사망ㆍ출입국 관련문제ㆍ국제결혼ㆍ자녀교육 등 연간 평균 670여 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뿐만 아니라,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회장 고승석)'와 공동으로 이주민 치과진료소 '희망세상'을 2004년 11월 센터 내에 개소해 매주 일요일 오후 운영하고 있다. 진료 베드만 4개로 매주 평균 3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센터에는 2006년 10월 약국과 한방진료소 등이 문을 열었으며, 한국어ㆍ컴퓨터ㆍ사진ㆍ노래교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돼왔다.

특히 센터에는 이주노동자도서관 '드림(DREAM)'이 2004년 12월 전국 최초로 개장했으며, 소극장과 갤러리도 마련돼 운영하고 있다.

한마디로 타향살이에 힘든 이주노동자, 결혼이주여성들과 함께 울고 웃으며 희망을 키워가는 보금자리로 센터는 성장해왔다.

하지만 지역사회를 대신해 이주민들을 지원하고 품어왔던 공간이 경제 위기를 맞아 해체될 위기에 놓였다. 센터 공간을 무상으로 임대해주던 독지가가 경제 위기를 맞으면서 이 공간을 더 이상 무상으로 제공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월세 450만 원에 상당하는 공간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수년 동안 내주었던 독지가도 이 상황을 상당히 가슴 아파하고 있다.

센터가 당장 필요한 자금은 보증금과 이사비용을 포함해 4000만 원에 이른다. 2004년 이후 경제적 여유가 생길 때마다 이주노동자들에게 필요한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계속적으로 투자해온 터라 여윳돈이 없다.

이를 마련하기 위해 센터는 길거리 모금, 회원 배가운동 등을 전개하고 있다. 아울러 이달 21일 후원 콘서트를 계획하고 있다. 콘서트는 인도네시아ㆍ스리랑카ㆍ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밴드 합동공연으로 진행될 계획이다.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와  공동으로 운영해온 이주민 치과진료소 ‘희망세상’. 2004년 11월 개소해 매주 일요일 오후 운영하고 있다. 진료 베드만 4개 규모로 매주 평균 3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전국 최대 이주노동자 치과진료소다.<(사진제공ㆍ건치 인천지부>
 '건강사회를 위한 치과의사회 인천지부'와 공동으로 운영해온 이주민 치과진료소 ‘희망세상’. 2004년 11월 개소해 매주 일요일 오후 운영하고 있다. 진료 베드만 4개 규모로 매주 평균 30명의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전국 최대 이주노동자 치과진료소다.<(사진제공ㆍ건치 인천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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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콘서트에 출연할 인도네시아 출신 이주노동자들의 밴드 '비노이드(Bnoid)'의 보컬 '방방'씨와 한 인터뷰를 정리한 것이다.

- 밴드를 결성하게 된 배경은?
"비노이드는 올해 1월 탄생했다.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자주 노래방에서 노래를 부르면서 스트레스를 풀었다. 하지만 돈도 많이 들고 재미가 없어 다른 방법을 찾아야겠다고 마음먹고 있는데, 주변에 기타 치는 친구가 많아 그 친구들과 작년부터 밴드를 만들자고 했다. 그 때부터 노래방 안 가고 장비 살 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 밴드 이름이 비노이드인데, 무슨 뜻인가?
"밴드 구성원들의 이름 앞 글자를 따서 지었다. 현재는 5명이 함께하고 있다. 원래 4명이었는데, 1명이 늘었다. 기타는 '도요', 베이스는 '다니', 드럼은 '와완', 리듬기타는 '스텦', 그리고 보컬은 나 '방방'이다. 모두들 인도네시아 커뮤니티 회원들이고 인천 서구지역에 살고 있다. 가장 멀리 사는 사람은 주물공단에 살고 있다."

- 콘서트에서 어떤 노래들을 주로 연주하나?
"인도네시아 노래 '쁠랑히'를 좋아한다. '쁠랑히'는 '무지개'라는 뜻이다. 그리고 '무나자진다'라는 노래도 연주한다. '무나자진다'는 '하고 싶은 사랑'이라는 뜻이다. 인도네시아 노래 중 '신데렐라'라는 노래도 연주곡 중의 하나다. 한국 노래는 YB(윤도현 밴드)의 '사랑할꺼야', 노브레인의 '비와 당신' 등을 연습한다."

-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을 텐데 연습은 어떻게 하나?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일요일에 연습한다. 수요일 연습은 쉽지가 않다. 밴드 멤버 중에 갑자기 공장에서 잔업을 하는 사람이 생기면 연습하기가 어렵다. 하지만 주말에는 꼭 연습 한다. 연습은 센터 소극장에서 하고 있다."

문의ㆍ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032-576-8114)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http://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한국이주노동자인권센터, #희망세상, #인천건치, #비노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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