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close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지방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주최로 열린 '일부 교수들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을 우려한다' 기자회견에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오른쪽에서 첫번째)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지방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주최로 열린 '일부 교수들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을 우려한다' 기자회견에서 김영호 성신여대 교수(오른쪽에서 첫번째)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보수진영의 '노무현 격하' 운동이 위험수위를 넘나들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보수층의 공세는 그가 죽은 후 잠시 주춤하는 듯했으나 그를 '비운의 영웅'으로 여기는 여론이 고착화될 조짐을 보이자 그를 깎아내리려는 흐름이 다시 생겨난 것이다.

장례식 전후에 나왔던 "서거가 아니라 자살"이라는 식의 지엽적인 문제제기가 아니라 그의 인격을 폄훼하고 추모객들을 자극하는 말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지난 4일 송대성 세종연구소장이 한나라당 연찬회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객 수가 부풀려졌다"는 주장을 폈을 때는 여기에 항의하고 퇴장하는 여당 의원들이라도 있었다. 그러나 보수인사들끼리 모인 토론회에서는 분위기가 전혀 달랐다.

바른사회시민회의는 9일 오후 '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대한민국의 장래 - 분열인가, 화합인가?' 토론회를 열었지만, 토론회의 애초 취지와는 달리 반정부진영을 자극하거나 '감성적인 국민들'을 탓하는 발언들이 줄을 이었다.

이날 주제발표를 한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유과 교수는 "지금 돌이켜보면, 노무현 대통령의 탈권위와 인권존중, 약자에 대한 배려, 기득권 타파 등은 후대에도 기억하고 이어받을 만한 유산"이라며 "과거 정권으로부터 간직할 유산은 간직하면서 사회통합을 위해서는 각자의 치열한 자기반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토론자로 나선 송정숙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박 교수의 얘기는 공허한 느낌이 든다"며 "소통과 화합 같은 얘기는 (성향이) 비슷한 상대를 대하거나 좀 더 평화로운 시대에나 할 수 있는 말"이라고 일축했다.

전두환·노태우 집권기의 <서울신문> 논설위원을 지낸 그는 음모이론을 제기하기도 했다.

"(노무현) 장례식 다음날 덕수궁 돌담길에 노란 풍선이 많이 걸려 있는 것을 봤는데, 풍선 하나하나에 전직 대통령의 얼굴과 추모글이 적혀있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이렇게 짜인 듯이 일사불란하게 동원할 수 있는 세력이 누굴까 라는 의문이 들었다. 언론들이 서거라는 용어를 재빨리 사용한 것도 놀라웠다. 서거라는 말이 빨리 등장할 수 있도록 만든 힘은 또 무엇일까? 누가 뭐래도 이건 서거는 아니다.

고인에 대한 험담을 하지 않는 게 미덕이라고 하지만, 엊그제 대통령을 지낸 사람의 유서에 좋든 나쁘든 나라를 걱정하는 얘기가 하나도 없더라. 그런 투신자살을 서거로 만들고 어마어마하게 국민장을 대단한 열기로 치렀다. 그리고 국민장에 참여한 사람들은 수십 번의 독려 전화와 이메일을 받았다고 한다. 어떤 힘이 그렇게 조직적으로 움직였는지 모르겠다. 이렇듯 서거와 국민장을 보기 좋게 성취하고 다시 정국을 뒤흔들려는 집요한 세력이 우리 주변에 있다."

이훈구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은 지도자로 뽑으면 안 되겠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지방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주최로 열린 '일부 교수들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을 우려한다' 기자회견에서 이재교 인하대 교수(왼쪽)가 사회를  보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지방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주최로 열린 '일부 교수들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을 우려한다' 기자회견에서 이재교 인하대 교수(왼쪽)가 사회를 보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연세대 심리학과 교수를 그만둔 후에도 이날 뉴라이트 교수 시국선언에 참여한 이훈구씨는 "내가 4주 전에 노 전 대통령이 자살할 가능성이 높다고 얘기했는데, 우연찮게 맞아떨어졌다"며 "노 전 대통령이 살아온 환경을 보니 그는 정서적으로 굉장히 불안정했다.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사람은 지도자로 뽑으면 안 되겠다"고 잘라 말했다. 이씨는 전두환 전 대통령이 "전직 대통령으로서 왜 꿋꿋하게 대응하지 않았냐"고 말한 것에 대해 "지도자는 그렇게 정신적으로 강인해야 한다"는 말까지 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사후약방문이 됐지만, 대통령이 스스로 목숨을 거둔 경우에 국민장이 가능한 지 냉정하게 법리적 검토를 해야 한다"며 노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치러진 것에 유감을 표시했다. 조 교수는 "노 전 대통령 죽음의 배경으로 정치보복과 표적수사를 얘기하는데, 갈 길 바쁜 정권이 왜 역풍을 무릅쓰고 표적 수사를 하겠냐? 이런 주장은 정치공세 성격이 짙다"고 말했다.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는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 모든 것을 안고 가겠다는  포용의 메시지를 담았지만 암벽 투신이라는 극단적인 방법에는 항의의 메시지가 담겨 있다"며 "항의 메시지가 사람들의 분노로 이어지고 있는데, 수많은 사람들에게 현 정권 책임론이 지배하는 상황에서 사회가 불건전한 방향으로 흐를 수 있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작년 촛불시위는 언론의 과장보도로 책임을 돌릴 여지가 있었는데 노무현 서거는 이런 식의 비판을 통해 흥분한 민심을 가라앉힐 계기가 마련될지 의문"이라고 양자의 차이점을 설명하기도 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지방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주최로 열린 '일부 교수들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을 우려한다' 기자회견에서 김종석 홍익대 교수(왼쪽에서 첫번째)가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의 사죄와 전면적인 국정쇄신을 촉구하는 전국 대학교수들의 시국선언이 지방 대학으로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생각하는 교수들' 주최로 열린 '일부 교수들의 릴레이식 시국선언을 우려한다' 기자회견에서 김종석 홍익대 교수(왼쪽에서 첫번째)가 기자회견 취지를 설명하고 있다.
ⓒ 유성호

관련사진보기



태그:#이훈구, #송정숙, #박효종, #조동근, #윤창현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독자의견

이전댓글보기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