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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을 먹을까?'

 

고민하지 않아도 되는 지인이 있습니다. 이상인(57)ㆍ정성자(54) 부부입니다. 이들은 노후, 농사꾼이 되기 위해 연습중입니다. 농사일이 끝나면 막걸리 집으로 직행입니다. 맛이 기찬 약초 막걸리를 두고 다른 곳으로 갈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보니, 이 집에 꼭 모시고 싶은 분이 있습니다. 이소리 시인입니다. 막걸리에 관한한 둘째가라면 서러운 분이지요. 이소리 시인은 개도 막걸리를 첫 손가락에 꼽지만 저는 생각이 다릅니다.

 

첫째는 여수시 삼산면 낙도오지 '광도'에서 할머니가 직접 빚어 만든 막걸리입니다. 둘째는 바로 이곳 여수시 율촌면 상봉 삼거리에 위치한 거문도 식당입니다. 주인장이 지리산에 가서 맛있게 담는 법을 배워왔습니다. 그리고 세 번째가 개도 막걸리지요.

 

이렇듯 의견이 다른 이유는 이소리 시인이 두 군데 막걸리를 마셔보지 못했기 때문이라 여겨집니다. 아마, 마셔본다면 생각이 달라질 것입니다. 서론이 너무 길었나요?

 

 

음식 맛은 누구랑 같이 먹느냐에 따라 달라

 

지난 주말 이상인ㆍ정성자 부부와 김매기를 마치고 거문도 식당으로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주인장이 일행을 반깁니다.

 

"오늘은 한치물회로 드셔 보실라우. 막걸리와 궁합도 괜찮고…."

 

별난 집입니다. 한치물회는 메뉴판에 있지도 않은데 권합니다. 한치물회야 제주도가 유명합니다. 하지만 싱싱한 한치를 사왔다는데 마다할 이유가 없지요. 또 주인아주머니 손맛이 일품이라 군소리 않고 받아들였습니다.

 

참, 음식은 맛도 맛이지만 누구랑 같이 먹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집니다. 부담 없는 사람이라면 맛이 배가됩니다. 하지만 거래처나 불편한 관계라면 입맛이 살지 않습니다.

 

하여, 맛집에 가실 때에는 꼭 편한 분들과 함께 가면 좋습니다. 이유를 들자면, 편해야 맛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먹을 때 편치 않으면 '언친다'고 하죠? 그 짝입니다. 마음이 맛을 좌우하는 거죠.

 

 

회 맛 즐기려면 막걸리 식초 사용하는 집 찾아야

 

막걸리를 주문하고, 한치물회 2인분에 삼겹살 2인분을 시켰습니다. 막걸리가 먼저 나왔습니다. 김매느라 땀 뺀 것과 비례해 막걸리가 목구멍을 타고 술술 넘어갑니다. 약초의 향긋한 향이 살아 있습니다. 비결에 대해 물었더니 손사래를 칩니다.

 

드디어 메인 메뉴인 한치물회가 나왔습니다. 먹기 편하게 개인용으로 나눠 나왔더군요. 덤덤하게 한 숟갈 떴는데 '어' 장난이 아닙니다. 탄성이 절로 터지더군요.

 

대개 유명 맛집에서는 맛을 더하기 위해 막걸리 식초를 사용하는데 '역시나'였습니다. 입안이 즐겁더군요. 제주도 한치물회가 부럽지 않은 남도의 유별난 맛이었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회 맛을 즐기려거든 막걸리 식초 쓰는 곳을 찾아가길 권합니다.

 

덧붙이는 글 | 다음과 U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한치물외, #막걸리, #막걸리 식초, #맛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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묻힐 수 있는 우리네 세상살이의 소소한 이야기와 목소리를 통해 삶의 향기와 방향을 찾았으면... 현재 소셜 디자이너 대표 및 프리랜서로 자유롭고 아름다운 '삶 여행'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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