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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동안 故노무현 대통령 고향인 봉하마을을 방문하는 행렬이 끝없이 이어졌다. 서울에서 내려온 김성태(42)씨는 아이들과 함께 5시간 걸려서 내려와 30분동안 걸어서 왔다면서 아이들에게 이 역사의 현장을 오게 하고 싶었다고 분향소에서 눈시울을 붉히며 헌화를 했다.

 

국민장이 끝나는 29일 자정 정부 지원이 모두 끊어진 봉하마을은 현재 많은 인파에도 불구하고 마실 물과 음료가 부족해서 시민들이 더욱 힘들어하고 있다. 봉하마을 사저 주변 공사관계로 흙먼지가 많이 날린다. 날씨도 무더운데 목이 타도 마실 물을 지원받지 못하는 실정이다. 가판대에서 파는 음료도 오후 세시가 되면서 모두 동이 나 마을 밖에서 실어 날라야 하는 상황이다. 공사장 바닥에 물을 뿌리지 않은 상태에서 흙먼지가 바람에 계속 날려 흙이 씹히는 아이스크림을 먹어야만 했다.

 

사저 뒷산엔 부엉이 바위와 정토원이 있다. 부엉이바위 주변은 수사라인으로 출입이 금지돼 있지만 시민들은 그 라인 앞에 서서 고인이 저 바위 위에서 '과연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서 함께 마음 아파했다. 부엉이바위 위쪽으로 올라갔다. 부엉이바위 정상은 통제되어 있었으며 의경이 출입을 막고 있었다.

 

정토원에는 시민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다. 그 자리에서 바로 자원봉사자로 등록해서 한시간이든 두시간이든 잠시나마 봉사를 하는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정토원 정상에도 물이 없기는 마찬가지였다. 등산로를 20여분간 올라온 시민들은 흙먼지와 더위, 목마름에 지쳐있었지만 정토원 정수기에는 물이 없었으며 정토원 관계자들이 긴급하게 물을 사와서 시민들에게 나눠주고 있었다.

 

시민들은 정토원 법당에 줄을 서서 故노무현 대통령께 헌화를 하며 슬퍼했다. 법당 천정에 석가탄신일 때 단 등불이 아직도 매달려 있었다. 헌화를 하려고 대기중이던 시민들은 법당의 천정 연등을 보면서 故노무현 대통령이 아직도 살아 계신 것 같다면서 웃고 계신 사진을 보면서 안타까워했다.

 

봉하마을 분향소는 49재인 7월 10일까지 계속 되며, 매주 주말 전국에서 많은 인파가 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정부의 지원이 모두 끊어진 상황에서 봉하마을 주민들이 많은 준비를 하지만 끝없는 방문객들로 부족한 형편이다. 주말에 봉하마을 방문객들은 직접 간단한 음식이나 음료는 준비해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태그:#봉하마을, #정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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