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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아지. 박상형 씨의 브랜드 소 사육은 송아지 때부터 시작된다.
 송아지. 박상형 씨의 브랜드 소 사육은 송아지 때부터 시작된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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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한 방법이 없어요. 생산비를 줄이고 품질은 높여야지. 저는 그 해법을 TMR사료에서 찾고 있습니다. 영양이 풍부한 사료를 성장단계에 따라 적정하게 먹이는 거죠. 생산비를 절감하면서 고급육을 생산하는 비결입니다."

한우 최고급육 생산으로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는 전남 순천시 월등면 박상형(54)씨의 얘기다. 최고급육 생산 비율이 일반 농가보다 월등하게 높은 비결로 그는 TMR사료를 꼽았다.

그는 TMR사료를 직접 만들어 먹인다. TMR(Total Mixed Ration)사료는 갖가지 식품부산물 등을 활용한 발효사료, 이른바 '축산용 비빔밥'인 셈이다. 이렇게 해서 그는 배합사료를 먹이는 것보다 사료 값을 25∼30% 줄였다. 볏짚을 따로 줄 필요도 없어 일손도 줄였다.

반면 영양분은 배합사료보다 훨씬 더 풍부하다. 축사 특유의 냄새도 없앴다. 축사환경이 그만큼 깨끗해져 가축질병도 줄였다.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당연한 일. '일석사조', '일석오조'가 따로 없다.

축사가 깨끗하다. 박상형 씨의 축사는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는다.
 축사가 깨끗하다. 박상형 씨의 축사는 특유의 냄새도 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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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형 씨는 한우 외에 승마용 말도 기르고 있다.
 박상형 씨는 한우 외에 승마용 말도 기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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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육을 생산한답시고 출하 몇 개월 남기고 특정사료를 먹이는 것은 눈 가리고 아웅-일 뿐입니다. 고급육 생산은 송아지 때부터 해야죠. 중요한 것은 발효사료를 발육단계에 따라 적정량을 주는 것입니다. 소화시킬 수 있을 만큼만…. 사람도, 식물도 다 마찬가지 아닙니까?"

그러기 위해선 늘 소와 가깝게 지내야 한다. 소에게서 이상한 낌새라도 있으면 금방 눈치 챌 수 있는 것도 이런 연유다. 엔간한 이상증상은 항생제를 쓰지 않고도 잡을 수 있는 것도 이 같은 관심과 애정 덕이다.

그렇다고 그의 사육규모가 만만한 건 아니다. 자그마치 1000두를 넘는다. 연간 출하두수만도 300두에 이른다. 벌이도 상당하다. 하지만 그는 안정된 소득기반을 위한 재투자를 계속하고, 나머지는 또 다른 꿈을 위해 차근차근 일을 벌이고 있다. 그 꿈은 동물체험농장을 꾸미는 것. 어렸을 때부터 꼭 하고 싶었던 일이었다.

토끼. 앞으로 동물체험농장의 가족이 될 식구들이다.
 토끼. 앞으로 동물체험농장의 가족이 될 식구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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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사 옆 저수지. 앞으로 동물체험농장이 조성되면 낚시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축사 옆 저수지. 앞으로 동물체험농장이 조성되면 낚시터로 활용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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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에 아이들이 맘 놓고 놀만한 공간이 없어요. 아이들이 와서 여러 종류의 새도 보고 토끼와 강아지랑 놀면서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습니다. 갖가지 들꽃도 보고 계곡에서 물놀이도 즐기면서…."

동물체험농장을 꾸미는 일은 벌써 시작했다. 인근 7만㎡에 터를 닦고 틈틈이 나무를 심고 꽃도 심고 있다. 토끼장도 만들고 조류사도 짓고 있다. 현재의 축사는 다른 곳으로 옮길 계획이다. 급하게는 생각하지 않는다. 다른 기관이나 단체의 도움도 바라지 않는다. 그래도 5년 뒤쯤엔 어엿한 놀이공간으로 변모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후세를 위한 일을 하나쯤 하고 싶어요. 동물체험농장이 그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이 아무 때나 와서 신나게 뛰놀 수 있는 그런 공간이요. 소득은 따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소를 키워서 내는 것으로도 충분할 것 같거든요."

그의 말에서 아이들에 대한 진한 애정이 묻어난다. 오래 전부터 마을의 조손가정을 돌보고, 지난해 거금을 인재육성기금으로 내놓을 수 있었던 것도 이런 생각에서 비롯됐는가 싶다.

박상형 씨의 한우 축사. 순천시 월등면에 있다.
 박상형 씨의 한우 축사. 순천시 월등면에 있다.
ⓒ 이돈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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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형 씨 축사에서 내려다 본 순천시 월등면 소재지. 풍광이 빼어나다.
 박상형 씨 축사에서 내려다 본 순천시 월등면 소재지. 풍광이 빼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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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박상형, #월등면, #순천, #TMR사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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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찰이 일상이고, 일상이 해찰인 삶을 살고 있습니다. 전남도청에서 홍보 업무를 맡고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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