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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광역시 기장군 정관면 예림리 소재 S&T기전(대표이사 제만호)에서는 지난 15일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S&T그룹 최평규 회장은 노동자들한테 부상을 당했다고, 차해도 전국금속노동조합 부산양산지부장은 최 회장에게 부상을 입었다고 각각 주장하며 병원에 입원해 있다. 회사와 노조 지부는 각각 18일 보도자료와 기자회견을 통해 상대측으로부터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해 공방이 벌어지고 있다.

조합원 23명으로 구성된 금속노조 S&T기전 현장위원회(대표 신한숙)는 4월 21일 쟁의조정기간이 만료됐다. 이후 이들은 ▲ 생활임금 쟁취 ▲ 정규직화 합의서 이행 ▲ 15명의 정규직 전환 ▲ 신규라인에 노사합의대로 정규직 채용 등을 요구하며 쟁의행위에 돌입했다. 이들은 S&T기전에 천막을 설치해 놓고 농성을 벌였고 이에 사측은 직장 폐쇄를 단행했다.

공방을 벌이고 있는 S&T기전 폭행 사건은 15일 오전 벌어졌다. 최평규 회장이 S&T기전의 모기업인 S&T대우의 핵심 최고 경영진, 관리직 40여 명과 함께 노동자들의 천막 농성장에 나타난 것이다. 최평규 회장은 이전에도 창원 소재 계열사의 노사갈등 현장에 나타나 '폭행' 논란을 빚기도 했다. 한국기전은 최평규 회장이 2006년 인수하면서 S&T기전으로 회사 이름이 바뀌었다.

금속노조 지부 "최평규 회장이 무자비하게 폭력 휘둘러"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18일 낸 자료를 통해 "최평규 회장이 차해도 지부장을 아스팔트 바닥에 넘어뜨려 허리 부상을 입히고, 노조간부의 차량을 부수고, 노동조합 천막을 파괴하는 등  무자비하게 휘두른 폭력이 엄청난 문제를 야기했다"고 주장했다.

노조 지부는 "이날(15일) 오후 12시 5분경 최평규 회장은 회사 마당 구석에 세워져 있던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상황실 천막을 직접 무자비하게 부수었다"며 "당시 점심식사를 준비하고 있던 6명의 조합원들은 적은 숫자로 천막을 지키느라 회사 경영관리직과의 충돌로 많은 부상을 입었다"고 덧붙였다.

이 소식을 전해 들은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 간부들과 조합원들 100여 명이 황급히 S&T기전으로 몰려들자 충돌은 잠시 멈추었다는 것. 노조 지부는 "최 회장은 이날 오후 2시경 노조 지부 간부가 타고 온 승용차 앞 범퍼와 오른쪽 깜빡이를 발로 차 부숴버렸다"고 밝혔다.

그리고 노조 지부는 "신고를 받고  현장조사를 하기 위해 현장에 도착한 금정경찰서 지구대 소속 정복 경찰에게도 안하무인격인 태도를 취하며 '내가 그랬다, 잡아갈 테면 잡아가라'며 성실히 조사에 임하기는커녕 오히려 큰소리를 내질렀다"고 덧붙였다.

또 노조 지부는 "뒤늦게 현장을 방문한 차해도 지부장이 마이크를 들고 조합원 집회 연설을 하려하자, 최평규 회장이 갑자기 달려들어 차해도 지부장의 마이크를 든 손과 몸체를 잡고 아스팔트바닥에 넘어뜨렸다"면서 "차해도 지부장은 최평규 회장의 폭력으로 아스팔트에 넘어져 심각한 허리부상으로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고 엎드린 상태로 병원에 이송되었다"고 밝혔다. 차 지부장 이외 7명의 조합원이 부상을 입었다.

노조 지부는 "최평규 회장은 차해도 지부장에게 폭력을 가한 후, 자기도 아프다며 두발로 온전히 걸어서 직원이 부른 앰뷸런스를 타고 어디론가 도망쳐 버렸다"면서 "최평규 회장은 자신이 저지르고 있는 불법 행위에 대한 책임을 져야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S&T기전 사측 "노조측이 불법 천막농성과 집단 폭력 자행"

S&T기전 사측은 "노조 지부 소속 타사 조합원들은 타격투쟁을 내세워 불법 천막농성과 집단폭력을 자행했다"며 "이 과정에서 최 회장과 S&T기전 대표이사 등 임직원 총 6명이 심각한 부상을 입고 인근 대형병원에 긴급 후송되어 3일째 입원 치료 중"이라고 밝혔다.

사측은 "이 사건의 실질적 배경은 민주노총의 올해 최대 투쟁목표인 비정규직 문제의 사회적 이슈화가 미국발 글로벌 경제위기에 묻혀버려 제대로 성과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데다, 노조 지부가 오는 27일부터 3일간 실시하는 총파업 찬반투표를 앞두고 상대적으로 노조 대응력이 취약하다고 판단한 S&T기전과 같은 중소기업을 정치투쟁의 희생양으로 삼겠다는 의도가 맞아떨어지면서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사측은 "노조 지부 조합들이 최평규 회장을 집단으로 둘러싸고 뒷목을 잡아끌고 갔으며, 이 과정에서 최 회장은 고통을 호소했다"면서 "최 회장은 조합원들에게 발로 차여 아스팔트 바닥에 쓰러져 있었으며, 최 회장은 머리에 정체불명의 둔기에 맞아 바닥에 쓰러졌다"고 주장했다.

또 사측은 "최평규 회장은 바닥에 쓰러진 뒤 머리를 부여잡고 고통스러워하면서 인근 병원으로 긴급 후송되었다"고 덧붙였다. 사측은 "노조 지부가 S&T기전 사내에서 불법으로 점거농성을 하고 불법 폭력행위까지 자행하며 주장하고 있는 사안들은 올해 S&T기전의 임금교섭과는 전혀 무관한 내용으로 재론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태그:#S&T그룹, #S&T기전, #최평규, #금속노조, #차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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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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