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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악구조대 이희철씨
 산악구조대 이희철씨
ⓒ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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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에 있는 응봉산은 해발고도가 1000m에서 1m 모자라는 999m이다. 그리 높은 산은 아니지만 골이 워낙 깊고 능선 곳곳이 바위인지라 발 아래는 천 리 낭떠러지 계곡이다. 산세가 맵고 짜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험하다고 소문난 유명한 산에 비해 입소문을 타지 않아 험한 줄 모르고 가볍게 응봉산을 찾았다가는 조난되기 십상이다.

1990년대 중반 이후 대한민국 최고의 오지라는 유명세를 타기 시작하면서 조난객도 하나둘 생기기 시작했다. 그러자 약 10년 전부터 삼척시 가곡면 풍곡리 마을 사람들은 스스로 응봉산구조대를 조직하여 활동했다. 그때부터 이들은 응봉산에서 혁혁한 구조의 전설을 만들어냈다.  

험하기로 유명한 응봉산도 응봉산구조대에게는 앞산 뒷산이다. 응봉산 일대에서 조난을 당해도 일단 구조대와 통신만 되면 상황의 반은 해결된 셈이다. 응봉산구조대는 조난자가 전해주는 짧은 설명으로도 그가 어디에서 구조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는지 단번에 가늠하기 때문이다.

대원들은 주로 중장년층이다. 올해 나이가 62세인 노인부터 가장 젊은 30대까지 구성되어 있다. 하지만 구조의 현장인 산으로 내달리는 발걸음은 대한민국의 그 어떤 산악구조대에도 뒤지지 않는다.

응봉산 산악구조대원장 이희철(58)씨는 "5, 6년 전만 하더라도 사나흘이 멀다하고 사람을 하나씩 구조했다"고 한다. "언젠가는 구조하러 올라간 119 구조대원도 구조해서 올 정도"였으니 응봉산에 대한 정보, 구조 활동의 경험과 연륜에서 이들을 따라갈 자가 없다.

산에서 이뤄지는 구조 활동에선 지형 파악이 으뜸이다. 그래서 이곳에서 정부기관의 구조대들은 응봉산구조대가 산속에서 구조하여 온 조난자를 앰뷸런스 앞까지 내려주면 그때부터 역할을 하기 시작한다.

응봉산산악구조대와 같은 민간구조대를 활성화하는 정책이 절실하다. 정부가 운용하는 119구조대나 경찰구조대가 맥을 못 추는 현장에서 이들은 빛난다. 인명구조는 물론 산불예방과 야생동물 보호활동 등 산지에서 공공기관이 해야 할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태그:#삼척, #울진, #녹색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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