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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와 공공부문 사유화 저지, 경부운하 백지화 등을 위해 수원지역 39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수원시민대책위원회'(시민대책위)는 6일 저녁 수원역 광장에서 수원 촛불문화제 한돌 기념행사를 열었다.

 

이날 오후 7시부터 진행된 기념행사에는 시민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경찰의 '촛불 탄압'에도 불구하고 꿋꿋하게 촛불을 지켜온 지난 1년을 되돌아보고, 앞으로도 정부의 탄압에 맞서 계속 촛불문화제를 이어 나가기로 결의했다.

 

시민대책위는 광우병 위험 미국산 쇠고기 수입반대 촛불시위가 들불처럼 번지던 지난해 5월 초부터 매주 수요일 저녁 수원역 광장에서 촛불문화제를 열어왔다. 이 때문에 촛불 관계자 5명이 집시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소환되거나 강제 연행되는 수난을 겪었다.

 

그러나 촛불문화제는 한주도 거르지 않았고, 이제는 '수요 문화제'가 됐다. 촛불시민들은 "헌법에 보장된 집회·시위 및 표현의 자유를 억압 말라"고 저항하면서도 평화적인 기조를 잃지 않았다. 이날 1주년 기념행사도 이런 기조아래 '문화한마당'으로 진행됐다.

 

떡판과 떡메가 등장하고, 곧이어 다량의 인절미가 만들어져 행사 참석자들은 물론 지나는 시민들에게도 돌려졌다. 시민들은 인절미를 나누고 한데 어우러져 풍물굿패 공연-시민노래자랑-상황극 등을 지켜보며 웃음꽃을 피웠다.

 

특히 시민들의 노래자랑 때는 오가던 시민들도 발걸음을 멈추었다. 전국농민회 경기지부 정연훈 활동가는 '진달래꽃'을 열창해 큰 박수를 받았다. 또 자신을 평범한 수원시민이라고 밝힌 40대의 남성은 직접 자작한 '우리 작은 행복을 위하여'를 불러 공감을 얻었다.

 

30대 남성 듀오 '노래하는 미네르바'도 등장했다. '내 나이 서른네 살' 등을 부른 이들은 전문 가수 뺨치는 노래 실력을 보여줘 청중들을 사로잡았다. 시민단체 여성 회원 4명이 펼친 한 방송사 개그프로그램을 패러디한 촛불탄압 상황극에서는 폭소가 터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날 행사장에서는 정부와 경찰에 대한 날선 비판도 나왔다. 이날 진행된 정부의 경인운하 기공식과 노동자의 날인 지난 1일 오후 종로 3가 지하철역 구내에서 있었던 시민들에 대한 경찰의 과격진압 행위가 입길에 올랐다.

 

박진 시민대책위 집행위원장은 "정부가 오늘 경인운하 기공식을 했다는데, 국민들에게 떳떳하게 알리지도 못하고 '도둑 기공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면서 "우리는 경인운하를 반대하며 촛불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집행위원장은 이어 "조아무개 경감이란 경찰이 지난 1일 서울 종로 3가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을 향해 기다란 진압봉을 마구 휘두르는 충격적인 동영상과 사진이 지금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면서 "피해자나 목격자는 '안티 이명박' 카페로 연락해 달라"고 말했다. 그는 "시민소송을 통해 다시는 망나니 같은 경찰의 만행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행사장에서는 또 수원여성회 소속 미디어 동아리에서 제작한 '촛불 1년'이란 영상기록이 상영돼 분위기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참석자들은 이 기록영상물을 보며 지난 1년 동안 온갖 어려움을 겪으며, 지속해온 '촛불의 추억'에 잠겼다.

 

행사장을 찾은 강관석 신부는 "이명박 정부가 오늘 경인운하 기공식을 했다고 들었는데, 안타깝다"면서 "정부가 국민 모두를 위하는 정책을 펴 우리가 더 이상 촛불을 들지 않고 편안해지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촛불문화제를 마친 시민들은 수원역 지하상가를 거쳐 농협 수원역지점까지 가두행진을 벌인 뒤 밤 9시 40분쯤 자진해산했다. 

 


태그:#수원 촛불, #수원시민대책위원회, #수요 문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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