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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새 원내대표 선출을 앞둔 민주당의 정세균 대표는 요즘 언론을 바라보는 심기가 불편하다.

 

신문, 방송, 인터넷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매체가 이번 원내대표 선거를 계파간 대결구도로 정리하고 있기 때문이다. 일부는 4·29 재보선에 이은 '정세균-정동영' 대결의 2라운드로 보기도 한다. 바로 이런 시각이 정 대표를 불편하게 만들고 있다.

 

정 대표는 4일 오후 기자간담회를 자청해 "언론이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를 이상하게 해석하는 것 같다"고 불만을 나타냈다. "계파간 싸움으로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다.

 

그는 "이번 원내대표는 과연 누가 오는 6월 MB악법을 잘 막아낼 적임자냐를 보고 선출하는 것이지, 다른 기준이 있는게 아니다"라며 "일부 언론이 억지로 끼워맞추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기자간담회에서 정 대표는 과거 민주당의 원내대표 선출사(史)와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예정인 후보들과의 개인적 인연을 길게 설명하기도 했다. 이번 선거가 '주류와 비주류'간 싸움으로 외부에 비쳐지는 점을 경계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정 대표의 걱정은 단순하다. 오는 6월 미디어악법 처리를 앞두고 내부 결속을 다져야 하는 때에 당의 분열이 계속된다는 인상을 주게 되면 지지세력을 끌어모을 수가 없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싸워보지도 못하고 지리멸렬할 수도 있다. 또 4.29 재보선 수도권 승리로 상승세를 타야 할 민주당으로선 일사분란한 대오 유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정 대표는 "언론이 원내대표 선거를 이상하게 끌어붙여서 결과적으로 민주당에 피해를 입히지 않았으면 한다"면서 "민주당에 오랫만에 쨍하고 해가 떴는데, 햇살을 가리지 말고 좀 도와달라"고 거듭 호소했다.

 

정 대표는 또 "원내대표 선거에 당 대표가 점잖치 못하게 나서겠느냐, 지금 내가 나서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말하면서 원내대표 선거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새 원내대표 후보 '김부겸-이종걸' 입장차 확연  

 

하지만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는 정 대표의 바람과는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는 중이다. 현재 민주당 새 원내대표 후보는 김부겸(경기 군포), 이강래(남원·순창), 이종걸(안양 만안) 의원 등 3선 의원 3명으로 압축된다. 출마를 저울질하던 이미경 사무총장과 박병석 정책위의장은 뜻을 접었다.

 

3명의 후보는 '정동영 파동' 가운데서 각각 다른 길을 택했다. 국회 교육과학기술위원장인 김부겸 의원은 개인 성명서까지 발표하며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를 강하게 반대했다. 민주연대 공동대표인 이종걸 의원은 정 전 장관이 출마를 선택한 이상 공천을 해야 한다고 주장해 당 지도부와 마찰을 빚는 중이다. 이 가운데 '정동영계'로 평가받는 이강래 의원은 침묵을 지켰다.

 

겉으로만 봐도 김 의원이 당 지도부쪽에, 이종걸 의원은 반대편에 서 있다. '주류-비주류', '정세균-정동영'의 대리전으로 파악한 언론의 구분법도 이유가 있는 셈이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15일 오전 10시 국회에서 후보자 합동토론회를 연 뒤 곧바로 투표를 통해 새 원내대표를 선출한다.

 

김부겸 의원이 당선된다면 정세균 체제는 더 힘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종걸 의원이 당선된다면 '정동영 복당'을 놓고 불협화음이 생길 수 있다. 이 의원은 복당 문제를 신속히 마무짓자는 입장이다. 이 의원은 또 '선명 야당, 강한 야당'을 내세우고 있어 한나라당과도 첨예한 대립각을 세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강래 의원은 '화합형'으로 평가되지만, 경우에 따라서 이종걸 의원과 후보단일화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태그:#민주당, #원내대표,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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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 오마이뉴스 입사 후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편집부를 거쳐 정치팀장, 사회 2팀장으로 일했다. 지난 2006년 군 의료체계 문제점을 고발한 고 노충국 병장 사망 사건 연속 보도로 언론인권재단이 주는 언론인권상 본상, 인터넷기자협회 올해의 보도 대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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