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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촛불, 그것은 어둠을 밝히기 위한 한 줄기 희망의 빛이었다.
▲ 촛불 그리고 눈물 한 방울 촛불, 그것은 어둠을 밝히기 위한 한 줄기 희망의 빛이었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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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을 밝히는 촛불이 켜지고 일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습니다.

촛불로 인해 우리는 저들의 속내를 속속들이 알게 되었지만 여전히 그들은 악어의 눈물을 흘리며 국민을 우롱하고 지난 일 년, 자기들 세상인냥 희희낙락 활보했습니다.

지난 일년, 참으로 힘들었습니다.

역사가 거꾸로 가는 것 같은 현실도 버거운데 세계적인 경제공황까지 겹쳐 그들의 무능함이 교묘하게 감춰지는 것을 보면서 분노했습니다.

긴 겨울 지나면 봄, 여름 오고 초록의 빛도 짙어질 것이다.
▲ 연록의 희망 긴 겨울 지나면 봄, 여름 오고 초록의 빛도 짙어질 것이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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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어두운 것들만 볼 때에는 희망이 보이질 않고, 마음도 점점 강퍅해졌습니다.
역사고 민족이고 이웃이고 관심둘 여력이 없어 보였습니다. 그저 내 한 몸뚱이, 내가 책임져야할 가족들 치닥거리하는 것도 힘겨웠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한다는 말이 틀리지 않음을 절실하게 느꼈습니다.

용산참사가 일어난 날, 저들이 얼만큼 뻔뻔하게 과거 군부독재정권보다도 더 폭압적으로 국민을 억압하는지를 실감하며 분노했습니다.

물방울 안에 촛불의 담아본다.
▲ 촛불과 물방울 물방울 안에 촛불의 담아본다.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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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가 일어나고 100일이 넘도록 장례식 조차도 치르지 못하는 것을 보면서 도대체 이 나라의 정의는 실종되었다 확신했습니다. 권력 앞에서 한없이 비굴하고 국민들에게 당당한 이들을 보면서 이 나라가 소인배의 나라가 아닌가 절망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지, 어떻게 이 나라가 가야하는지 고민도 없이 그저 자기의 이익만을 위해 자기합리화의 함정에 빠진 변절한 지식인들을 보면서 자기합리화가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도 알았습니다.

작은 물방울 하나 온 세상 살리듯, 촛불 하나 온 세상 밝히고
▲ 생명의 시작 작은 물방울 하나 온 세상 살리듯, 촛불 하나 온 세상 밝히고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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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렇게 어두운 곳을 볼수록 나도 그 어둠에 물들어가고 있음을 보았습니다.

난폭해지고, 자기중심적이 되고, 남들이야 어찌되었든 내 등 따스하고 내 배 부르면 그만이라는 짐승같은 생각이 오히려 지혜로운 것 같은 착각이 들더란 말입니다.

그래서 다른 곳을 보았지요.

아, 여전히 그곳에는 소수지만 희망을 주는 이들이 있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촛불을 들고 희망을 노래하는 이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나의 희망이 되고, 때론 나도 그들의 희망이 되기도 하면서 하나가 되었지요.

물방울 속에 새겨진 꽃
▲ 물방울과 꽃 물방울 속에 새겨진 꽃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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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쉽지 않은 싸움이라는 것을 알았습니다.

쉽지 않은 싸움이라도 멈추면 안된다는 것도 알았습니다.
잠시 소상상태에 빠졌다고 혹은 그들의 폭압적인 시위진압작전이 성공했다고 여겨지던 기간동안 이 나라는 싸움판이요, 진흙탕이었습니다.

선택에 대한 책임이 이리도 모진 것이구나 실감하며 살아가야 할 날이 아직도 많이 남았습니다. 그래서 마음을 고쳐 먹었지요. 저들의 부조리를 눈감고 모른척하진 않을지라도 그것만을 바라보지 말자고 말입니다. 그 부조리한 것들을 몰아내기 위해 꿈꾸는 이들을 바라보자고 말입니다.

작은 물방울의 작은 울림, 작은 촛불의 작은 울림
▲ 잔잔한 울림 작은 물방울의 작은 울림, 작은 촛불의 작은 울림
ⓒ 김민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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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개인적으로 물방울 사진과 이슬사진에 빠져있습니다.

그 이유는 다른데 있지 않습니다. 맑은 것들이기 때문이지요. 그 맑은 것들을 바라보다 보면 나의 마음도 맑아집니다. 그리고 저들처럼 저질의 삶을 살아가자가 아니라 그럼에도 불구하고 옳바른 삶을 살아가야지 다짐하게 됩니다.

촛불집회 1주기를 맞이하여 많은 분들이 촛불을 들었습니다.

그러나 권력의 하수인이기를 마다하지 않는 경찰은 이제 시민을 향해 곤봉 휘두르는 것은 기본이고, 방패로 머리를 찍는 일은 전문인듯 합니다. 이런 폭압적인 정권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역사가 그것을 말해줍니다. 길어야 몇 년 안남았습니다. 지혜롭지 못하니 몇 년 뒤에 뒷감당하지도 못할 일들을 당당하게 하는 것이겠지요.

많이들 어렵고 힘든 시간들입니다.

이럴 때 사치처럼 느껴질지는 모르겠지만 맑은 것들을 보면서 마음을 다잡으면 좋겠습니다. 평점심을 잃지 않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말입니다.

맑은 그대들에게 촛불이 새겨진 맑은 물방울과 희망의 꽃이 새겨진 물방울, 맑은 하늘을 담은 물방울을 선물로 드립니다. 끝내 승리합시다!


태그:#물방울사진,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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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을 소재로 사진담고 글쓰는 일을 좋아한다. 최근작 <들꽃, 나도 너처럼 피어나고 싶다>가 있으며, 사는 이야기에 관심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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