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진석

와아아아앙. 다시 모터 패러 숫자가 불어났다. 처음에는 4대, 다시 8대, 이제는 모두 14대가 경기도 안산시 한국해양연구원 앞 상공을 가르며 지나갔다. "와!"라는 탄성을 터뜨리는 사람이나, 하늘을 향해 힘껏 손을 흔들어주는 사람, 모두 얼굴이 밝다.

경기도와 안산시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09 국제레저항공전'이 1일 개막했다. 연휴를 맞아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 6만여 명(주최측 추산)은 초경량항공기, 열기구, 행글라이더, 패러글라이더 등을 통해 항공레저 세계를 직접 체험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관람객 눈길을 붙잡은 이탈리아 곡예비행팀

가장 먼저 사람들의 눈길을 붙잡은 프로그램은 이탈리아에서 온 파이오니어팀(Pioneer Team)의 곡예비행이었다. 한동안 행사장 상공을 선회하며 '몸'을 푼 곡예 비행팀은 연막으로 새하얀 궤적을 그려내면서 진면목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마름모꼴 대형 비행, 보는 이에게는 아슬아슬할 정도로 비행기 4대 간격이 좁았다. 한동안 편대 대형을 하나 싶더니, 1호기가 상공을 치고 나갔다. 2, 3, 4호기가 그 뒤를 따른다. 360도 선회비행 후 저만치 멀어졌던 비행기들이 관람객들을 향해 다가왔다. 이어 하얗기만 하던 연막에 초록색과 빨간색도 '합류했다'.

"우와, 멋지다"는 탄성과 함께 저공비행이 이어졌다. 지상으로부터 약 10미터 정도 거리나 될까. 두 대가 먼저 눈앞을 스쳐가더니, 사라지는 궤적에 관람객들의 눈길이 채 머물기도 전에, 다시 굉음과 함께 다가오는 나머지 비행기들. 관람객들의 탄성이 점점 커져갔다.

 이탈리아 파이오니어팀 곡예비행

이탈리아 파이오니어팀 곡예비행 ⓒ 김진석


 이탈리아 파이오니어팀 곡예비행

이탈리아 파이오니어팀 곡예비행 ⓒ 김진석


 이탈리아 파이오니어팀 곡예비행

이탈리아 파이오니어팀 곡예비행 ⓒ 김진석


"비행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

맨 앞에서 만세를 부르며 관람하던 김희연(8·여) 어린이는 마냥 들뜬 얼굴로 "이런 구경은 처음 했다"면서 "친구들도 오라고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언니 김수연(12) 어린이도 "비행기를 이렇게 가까이서 보기는 처음"이라며 활짝 웃었다.

각종 체험 프로그램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주최측 홈페이지를 통해 초경량 항공기 탑승 이벤트에 신청했다가 선정되지 못했다는 박아무개(35·남)씨는 "막상 와보니 생각보다 비행기가 작아 무서울 것 같더라"면서도 "평생 잊지 못할 경험이 될 것 같다"는 말로 부러움을 표시했다.

패러글라이더 지상체험에 나섰던 송진희(23·여)씨는 "바람이 조금 부는 것 같은데도 몸의 균형을 가누기가 어려워 애먹었다. 그냥 TV에서 보는 것과는 다르더라"며 "기회가 닿는 대로 패러글라이딩에 한 번 제대로 도전해 볼 생각"이라고 했다.

그 외에도 경기도 소방재난본부에서 준비한 119 안전체험 캠프, 행글라이더 시뮬레이션 체험, 열기구 체험 등에 사람들이 많이 몰렸으며, 종이비행기 만들기 등 어린이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인기를 끌었다. 이들 프로그램은 앞으로 어린이날까지 계속될 예정이다.

 행글라이더 체험을 하고 있는 '아빠와 아들'

행글라이더 체험을 하고 있는 '아빠와 아들' ⓒ 김진석


"이렇게 좋은 구경 처음" "휴식공간 더 신경 써 줬으면"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은 비교적 만족한다는 반응이었다. 아들과 함께 행글라이더 체험을 마친 장기영(39·남)씨는 "밑에서 바라봤을 때와 기분이 많이 다르더라. 솔직히 무섭더라(웃음)"면서 "인터넷을 통해 행사를 알게 돼서 찾아왔는데, 괜찮은 행사 같다. 기분이 참 좋다"고 말했다.

친구와 함께 행사장을 찾은 장순자(63·여)씨는 "안산에만 7년 살았는데, 이렇게 좋은 구경은 처음이다. 너무 좋다"면서 "집에 있을 때는 답답했는데, 무엇보다 탁 트여 있어서 시원해지는 기분"이라고 했다. 옆에 있던 이가운(63·여)씨도 "몇 년 전에 이런 행사를 본 적이 있는데, 올해가 더 재미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기대만은 못하다는 반응도 있었다. 안철영(38·남)씨는 "에어쇼를 구경한 적 있는데, 전반적으로 그때보다는 볼거리가 부족한 편"이라고 했다. 가족과 함께 습지공원에 가다 행사장을 들렸다는 김미정(38·여)씨도 "에어쇼만큼의 만족감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부대시설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람도 있었다. 김진철(46·남)씨는 "비교적 재미있게 관람했는데, 가족과 잠깐 쉴 수 있는 휴식공간이나 그늘이 좀 부족한 것 같다"면서 "어린이날에는 아무래도 사람이 더 많이 올 것 같은데, 주최측에서 이런 점을 더 신경써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레저항공산업전 전시장에 있는 모형 비행기

레저항공산업전 전시장에 있는 모형 비행기 ⓒ 김진석


김문수 경기지사 "레저항공 육성 위해 적극 나설 것"

한편 김문수 경기지사는 개막에 앞서 기자들에게 "레저항공산업은 최첨단 하이테크 기술이 필요한,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유망한 산업"이라면서 "면허를 갖고 있는 인적자원은 일본보다 더 많은데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활주로 없는 것이 현실이다. 앞으로 경기도가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레저항공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설 뜻을 밝혔다.

이어진 개막식에서도 김 지사는 축사에서 "레저항공산업에 들어가는 부품을 다 합치면 2만개가 될 정도로 연관 산업이 매우 많다"면서 "항공산업 발전을 위해 앞으로 경기도는 더욱 열심히 노력할 것이며, 대한민국이 세계 항공 강국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전국 각지에 있는 인재들도 함께 노력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박주원 안산시장은 환영사를 통해 "국제레저항공전은 경기도와 안산시를 세계에 알림으로써 대한민국이 동북아 레저항공 중심에 우뚝 서는 계기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할 수 있다. 우리는 날 수 있다. 대한민국 레저항공의 비상을 위해 안산의 푸른 하늘을 내어드리겠다"고 말했다.

스위스에서 온 피에르 포트만 국제항공연맹 총재는 "레저항공산업이 세계적으로 빠른 성장을 보이는 이때, 경기도가 국제레저항공전을 개최하고 또 레저항공 콤플렉스(복합단지)를 조성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듣고 참 기뻤다"면서 "앞으로 대한민국이 세계항공을 이끌어 가는 리딩그룹으로 부상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행글라이더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행글라이더 체험을 하고 있는 어린이들 ⓒ 김진석


▲ 2009 국제레저항공전 오늘부터 화려한 개막 경기도와 안산시가 주최하고 경기관광공사가 주관하는 '2009 국제레저항공전'이 1일 오전 개막식을 열고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 박정호


레저 항공 비행기 경기도 안산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