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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목에 칼을 쓰고 지옥에 떨어진다 해도 저는 지금과 같은 선택을 주저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천성산 지킴이' 지율 스님이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한 대법원의 상고심 판결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지율 스님은 28일 홈페이지(초록의공명)에 "대법원의 판결 소식을 듣고"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지율 스님은 "어제 거리에서 실형 선고를 내린 제 판결소식을 들었다"면서 "법원에서 판결 날짜를 제게 통보한 일도 없고 아직 판결문을 받아 보지도 못하였는데(그것이 통례인지는 모르지만) 유명 일간지들은 23일 일제히 기사와 사설을 실었고, 인터넷에 들어가 보니 판결문을 제게 송부한 것은 24일이며 판결문은 아직 인터넷에 올려있지 않다"고 밝혔다.

 

지율 스님은 "저는 항소와 상고 시에 결코 무죄를 주장하지는 않았으며 저의 적법함을 주장하지도 않았기에 상소 후 27개월 만에 시의 적절하게 내린 법원의 결정에 이의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율 스님은 다음과 같은 글도 인용해 놓았다.

 

"경에 '5역상(五逆相)으로서 해탈을 얻되 5역죄(五逆罪)에서 해탈하는 것도 아니요 속박을 받는 것도 아니라'고 하셨으며 조사들께서는 '번뇌와 함께하며 난(難) 중에 몸을 숨기라'고 하셨다."

 

지율 스님은 "하지만 이 판결을 빌미로 스스로 정정보도를 내고도 비약해 가고 있는 논리들은 '악의'가 아니라 '시의'이기에 저는 대법원의 판결문을 본 후 오도된 기사들을 바로 잡아가려 한다"면서 "그들이 눈가림하고 싶어 하는 것은 지금 제가 걷고 있고, 제 눈이 보고 있는 이 현장들과 결코 무관하지만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2조 손실' 언급한 언론사 상대 법적 대응 검토

 

지율 스님이 밝힌 '정정보도'는 환경운동으로 경부고속철도(KTX, 대구~부산) 천성산 구간(원효터널) 공사가 지연되고 2조 원(2조5161억 원)의 손실금이 발생했다고 보도했던 언론들이 천성산대책위의 요구와 언론중재 등을 통해 이후 바로 잡았던 것을 말한다.

 

<연합뉴스>는 지난 해 11월 8일 "2005년 이후 고속철도공단이나 대한상의 등의 발표를 인용해 '천성산 터널 공사가 1년 이상 지연돼 많게는 수조 원의 손실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는 취지로 보도한 일련의 기사와 관련, 계약 당시 2009년 4월로 예정됐던 천성산 구간의 터널 공사 완료일이 2008년 12월로 앞당겨져 공사 지연으로 인한 수조 원의 사회·경제적 손실은 발생하지 않았고, 언론중재위 조사를 통해 시공사 측의 직접적 손실은 145억 원에 그친 것으로 밝혀져 바로잡습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중앙일보>와 <문화일보> 등에서도 '천성산 터널공사 지연 손실금'이 잘못 보도되었다며 정정보도를 냈다. 그런데 최근 업무방해 혐의와 관련한 대법원 판결을 보도한 몇몇 언론사들이 다시 '2조 손실'을 언급한 것이다.

 

천성산대책위 손정현 사무국장도 "이번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 등 법적 조치를 검토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율 스님은 2004년 3월부터 6월까지 경남 양산시 동면 개곡리 원효터널 입구 공사 현장에서 굴착기를 막는 등 업무를 방해함 혐의로 기소되어 2심에서 징역 6월(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고, 지난 23일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상고심에서 원심 확정 판결했다.

 

<조선일보>, 박재완 수석, 김종대 재판관 등 상대로 각종 소송

 

한편 지율 스님은 <조선일보> <동아일보>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 김종대 헌법재판소 재판관을 상대로 각종 소송을 제기했으며, 현재 재판 진해 중에 있다. 지율 스님은 월간 <신동아>(2006년 3월호) 인터뷰 내용과 관련해 김종대 헌법재판관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했다.

 

지율 스님은 '2조 손실' 보도와 관련해 <조선일보>를 상대로 '정정보도문'과 '반론보도문' 게재를 요구하고, 법원이 이것이 받아들였는데도 이행하지 않을 경우 하루 10원씩 지급할 것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또 지율 스님은 지난해 7월 25일 제주도 서귀포 롯데호텔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의 포럼에서 '대한민국 발전의 걸림돌' 내지 '설익은 민주화의 적폐'라고 발언한 박재완 청와대 국정기획수석비서관과 대한민국을 상대로 명예훼손과 모욕 발언으로 피해를 입었다며 1억 원의 손해배상청구소송을 냈다.


태그:#지율 스님, #도롱뇽 소송, #천성산, #원효터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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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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