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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도시' '미래도시'를 밤낮없이 선전하는 인천광역시는 지난 2007년 9월 국내 최대 규모의 생태통로 공사를 시작했다. 한남정맥의 S자 녹지축이기도 한 계양산과 철마산의 연결고리인 징매이고개가 경명로 8차선 도로에 의해 잘려나간 곳에 폭 100m, 길이 80m, 높이 12m 규모의 아치형 터널을 만들고 그 위에 2m 두께의 흙을 덮는다 했다.

계양산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공사현장
 계양산 징매이고개 생태통로 공사현장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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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초 예정된 공사 완료시한은 올해 5월 2일까지인데, 시가 최근 발표한 '2020 인천시 공원녹지기본계획'에 따르면 7월까지 생태통로를 조성한다고 한다. 흙 덮은 생태통로 위에 나무를 식재하고 야생동물이 이동할 수 있는 통로와 등산객을 위한 산책로를 만들 계획이다. 예산도 공사 기한처럼 늘어난 상태다.

관련해 "동물들아! 고맙지?"란 낯뜨거운 현수막을 내건 공사업체는 작년 가을과 겨울동안 아치형 터널을 위한 콘크리트 구조물을 설치하고 그 위에 강철판을 조립한 뒤 덤프트럭과 포클레인, 불도저 등 중장비를 동원해 쉴새없이 흙을 그 위에 퍼나르고 다지기를 반복해왔다. 공사 막바지에 다다른 요즘도 터널 위에서는 터닦기와 흙다지기가 계속되고 있다.

그간 아치형 터널을 만들고 그 위에 흙덮기를 해왔다.
 그간 아치형 터널을 만들고 그 위에 흙덮기를 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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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널 내부 공사도 벌이고 있다.
 터널 내부 공사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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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통로도 만들고 민자도로로 만들겠다고??

이렇게 인천시가 계양산 남서면에 생태통로를 만들어 야생동물을 위해 S녹지축을 복원하기 위해 노력을 하는 가운데 산너머 북서면에는 재벌롯데를 위해 골프장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인천시민들의 반대여론과 한강유역환경청과 환경부의 조건부동의로 사실상 골프장 개발이 불가능함에도 인천시는 골프장 행정절차를 포기하지 않고 있다.

이렇게 인천의 진산인 계양산 앞뒤에서 다른 식의 공사를 벌이는 인천시는, S자 녹지축 복원 계획에 따라 부평구 산곡1동에서 서구 가좌2동을 잇는 원적산길로 단절된 원적산과 함봉산을 연결하는 생태통로도 조성할 계획이다. 올 10월 실시설계용역을 완료한 후 내년에 착공해 2011년까지 길이 80m, 높이 10m 규모의 생태통로 공사를 할 계획이라 한다.

그런데 인천시 환경녹지국은 원적산로 생태통로 조성을 추진하지만, 건설교통국은 이 구간과 겹치는 위치에 민간자본을 유치해 도로를 건설할 계획이라 한다. 앞뒤가 전혀 맞지 않는 인천시의 개발행정으로, '친환경' '생태통로'란 구호아래 또 다른 식의 환경파괴가 우려스럽다. 이미 인천시는 경인운하 착공과 함께 특별법을 도입해 주변지역 그린벨트까지 해제해 개발할 것이라 밝힌 바 있다.

지역건설업체와 생색내기 위한 생태통로가 아니라 각종 개발로 위협받는 얼마남지 않은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를 보존하는게 우선이 아닌가 싶다.

인천시는 국내 최대 생태통로를 만들고 있지만, 뒷산에는 골프장을 만들려 한다.
 인천시는 국내 최대 생태통로를 만들고 있지만, 뒷산에는 골프장을 만들려 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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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통로가 연결되어도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는 계속 파괴되고 있다.
 생태통로가 연결되어도 야생동식물의 서식지는 계속 파괴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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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가 맞지 않는 개발행정을 벌이고 있는 인천시, 곳곳에 생태통로와 도로를 만들려 한다.
 앞뒤가 맞지 않는 개발행정을 벌이고 있는 인천시, 곳곳에 생태통로와 도로를 만들려 한다.
ⓒ 이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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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U포터뉴스와 블로거뉴스에도 송고합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생태통로, #계양산, #인천시, #민자도로, #롯데골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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