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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취재팀 - 김종철 최경준 안홍기 기자

[2신 : 23일 낮 12시 20분]

"윤석만 사장 후보가 CEO추천위에서 다 폭로"
CEO 추천위원회 회의 참석 인사가 전한 '인사 개입' 상황

"윤석만 사장이 일일이 메모를 해 와서 회의석상에서 다 이야기했다."

현 정부의 포스코 회장 선임과정에서의 인사개입 의혹과 관련해, 지난 1월 열렸던 포스코 CEO추천위원회에 참석했던 한 인사는 23일 <오마이뉴스>와 전화통화에서 "우제창 의원이 22일 폭로한 내용과 거의 같은 내용을 윤석만 당시 회장 후보(당시 포스코 사장, 현 포스코건설 회장)가 CEO추천위원회의에서 말했다"고 밝혀,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
 정준양 포스코 회장
ⓒ 포스코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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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CEO추천위원회는 지난 1월 29일 오후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이구택 회장의 뒤를 이을 차기 회장 선임을 위해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당시 정준양 포스코건설 사장과 윤석만 포스코 사장이 후보로 나왔으며, 장시간 동안 면접이 진행됐었다.

이 인사는 이날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윤 사장이 메모를 해가지고 와서 (우제창 의원이 폭로한 내용을) 다 이야기했다"면서 "그러다보니 회의에 참석한 사람들이 '이거 안 되겠다' 싶어서 많은 시간 격론을 벌였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그래서 위원들간의 투표 결과 정준양 후보와 윤석만 후보 표가 반반씩 나왔다"면서 "이구택 회장이 정부의 의도대로 정준양 후보를 지명했는데 자칫 그것이 안 될뻔 했다, 이것이 다 윤석만 후보가 정부의 외압 사실을 그 자리에에서 폭로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지난 2006년 3월께 만들어진 포스코의 CEO추천위원회는 전원 사외이사들로만 구성돼 있다. 포스코 이사회는 모두 15명인데 투명한 지배구조를 위해 사내이사(6명)보다 더 많은 사외이사(9명)를 두고 있었다. 지난 1월 포스코의 사외이사는 모두 8명이었다. 사외이사였던 전광우 전 딜로이트코리아 회장이 금융위원장으로 자리를 옮겨, 공석이었다.

따라서 당시 포스코 CEO추천위원회는 서윤석 이화여대 경영대학장을 비롯해, 박영주 전경련 부회장, 제프리존스 전 주한미상공회의소장,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손욱 농심회장,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의장, 허성관 전 해양수산부장관, 박상용 연세대 교수 등 8명이었다.

포스코 회장은 CEO추천위의 자격심사를 거쳐, 회장으로 추천을 받게 되면 이사회 승인과 주주총회 승인을 거쳐 회장으로 최종 취임한다.

[1신 : 23일 오전 11시 40분]

'왕 차관'과 '대통령 친구', 포스코 인사개입?
우제창 민주당 의원 "MB실세들, '대통령이 정준양씨로 결정' 압력 행사"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인 '왕 차관'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대통령의 친구'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이 포스코 회장 인선 과정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예상된다.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포스코 회장 인선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우제창 민주당 의원.
 이명박 정부의 핵심 실세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과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인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포스코 회장 인선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우제창 민주당 의원.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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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제창 민주당 의원은 21일 국회 예결위 회의에서 "포스코의 CEO가 커지는 정치적 압력에 고개를 숙였다. 포스코는 2000년 완전 민영화했지만 여전히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 아래에 있다"는 취지의 <파이낸셜 타임스>(1월 19일자) 기사를 인용해 박영준 차장을 상대로 포스코 회장 인선 개입 의혹을 따졌다.

우 의원은 먼저 박 차장이 지난해 11월 5일 윤석만 포스코 사장을 만난 사실을 추궁해 시인을 받아냈다. 우 의원은 또 박 차장이 지난해 12월 박태준 포스포 명예회장을 신라호텔에서 부부 동반으로 만나 식사를 한 사실도 질의해 시인을 받아냈다.

박 명예회장은 지금도 포스코에 절대적 영향력을 갖고 있다. 박 차장이 윤 사장과 박 명예회장을 만날 당시 박 차장은 청와대 기획비서관에서 물러난 뒤 자연인 신분이었다.

이어 우 의원은 "그 다음에 정준양 지금 포스코 회장 만났습니까, 안 만났습니까"라고 질문을 이어나갔으나 이한구 예결위원장이 "잠깐만요. 박 차장, 그것은 답변 안 하셔도 됩니다"라고 제지했다.

이 위원장은 이어 "여기는 예결위 회의장이다. 지금 우제창 위원이 질의한 것은 도가 지나치다. 빨리 주제로 돌아가기 바란다"고 재차 제지했다.

그러나 우 의원은 "1월 7일날 이구택 회장님께…… 워낙은 윤석만 회장이 이구택 회장과 박태준 회장의 어떤 의미에서는 후임자였습니다. 그것을 바꾼 것이지요. 정준양 회장이 여러 가지 흠이 있는 것 아십니까? 자사주 매입이라든지 처남 회사 납품이라든지 또는 뭡니까, 친동생 납품 의혹 있는 것 아세요?"라고 따져 물었다.

그러자 이한구 위원장은 다시 "박영준 차장, 그런 데 대해서는 답변하지 마십시오.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원래 주제대로 돌아가세요"라고 발언을 제지했다.

우 의원은 "들어보세요"라며 "천신일 회장이 지난 1월12일 윤석만 당시 사장에게 전화해 '대통령'을 거론하며 승진에 부정적인 뜻을 전했으며, 차기 회장이 결정되기 전날인 1월 28일에 다시 윤 사장에게 전화를 걸어 '대통령이 정 사장으로 결정했다.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면서 "전화번호와 전화한 시간까지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 의원은 "지금 소식에 의하면 SK가 포스코 지분을 갖고 있고 포스코 주식을 매집하기 위해서 TF를 차렸다는 말이 있다"면서 "포스코 같은 국민기업이 어느 특정 재벌과 사기업으로 가는 것을 막으시겠어요, 안 막으시겠어요"라고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따져 물었다. 윤 장관은 SK의 포스코 주식 매입설에 대해 "전혀 들어본 적이 없는 이야기다"고 부인했다.

박 차장과 천 회장이 포스코 간부들과 접촉하던 지난 연말부터 올해 초는 노무현 정부 시절에 선임된 이구택 전 회장의 교체설이 나돌면서 차기 회장 후보로 윤석만 사장과 정준양 사장이 경쟁하던 무렵이었다.

인사개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큰 파장이 예상된다. 포스코는 2000년 민영화 이후 정부 지분이 전혀 없는 순수 민간기업이기 때문이다. 특히 외국인과 외국기업의 지분이 50%를 넘는다. 정부가 포스코에 영향력을 행사할 법적 근거가 전혀 없다.


태그:#포스코 인사개입, #우제창, #박영준 국무차장,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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