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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은 누구에게나 동경의 대상이다. 세계의 소식을 발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매체중 하나이며 전세계에 통신원을 두고 있을 만큼의 네트워크도 발달됐다. 심지어 홍콩, 런던, 뉴욕등에 지국도 두고 있다. 그야말로 재벌 중의 재벌다운 방송사 중 하나다.

나 역시도 CNN은 어쩌면 넘기 힘든, 그래도 큰 꿈을 가진 언론사중 하나다. 앵커들이 방송하는 순간이 너무 멋있어 보이고, 방송진행도 국내 방송사 뉴스보다 훨씬 자유롭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럴수록 국내에서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지만 보다 더 멀리 느껴질 것 같은 존재 CNN, 하지만 한 사이트를 통해 CNN과 나 사이의 소통을 가깝게 할 수 있었던 일이 생겼다. 이 사건은 정말 신기하기도 했고 CNN이 마치 내 친구처럼 내 이야기를 잘 들을 수 있는 친근한 매체로 인식됐다. '트위터'가 그 역할을 해낸 셈이다.

'트위터', 우리의 '싸이월드' 같은 존재로 알려져

트위터는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못한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다 사진은 내 트위터의 메인 모습
▲ 140자 이내로 이야기를 나눌수 있는 공간 '트위터' 트위터는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못한 소셜네트워킹 사이트다 사진은 내 트위터의 메인 모습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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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Twitter)는 우리에게는 익숙치 못하다. 그러나 서양권이나 타 국가에서는 이미 유명해진 사이트다. 이 사이트의 정체는 무엇일까? 바로 140자 이내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이다.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비슷한 존재다. '@'를 활용해 자신의 온라인친구와 빠른 대화도 나눌 수 있다. 거의 실시간 대화와 신속한 대화가 온라인 상에서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이다. 별다른 채팅 프로그램을 설치할 필요도 없다. 언제 어디서든지 무료로 전 세계인들과 소통할 수 있다.

트위터를 내가 안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계기는 바로 CNN 앵커 리차드 퀘스트(Richard Quest) 덕분이었다. 그는 한국시각으로 새벽에 방송되는 'Quest means Business'를 통해 트위터로 접수된 시청자들의 의견을 자주 소개했다. 경제를 주로 다루는 이 프로그램은 딱딱한 뉴스보다 유쾌하고 알기 쉬운 상식을 전달한다. 그는 트위터를 자주 이용하는 편, 거의 수천 명의 사람들과 친구를 맺은 그는 가끔 그의 트위터 사이트를 통해서 시청자들의 의견도 방송에 내보냈다.

이 모습을 보고 나니, 너무나도 신기했다. 마치 세계 최고의 언론 CNN이 옆집 친구같은 친숙함이 든 부분이 이점이다. 그의 이런 자연친화적인 능력이 나에게 직접 트위터를 만들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주로 CNN 앵커를 'Following' 시켜 직접 대화 시도

불과 며칠밖에 되지 않은 내 트위터는 일주일도 채 지나지 않아 40여 명의 세계인들이 친구 신청을 했다. 친구를 신청한 사람들의 국가를 보면 거의 미국사람들이다. 간혹 가다가 한국 사람들이 보이지만 이들은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계 미국인들이다. 내 친구들중 90% 이상이 미국사람들인 셈이다.

그러나 이점이 나에게 큰 힘이 됐다. 이들에게 내 소식을 알리기 위해 난 총 120여 건의 포스트를 올렸다. 영어로 말이다. 영어로 내 생각을 실시간으로 업로드 하니 영어공부가 저절로 됐다. 일석이조인 셈이다.

친구가 많아지자, 난 용기를 냈다. 유명 CNN 앵커들의 트위터 사이트로 접속해 '친구추가' 같은 'Following' 버튼을 눌러 그들과 대화를 시도했다. 그들은 주로 사건 사고 소식이나 방송에 필요한 의견 접수에 대한 포스팅을 올린다. 난 이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수십건의 댓글도 남겼다. 남들보다는 완벽하지 않는 영어로 답했지만 난 최선을 다했다.

그 노력이 큰 결과로 이어졌다. 내가 좋아하는 앵커 리차드 퀘스트와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로부터 댓글이 온 것이다.

트위터에서 내 아이디는 @hohocho, 맨위는 로즈마리 철치 그 아래는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그리고 맨 아래는 리차드 퀘스트 CNN 앵커다. 이들은 시청자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적극적인 댓글을 남긴다. 우리나라 방송뉴스 앵커로부터 볼 수 없는 새로운 풍경이다.
▲ @hohocho에게 댓글을 남겨드릴게요! 트위터에서 내 아이디는 @hohocho, 맨위는 로즈마리 철치 그 아래는 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그리고 맨 아래는 리차드 퀘스트 CNN 앵커다. 이들은 시청자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위해 적극적인 댓글을 남긴다. 우리나라 방송뉴스 앵커로부터 볼 수 없는 새로운 풍경이다.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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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때 나에게 축하의 메시지를 보낼 건가요?"(리차드 퀘스트)
"제가 선정한 탑 5 트위터 들입니다!"(크리스티 루 스타우트)
"황사가 애틀랜타 시내를 덮었네요!"(로즈마리 철치)

이들은 눈에 띄는 의견이 있으면, 직접 댓글로 시청자들과 소통한다. 이런 모습은 우리나라 뉴스앵커들에게 찾아볼 수 없는 새로운 모습이다. 우리 뉴스앵커들 중 일부는 '트위터'와 비슷한 성격인 '싸이월드'를 운영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이런 유명인들의 싸이월드는 단순히 개인의 이야기만을 전달할 뿐, 다른 네티즌들과의 직접적인 소통은 거의 이뤄지지 않는다.

"이라크에서 트위터 서비스가 가능할까요? 의견 보내주세요!"
로즈마리 철치 앵커의 제안에 의견을 보내다

이렇게 트위터를 통해서 CNN 앵커들과 다른 네티즌들과의 소통후, 나는 새로운 소식을 알게 됐다. 트위터의 공동 설립자 잭 돌시가 이라크 방문한 것을 기점삼아 나온 질문. CNN 앵커 로즈마리 철치는 자신의 트위터 사이트에서 "인터넷이 거의 불가능한 이라크에서 트위터 서비스가 원활할까?"는 질문을 던졌다. 질문에 적절한 대답이 나오면 직접 방송에서 소개하겠다는 것.

이 질문이 나왔을 때는 한국시간으로 밤 9시였다. 밤 11시에 방송되는 <Your World Today>로 소개된다는 추가정보를 접하자, 나는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됐다. 과연 어떤 의견이 적절할지 나는 생각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전 정보가 필수! 나는 CNN을 접속해 왜 잭 돌시 공동창립자가 이라크를 가게 됐는지 접했다.

잭 돌시 창립자는 "이라크의 어려운 여건을 충분히 알고 있다"는 걱정을 했다. 그러나 그는 "보다 더 원활한 이라크의 상황을 전하기 위해서는 트위터가 좋다"는 의견을 냈다. 여기서 내 의견도 생각해냈다. '이라크에서 서비스되는 트위터는 시민저널리즘의 진실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는 의견이다.

의견을 보낸지 10분후, 로즈마리 철치 CNN 앵커로부터 도착한 메시지다. 내 의견을 보고 그녀는 대문자로 너무 좋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I LIKE IT! 의견을 보낸지 10분후, 로즈마리 철치 CNN 앵커로부터 도착한 메시지다. 내 의견을 보고 그녀는 대문자로 너무 좋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 조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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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견을 보낸 지 10분쯤 지났을까? 나는 의외의 결과를 얻었다. 이런 내 의견을 본 CNN 앵커인 그녀가 너무 괜찮고 좋은 트윗 메시지라는 답장을 보낸 것. 이 메시지를 보는 순간 너무 떨리고 긴장이 됐다. 과연 이 의견이 CNN에 직접 소개될까라는 기대감이 컸다.

그래서 이 메시지를 보자마자 곧장 거실로 뛰어갔고 CNN을 틀었다. 때마침 CNN은 <World Business Today>를 방송하고 있었다. 밤 11시부터 방송인 <Your World Today>까지는 30분이 남았다. 시간은 많았지만 초조하게 기다렸다. 과연 내 의견이 정말로 CNN 화면에 소개될지.

밤 11시 20분, 기적을 맛보다!

hohocho인 내 아이디가 드디어 CNN에 실렸다.
▲ 드디어 내 의견 실리다! hohocho인 내 아이디가 드디어 CNN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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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이 시작된 순간 더 초조했다. 살면서 이렇게 CNN을 보며 긴장하기는 처음이다. 예전에는 국내 라디오 방송에서도 내 이름이 불러질까라는 기대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전세계로 방송되는 CNN을 통한 기대라 남달랐다.

<Your World Today> 1부 앵커 콜린 맥 에드워즈가 광고후 트위터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한다고 밝힌 5분 후 드디어 당사자인 로즈마리 철치 앵커와 연결이 됐다. 철치 앵커는 우선 공동창립자 잭 돌시와의 인터뷰 내용을 소개하고 바로 트위터 네티즌의 의견을 소개했다.

결국 해냈다. 내 의견이 CNN 방송에 나갔다. 6개의 의견중 가장 나중에 나갔다. 내 의견은 다른 트위터 네티즌 의견보다 긍정적이었다. 시민 저널리즘의 정신이 이라크에서도 구현될 수 있다는 메시지가 전세계의 호응을 얻은 것과 다름없다.

CNN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로즈마리 철치 앵커의 방송 모습
▲ 오늘따라 그녀가 감사했다. CNN 본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로즈마리 철치 앵커의 방송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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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현실 속 뉴스, 우리나라도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뉴스로 거듭나길

처음으로 CNN에 소개된 나, 그 기쁨을 주체할 수 없었다. 사진기를 갖고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 우리나라에서 통할 줄 알았던 시민저널리즘의 정신이 전 세계에서도 소통하고 있다는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렇게 트위터를 통한 CNN 시청자 의견 소개, 나에게는 신기하지만 이미 전세계적으로 익숙한 현상이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공중파 뉴스채널을 살펴보면 진행자들은, 시청자의 의견을 소개하지 않은 채 뉴스 진행에만 몰두한다. 물론 우리나라의 문화는 CNN과 다른 점이 많기 때문에 뉴스 진행에만 몰두할 수 있다. 하지만 정작 뉴스를 보는 시청자들의 의견은 전혀 관찰할 수가 없다. 우리나라의 뉴스는 국민들에게 너무 무거운 존재와 다름없다.

최근 MBC에서는 뉴스데스크 앵커 교체가 이뤄졌다. 보다 더 친숙하고 경쟁력있는 뉴스로 만들려는 방안이다. 시도는 좋다. 그러나 이들이 정작 시청자들과 함께 하는 뉴스를 이끌지 못 한다면, 제2의 신경민 사태는 또 일어날 수 있다.

우리나라 뉴스도 CNN처럼 자체적인 소통기구를 마련하면 어떨까?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SBS U포터, 네이버블로그, 캠퍼스라이프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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