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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나서는 순간 여행은 이미 시작된 것입니다. 아니 여행을 결심하셨던 그 순간부터 여행의 값진 흥분을 누리신 것입니다. 저는 모든 여행자가 여행의 목적지를 오가는 그 시간조차도 너무 소중해서 잊을 수 없는 추억이 되어야한다고 여깁니다.

 

 

헤이리를 여행의 목적지로 정하셨다면 서울에서 헤이리까지 오시기 위해 거치는 자유로는 줄곧 한강하류를 따라 북진하게 됩니다.

 

 

이 한강은 헤이리 앞 통일전망대가 있는 오두산자락에서 북에서 내려온 임진강과 합류하여 바다 같은 대하를 이루어 강화도를 돌아 서해로 들어갑니다. 그러므로 헤이리로 들어오는 자유로의 출구가 있는 성동인터체인지부근은 남한의 산야를 적시며 1200리를 흘러온 한강과 북녘의 목마른 생명들을 살리며 610리를 내려온 임진강이 만나 몸을 섞는 우리나라 최대의 두물머리입니다. 이 두물머리부터 서해까지는 한강과 임진강이 조강이라는 다른 이름을 얻습니다.

 

이 두물머리까지 오실 때 한강 하류의 풍경과 그 강을 터로 삼은 온갖 새들이 노니는 모습을 보면서 헤이리를 오가는 길을 즐거운 여행으로 만드시기 바랍니다. 한강의 저녁노을이라도 만나면 그 한강의 탁 트인 풍경에 반해 헤이리로 오시는 대신에 그 한강의 장관을 되누리기위해 다시 차를 돌려 서울로 되돌아갈까 염려스럽습니다. 자유로는 자동차전용도로이므로 도중에 회차를 할 수 없음이 참 다행스럽습니다.

 

 

버스로 오시는 분은 승용차보다 더 높은 시야로 한강을 조망할 수 있으므로 지하철과 버스를 기다린 불편에 대해 위안 받을 수 있습니다. 모티프원 이웃, 청향재의 송효섭 교수님은 서울의 연구실을 오가는 중에 그 한강의 조망을 즐기기 위해 1년 전부터 승용차 대신 2200번 버스를 이용합니다. 버스시간표를 잘 활용하시면 기다림을 줄일 수 있으니까요.

 

여행은 그 모든 과정을 즐기는 인생의 축복 같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저의 처와 짧은 여행이라도 떠나면, 집 밖에서 연체된 카드빚이며 저의 막대아들 영대를 주말마다 불러서 과외대신 모티프원의 배드메이킹을 시켜야하는 우리의 처지를 절대 얘기주제로 삼지 않습니다. 대신 8년간의 길었던 연애시절의 추억을 곧잘 되새기곤 합니다. 어느 누구도 여행에서 나쁜 추억을 얻는 법은 없지요. 그러므로 여행이 휴식이고 충전이며 일상을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용기가 됩니다. 그저 길 떠나는 설렘에 마음을 맡기면 되는 것입니다.

부디 헤이리를 오가는 그 시간조차 황홀함으로 가득하시길…….

 

덧붙이는 글 | 모티프원의 블로그 www.travelog.co.kr에도 포스팅됩니다.


태그:#헤이리, #오두산통일전망대, #모티프원, #한강, #임진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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