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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2시 정동 프란체스코 회관 4층 소회의실에서 열린 'MB 정권의 언론탄압과 민주주의의 위기' 두번째 토론회 제목은 아예 '조중동 방송 왜 안 되나'였다. 발제자는 신학림 '언론사유화 저지와 미디어 공공성 확대를 위한 사회행동'(미디어행동) 집행위원장. 그는 돌아가지 않는, 직설적이며 거침없는 언변으로 언론계에 잘 알려진 인물이다.

 

사회를 맡은 최용익 새언론포럼 회장이 '미네르바 무죄 선고'사실을 속보로 전했고, 방청객들의 박수로 토론회는 시작됐다. 신학림 위원장은 우선 미디어관련법을 처리하려 하는 여당과 정부를 빗대기 위해 '나무와 숲' 얘기를 꺼냈다. 

 

"나무와 숲을 보기 전에 먼저 산을 보자. 현재 미국 중국 러시아와 북한 등에 둘러싸인 대한민국이라는 산을 먼저 보고 그리고 각종 나무를 보자는 것이다. 언론도 그 나무들 중의 하나다. 언론이란 나무는 4800만 개인이 각각 1~2그루씩 가지고 있는 나무다. 그 나무를 지금 정부가 뺏거나 불태우거나 없애려 하는 것이다."

 

신 위원장은 미국의 대외정책과 국방정책을 주무르는 세력인 '군산복합체'에 빗댄 '수구반동복합체'라는 개념을 꺼냈다. 재벌과 족벌언론사주, 정치권력과 일부 법조인들을 한데 묶어 비판한 것이다.

 

신 위원장은 "이들은 이미 입법 행정 사법권 언론 등으로부터 어떤 견제로 받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이 수구반동복합체가 방송(지상파 TV, 종합편성채널, 보도전문채널)마저 집어삼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오로지 정파적인 관점과 족벌사주와 자사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편파보도로 일관해 온 족벌신문들이 시장을 완벽히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방송은 민주주의의 마지막 보루"라면서 "지상파 방송을 통한 다른 진실의 추구와 사실보도, 의견의 다양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되는 것은 국가적으로도 불행한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조중동 등 보수언론에 대해 "언론이나 신문으로서 기본과 최소한의 의무와 상식조차 내팽개쳤다"면서 "사주나 경영진 뿐아니라 기자를 포함한 종사자 대부분은 언론인이 아닌 마름으로 전락해 버린 느낌"이라면서 "신문산업의 위기 역시 이들 족벌신문들이 자초한 것이며 조중동 등 족벌신문들은 특정 정파와 정당의 기관지로 전락한 느낌마저 든다"고 비판했다.

 

신 위원장은 오늘 토론회에서 자신이 맡은 주제 즉 '조중동 재벌 방송이 안 되는 이유'를 열거했다. 무려 48가지나 됐다. 추려보면 다음과 같다. 

 

- 사적 소유구조에서는 소유와 경영의 분리, 경영과 편집 편성의 분리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 족벌신문들은 겉으로는 주식회사의 형태를 띠고 있으나 내용과 운영 방식은 철저한 개인회사나 가족회사와 다름없다.

 

- 족벌신문 구성원들은 사주의 이익을 독자와 다수의 국민들 특히 노동자 농민 등 사회적 약자의 이익보다 우선하는 경향이 있다.

 

- 족벌신문들은 '열린 교육'을 죄악시하고 자신과 입장을 달리하는 모든 사람과 세력을 좌파나 빨갱이로 몰아간다.

 

- 족벌신문들은 자신들에게 필요할때마다 '언론자유'를 외치다가도 언론자유에 수반하는 사상의 자유는 인정하지 않으려 한다.

 

- 신문과 방송의 겸업(동시소유)은 여론 다양성을 원천적으로 봉쇄한다.

 

- 족벌신문이 방송까지 장악하면 자신들의 광고주이자 사업파트너인 재벌을 무조건 옹호할 뿐 아니라 그들의 불법과 비리조차 보도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족벌신문들은 보도전문채널 혹은 종합편성채널 등에 진출한 뒤 방송사업을 하다가 경영상태가 악화하거나 사업 전망이 보이지 않으면 정부가 사업 허가에 대한 책임을 지라며 국고 지원을 요구하거나 지상파 방송 채널을 추가로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토론에 나선 원용진 서강대 교수는 일본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신문이 방송을 '접수'한 1950년대 이후 일본 사회가 어떻게 되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1차 교과서 파동'때는 산케이-요미우리-아사히 사이에 보도 차별성이 있었다. 하지만 2차 파동때는 어느 신문사도 일본이 잘못했다는 얘기하지 않았다. 신무이 주도한는 여론 흐름을 방송이 그대로 따라했다. 하물며 우리나라는 아직 이 '겸영'에 대한 개념정리조차 되어 있지 않는 상태다."

 

안경숙 <미디어오늘> 신문팀장은 "조중동은 방송 진출을 위해 적극적인 활동을 펴고 있다"면서 "특히 가장 의욕을 보이고 있는 <중앙>의 경우 이미 소유하고 있는 케이블 방송 등의 조직을 슬림화하는 등 구조조정 및 정리를 하고 방송 진출을 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날 토론회는 새언론포럼, 언론광장, 동아투위, 언론노조, 시사만화협회 등 11개 시민사회단체가 마련한 'MB 정권의 언론탄압과 민주주의의 위기 두 번째 순서로 진행됐으며 박형상 변호사, 양승동 KBS PD, 이해승 지역방송협의회 사무국장 등이 토론자로 나섰다.

 

'MB 정권의 언론탄압과 민주주의의 위기' 3차 토론회는 '사이버모욕죄, 표현의 자유 사망선고!'란 주제로 4월 27일(월) 열릴 예정이다.

 

3차 토론회 참석자들은 사이버모욕죄 도입과 인터넷실명제 확대를 골자로 하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의 문제점을 살펴보고 강화되고 있는 인터넷 통제, 사이버 탄압에 따른 '표현의 자유' 위축과 정보인권 침해의 문제를 논의한다. '휴대폰 감청법', '국정원 강화법'이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통신비밀보호법'의 문제점도 함께 다뤄진다.


태그:#신학림, #최용익, #이명박정부, #언론장악, #조중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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