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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전남장애인차별철폐공동대책위가 "장애인 자립생활 권리와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전남도청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이번 전남도청 앞 집회는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이 '장애인자립생활권리쟁취!', '장애인권리보장!'을 걸고 벌이는 릴레이 투쟁으로 이어가고 있다. 장애인차별철폐공동투쟁단은 지난 3월 30일 제주도를 출발해 오는 20일 서울까지 투쟁을 이어갈 계획이다. 

 

전남장애인차별철폐공동대책위는 ▲장애인의 탈시설 및 주거권을 전면 보장하라! ▲장애인 권리 보장을 위해 실질적 정책을 수립하라 ▲장애인 활동보조 권리를 보장하라! ▲전남장애인고용촉진 및 직업재활 조례를 제정하고 노동권을 보장하라 ▲전남교통약자이동편의증진조례를 제정하고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라 등 장애인 생존권 5대요구안을 내걸었다.

 

 

전남 장애인부모연대 최미희 상임대표는 여는 발언에서"우리는 우리 아이들이 평생을 살아갈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러 왔다. 우리는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투쟁에 나서겠다"라며 각오를 다졌다.

 

 

장애인 부모연대 윤종술 회장은 "우리는 전남 교육청을 상대로 힘있게 투쟁했다. 당시 우리는 우리 아이들의 교육권을 조금이나마 보장받았다. 그러나 우리는 교육만이 아닌 더 많은 권리를 찾아야 한다"라고 주장하며 "우리가 죽고 없는 세상에 우리 아이들을 내버려 두지 않고 비장애인과 동등하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고 독려했다.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박경술 공동대표는 "장애인 시설에 있는 장애인들의 70%는 지역사회로 나오고 싶다고 한다. 반면 그 부모들 중 90%는 자녀들이 시설에 있길 바란다. 이는 지역사회에서 장애인을 살수 없게끔 만들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감옥과 같은 시설을 어찌 아름답다고 하겠느냐"라고 개탄했다.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의 절절한 사연도 이어졌다. 자폐성 장애를 안고 있는 아이를 둔 한 학부모는 "아이가 4살이 되던 해 아이의 장애를 알게 됐다. 처음 1년 동안은 믿지 못하다가 '아이를 방치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아이를 위해 열심히 뛰어다녔다. 아이를 교육하면서 살림은 조금씩 어려워지고 아이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그러던 중 장애아동재활치료사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신청서를 들고 뛰었지만 일정한 소득이 있다는 이유로 신청서는 거부당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이어"우리 아이들에게 꼭 필요한 교육이지만 이를 부담하는 부모들은 정신적, 육체적, 경제적으로 힘들어지고 있다. 조금이라도 부모의 부담을 덜어주었으면 한다"라고 호소하며 결국 눈물을 보였다.

 

 

고송자 전남도의회 의원은 연대 발언에서 오른손을 잃은 아들의 이야기로 말문을 열었다. "대학을 졸업한 아들이 농기계를 다루다 오른손을 잃었다. 내가 농민이 아니었다면 다 키운 내 아이를 장애인으로 만들지 않았을 텐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농촌에서 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는 항상 죄인이다. 아들은 농촌을 떠났지만 장애인이라 노동을 할 수 없었다. 다시 학교로 돌아가 복지사 자격증을 따냈지만 일자리를 찾지 못했다"라며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지자체에서는 다들 여러분의 고통을 잘 안다며 함께하겠다고 하지만 정작 실천은 턱없이 부족하다"라며 "그들이 여러분의 몫을 도둑질했다. 그 몫을 찾는 데 민주노동당이 함께 하겠다"라고 연대사를 마쳤다.

 

 

집회를 마치고 대표자들이 전남도 복지국장과 면담을 위해 도청으로 이동 중 경찰이 막아서면서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한 장애인 부모는 "도민이 도청에 들어가지도 못하냐! 우리를 비참하게 만들지 말라"며 길을 열어 줄 것을 요구하기도 했다. 결국 대표자들을 제외한 집회 참가자들은 도의회 사무실로 자리를 옮길 수밖에 없었다.

 

장애인운동은 활동보조인서비스 제도화운동과 장애인 교육권 확보운동 과정에서 전국으로 확산되기 시작했다. 이에 여러 지역에서 장애인 당사자단체와 부모단체가 자생력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으나, 아직 전남지역은 운동이 활발하지 못한 상황이다.

 

월은 장애인에 사회적 이목이 집중되는 시기다. 장애인 단체들은 시·도청을 상대로 지역의 장애인과 부모들의 요구를 전달하고 이의 실현을 위한 활동을 시작했다. 최대한 많은 지역에서 최대한 집중해 전개되는 릴레이순회투쟁은 지역운동의 활성 및 자립생활운동의 전국화를 위한 새로운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목포21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전남, #장애인, #차별,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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