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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를 피우려면 퇴사까지 걱정해야 하는 회사가 있다. 혈액 검사까지 한다니, 집에서도 담배는 못 핀다. 신임 회장이 "불만이면 소송하라"고 말할 정도로 강경하다.

 

바로 포스코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이다. '퇴사', '소송', '혈액검사' 등이 언급될 정도로 포스코가 강경한 금연 정책을 펼치기로 해, 담배를 피우는 직원들의 반발을 부르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금연 정책은 정준양 포스코 신임 회장의 강력한 의지에서 비롯됐다. 정 회장은 지난 2003년 광양제철소 부소장 시절, '금연 제철소'를 선언할 정도로 금연에 대한 입장이 강경하다. 그는 2월 27일 포스코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전 직원 금연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포스코의 환경 경영을 실천하는 의미에서 흡연을 줄여야 한다는 게 정 회장의 생각이다. 그는 최근 "탄소를 배출하는 흡연은 녹색기업을 추구하는 이미지와 배치된다"며 "불만이면 소송하라"고 강조했다. 또한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나와 함께 가지 못한다"고도 했다.

 

포스코는 집단 금연교육, 니코틴 패치와 금연 껌 지급 등을 통해 직원들의 금연을 독려하고 있다. 지난달 11일에는 비정기적으로 이뤄지던 금연 프로그램을 재개했다. 현재 80여명이 이곳에 가입해 금연 관리를 받고 있다.

 

문제는 올해 연말까지 금연을 못하는 경우다. 혈액 검사를 통해 담배를 끊지 못하는 직원들을 가려내 인사상 불이익을 주겠다는 게 회사의 계획이다. 흡연자들은 "지나친 처사"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홍보팀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담배를 피우면,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준다"며 "회사와 직원은 목표를 가지고 (금연이라는) 철학을 공유하면서 같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금연에 실패할 때 주어지는 인사상 불이익과 관련해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되지 않았다"며 말을 아꼈다.

 

포스코 주시하는 다른 기업들 "결과는 글쎄..."

 

다른 기업들은 포스코의 강경한 금연 조치를 주시하면서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 대형 유통업체 홍보팀 관계자는 "고객 서비스를 위해 판매 직원에게 금연을 권고하고 있다"면서도 "강압적으로 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직원들의 금연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지원 사업을 통해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며 "'금연 못 하면 퇴사시킨다'고 하면 직원들이 스트레스를 더 받고, 업무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혈액 검사에 대해 문제제기를 했다. 그는 "이미 건물 내에서는 흡연을 할 수 없는 상황 아니냐"며 "혈액 검사를 하겠다는 것은 집에서도 담배를 못 피우게 하는 것인데, 사생활까지 회사가 통제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환경 경영을 강조하는 한 자동차회사 관계자는 "저탄소 환경 경영과 금연을 연계시키는 것은 무리"라면서 "만들고 있는 제품이나 공장에서의 친환경을 표방해야 한다, 금연을 통해 얼마나 탄소를 줄일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태그:#금연, #포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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