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라델피아 필리스의 박찬호가 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인 박리혜 씨의 '맛있는 요리로 날마다 행복한 리혜의 메이져 밥상' 출판기념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제5선발로 확정된 박찬호 선수. 사진은 지난 2월 5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부인 박리혜씨의 책 출판기념 기자회견 모습 ⓒ 유성호

박찬호가 그토록 그리던 메이저리그 선발투수의 꿈을 4년 만에 다시 이뤘다.

 

필라델피아 필리스 루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은 한국시간으로 1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박찬호가 선발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했던 J.A. 햅을 제치고 필라델피아의 5선발을 차지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이로써 박찬호는 지난 2005년 텍사스 레인저스 시절 이후 4년 만에 당당히 선발투수진에서 활약할 수 있게 됐다.

 

2006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에서도 주로 선발투수로 출전하긴 했지만 처음에는 구원투수 역할을 배정받았다가 기존 선발투수들의 부상과 슬럼프로 뒤늦게 선발투수 자리를 얻게 된 경우였다.

 

2007년에는 혹독한 마이너리그 생활까지 견뎌야했던 박찬호는 2008년 LA 다저스로 옮겨 구원투수로서 뛰어난 활약을 펼쳤지만 선발투수 자리가 불투명해지자 다시 필라델피아로 이적했다.

 

오로지 선발투수 자리만을 바라보고 필라델피아에 왔지만 여전히 치열한 경쟁을 치러야했던 박찬호는 긴 고민 끝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불참을 결정했고 기자회견에서 그동안의 마음 고생을 털어놓으면서 눈물까지 흘려 야구팬들을 뭉클하게 했다.

 

이처럼 비장한 각오로 메이저리그 시범경기에 나섰던 박찬호는 5경기에 출전해 2승 무패 평균자책점 2.53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기록하면서 깊은 인상을 남겼다. 경쟁자 J.A. 햅 역시 평균자책점 3.15로 좋은 활약을 펼쳤지만 박찬호를 넘어서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또 다른 5선발 후보였던 카일 켄드릭은 평균자책점 9.20이라는 최악의 부진으로 일찌감치 경쟁에서 밀려났다. 

 

일각에서는 젊은 투수인 J.A. 햅을 선발투수로 쓰고 경험이 많은 박찬호는 구원투수로 쓰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이라는 '명분론'도 있었지만 필라델피아는 오로지 성적만을 놓고 박찬호의 손을 들어줬다.

 

아마로 주니어 단장은 "(선발 경쟁에서 밀려난) J.A. 햅은 개리 마조스키, 잭 테이츠너, 바비 모스박 등과 구원투수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로써 필라델피아는 콜 해멀스-브랫 마이어스-조 블랜튼-제이미 모이어-박찬호로 이어지는 5인 선발 로테이션을 확정짓고 새로운 시즌을 맞이하게 된다. 오랜만에 다시 기회를 잡은 박찬호가 선발투수로서 재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009.04.01 12:13 ⓒ 2009 OhmyNews
박찬호 필라델피아 필리스 선발투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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