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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박물관 전경. 지하1층까지 1만5천여점의 돌이 전시되어 있다.
▲ 돌박물관 외부 돌박물관 전경. 지하1층까지 1만5천여점의 돌이 전시되어 있다.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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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에 산에 바닷가에 흔히 널려 있는 돌. 밭을 일구다가 튀어나온 돌에게도 이름을 붙여주고 이야기를 만들어주는 사람이 있다.

강릉시 연곡면에서 오대산 방향의 진고개를 오르는 중간 즈음 동양 최대의 돌박물관이라는 간판이 보인다. 길에서 보면 야트막한 1층 건물이 동양최대의 돌박물관이란다.

허름한 문을 열고 들어서면 두 사람이 비켜갈 공간도 없이 빼곡한 돌 돌 돌. 그 사이에서 돌처럼 서 있는 임성동 관장.

돌 박물관의 넓이는 2층으로 661m²(2백 평)남짓, 30여 년간 모은 15,220 점의 수석이 빼곡하게 전시되어 있다.

벌집에 꿀이 가득 든 채 화석으로 변했다.
▲ 벌집화석 벌집에 꿀이 가득 든 채 화석으로 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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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은 것은 바닷돌로 8,400 점에 이르고 강에서 채취한 돌이 6,200 점, 화석이 40 점, 종류석이 80점에 달하고 수석에 난을 심은 석부작이 200점, 지인들로부터 기증을 받은 수입석도 300점이나 된다.

돌이 돌이지 뭐 하다가는 큰 코 다친다. 최영 장군은 황금보기를 돌같이 하라고 했던가. 여기서는 틀린 말이다. 돌이 황금보다 더 비싸다.

가장 비싼 돌을 보여 달래기가 무안해서 특별한 돌을 소개해 달라고 했다. 국내희귀 '꽃 석화' 수 십 만년 전에 형성되어 3000m 지하 동굴에 있다가 발견된 것이다. 40년 전 부친이 소장하게 되었단다. 삼척 환선굴에서도 사진으로나 볼 수 있는 귀한 돌이다. 규모면에서도 배 이상 크다.

수십억년전에 생성 3000m지하에 발견됨. 강원도산.
▲ 석화 수십억년전에 생성 3000m지하에 발견됨. 강원도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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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m 지하의 것이 어떻게 사람의 눈에 띄었을까. 석회광산을 개발하다가 동굴이 발견되었고 탐사과정에서 외부로 유출되고 그 당시는 금전적 가치가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고 한다.

탐을 내는 사람들이 많은데 현재 3억에 사겠다는 사람이 있지만 본인은 팔 의사가 없단다.

다음으로 추천한 것은 '벌집화석' 수억만 년 전 벌집이 화석으로 변한 희귀한 것이다. 벌집 모양과 달콤함이 흘러 내릴듯한 꿀. 해외에서 수집한 희귀석. 가격은 그 냥 웃고 말잔다.

말라 비틀어진 미이라처럼 생긴 이 돌도 알아주는 휘귀석이란다. 검고 단단한 오석이라서 그 가치가 크단다.

돌에서 어떤 형상을 찾기
▲ 선녀와 토끼 돌에서 어떤 형상을 찾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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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은 유일한 하나여서 가치가 크고 또 한편으로는 문양이 특이해야 대우를 받는다. 선녀와 토끼가 한데 어울린 모양 독수리 혹은 앵무새 형상, 그 특이한 모양은 보는 이에 따라 달라지고 그 눈을 지닌 이에게만 가치 있는 돌이 된다. 돌속에는 한폭의 동양화가 숨어 있고 웅장한 폭포와 계곡, 조용한 연못, 해탈해서 승천하는 도사도 있다. 여러분들은 여기 이 돌들에서 무엇을 보는가?

박물관에서 최고 인기 있는 돌들은 남자의 성기를 닮은 것들이다. 특이한 재질의 돌을 연마해서 만든 것도 있지만 물속에 이리저리 뒹굴며 만들어진 것들도 있다. 짓궂은 여성 관람객들이 쓰다듬어서 손 기름이 발라진 것도 있다.

남근석이 단체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 남근석 남근석이 단체 관람객들의 웃음을 자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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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해신당공원에 갖다 놓겠다는 관련 공무원의 간청이 아직도 이어진다.

루사 때의 아픔을 간직한 돌들도 있다. 계곡 깊숙이 묻혀있다  물난리로 그 몸을 드러낸 난초석. 난초를 그린 듯 검은 바탕에 흰 선 무늬가 선명하다. 수해복구를 하던 중장비기사들에게 발견되어 좌대를 만들어 주니 두고 간 것들이다.

임성동 관장은 시간나는 대로 돌을 찾아 나서고 그 돌들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자리를 만들어준다. 나무 위에 먹지를 대고 돌을 얹어 고무 망치로 내리치면 검게 변한 자리를 끌로 도려낸다. 돌이 제자리에 편히 앉을 때까지 이 작업은 계속된다. 하지만 본인은 떠날 준비를 해야 한다. 오죽헌 박물관 옆에서 카페와 함께 시작, 공간이 부족해 이곳에 왔지만 빌려쓰는 곳이라 올 해 안에 비워주어야 한다.

무엇이 보이는가. 보는 이에따라 의미있는 돌이되거나 혹은 버려진다.
▲ 숨은 그림찾기 무엇이 보이는가. 보는 이에따라 의미있는 돌이되거나 혹은 버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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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도시 여기저기서 유치단이 찾아오고 기업에서는 좋은 조건을 제시하기에 마다할 처지가 아니란다. 본인이 옥석을 가리고 생명을 불어놓은 돌들 때문에 자신이 운영하는 박물관이 타인들에 의해 관광자원으로서의 가치를 가늠당하고 있는 처지다.

루사로 산과 계곡 들이 파헤쳐지면서 칠성산 자락에서 발견된 돌
▲ 난초석 루사로 산과 계곡 들이 파헤쳐지면서 칠성산 자락에서 발견된 돌
ⓒ 최원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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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돌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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