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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에 산에 산에다 나무를 심자~ 산에 산에 산에다 옷을 입히자~ 메아리가 살게시리 나무를 심자! 1970년대 산림 녹화를 부르짓던 시절 불렀던 노래입니다. 땔감을 구하기 위해 십여리 길을 걸어서 나무하러 가던 시절입니다. 민둥산의 경사면을 삽이나 괭이로 고른 후 흙이 밀려 내려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오리나무, 아까시나무, 소나무 등을 심었습니다.  깡통 하나씩 들고 송충이 잡으러 뒷동산에 오르던 시절.

 

 

 그 때는 무덤가나 양지바른 풀숲에 가면 어김없이 할미꽃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할미꽃 뿌리를 찧어서 재래식 화장실에 넣으면 '구더기'를 없앨 수 있다고 어른들이 일러주었습니다. 들로 산으로 다니며 한아름씩 캤던 기억이 납니다.

 

 이제는 할미꽃 보기가 참 어렵습니다. 양지 바른 곳을 좋아하는 할미꽃인데 산림이 울창해 졌으니 숲 속에서는 살기가 어렵게 된것입니다.  간혹 무덤 가에서 보기 드물게  할미꽃을 볼 수 있습니다. 묘지 봉분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 석회 가루를 섞어서 뿌리는데, 할미꽃은 유달리 석회성분을 좋아한다고 합니다. 양지바른데다 석회 성분까지 있으니 무덤 근처는 할미꽃이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춘 셈입니다. 

 

 

   시집 간 손녀를 찾아가다 고갯마루에서 그만 목숨을 잃은 할머니. 그 할머니의 무덤에서 피어났다는 '슬픈 전설'을 간직한 할미꽃입니다. 고개 숙인 모습이 정말 허리 굽은 할머니의 모습을 닮았습니다.

 

 

   할미꽃 만나러 양지 바른 곳, 무덤가로 가 보는건 어떨까요? 옛 추억을 떠올리며...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뉴스사천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할미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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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으로 들로 다니며 사진도 찍고 생물 관찰도 하고 그렇게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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