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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삶의 근거지를 과천으로 옮기면서 주변지역에 대한 탐험을 시작했습니다.

맞벌이 부부다 보니 한번에 다양한 품목을 살 수 있는 대형 마트를 선호하게 되고, 과천에서 지하철로 가장 가까운 대형 마트가 평촌에 있다고 해서 평촌역 A 마트에 시간을 내서 방문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제 거의 두돌이 되어가는 사랑하는 아이와 함께 외출을 자주 하기 때문에 제가 어느 역에든 가면 제일 먼저 확인하는 것이 엘리베이터 위치입니다.

평촌역에 내려서도 엘리베이터를 찾는 제 눈에 들어 올 것은 건강한 성인 남성도 힘겨워 할 만큼 가파른 계단 밖에 없습니다.

평촌역에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 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 휠체어 리프트도 없는 가파른 계단 평촌역에는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 조차 설치되어 있지 않다
ⓒ 김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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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계단에 장애인을 위한 휠체어 리프트 조차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도대체 유모차는 고사하고 휠체어는 어떻게 하라는 말인가? 하는 궁금증이 들어서 주위를 둘러보니 휠체어를 타고 온 사람은 역무실에 연락하라는 팻말과 함께 호출 벨이 하나 달려 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떤 방법이 있을까 해서 역무실에 전화를 했습니다. 전화를 받은 역무원은 "이동식 휠체어 운반 장비가 2대 있으며, 호출을 하면 역직원과 공익근무 요원들이 나와서 휠체어를 옮겨 주게 되어 있다. 다만 전동식 휠체어는 안되고 유모차도 안된다"고 대답을 했습니다.

도대체 그러면 왜 평촌역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습니까, 하는 질문을 했더니 역장을 바꿔주더군요. 평촌역장의 대답은 "본인도 올초에 부임을 해서 정확히 모르지만, 올해안에 설치하도록 계획을 진행중이니 기다려 달라"는 답변을 했습니다.

계단을 다 올라와 보니 출구에는 장애인용 개찰구가 떡하니 마련되어 있었습니다. 물론 그 앞은 가파른 계단이 "내려 올수 있으면 내려와 봐라!"라고 조롱하듯이 놓여 있었습니다.

계단 앞에 붙어 있는 이동식 리프트 안내 푯말 및 장애인용 출입구
그러나 정작 들어가면 가파른 계단만 보인다.
▲ 계단 사진 계단 앞에 붙어 있는 이동식 리프트 안내 푯말 및 장애인용 출입구 그러나 정작 들어가면 가파른 계단만 보인다.
ⓒ 김해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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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와서 인터넷으로 찾아보니 2008년도 통계에 하루에 평촌역에서 탑승하는 인원이 1만 3천명 가까이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지역에서 보면 대형 마트와 극장 식당가 대형 병원이 평촌역과 연계되어 있어서 안양지역에서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으로 첫손 꼽히는 지역이 평촌역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유동인구가 많은 역에 정작 교통약자인 휠체어 사용자, 유모차, 다리가 불편하신 어르신 들을 위한 엘리베이터가 개통한 지 16년이 지난 지금까지 설치가 되어 있지 않고 있다는 것이 정말 이해하기 힘들 일이었습니다.

사실 저도 아기가 생겨서 유모차를 끌고 다니기 전까지는 그렇게 크게 교통약자들에 대해서 신경 써 본 일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유모차로 다녀보니 이렇게 길이 험하고 나쁜 것인지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이제 한달이 있으면 장애인의 날이 돌아 옵니다. 그 때가 되면 마치 없었던 문제들이 이제서야 튀어 나온양 특집 방송으로 호들갑을 떨겠지요.

하지만 이렇게 주변이 작은 것 부터 꾸준히 지적하고 고쳐 나간다면, 장애인의 날도 필요 없는 세상이 될 것 같습니다.

혹시 이 글을 보신다면 경기도와 안양시 그리고 평촌역 관계자 여러분. 평촌역도 차별 없이 누구나 편하게 다닐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 주시길 부탁 드립니다.

덧붙이는 글 | 핸드폰으로 찍은 사진이라 사진의 질이 나쁜 점을 양해 부탁 드립니다.



태그:#평촌, #지하철, #장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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