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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던 직장인 김 아무개(38)씨. 담배를 하루에 2갑 이상 필 정도로 애연가지만, 평소에 운동으로 다져진 다부진 몸에 건강에는 자신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 겨울 새벽운동을 하다가 가슴을 쥐어짜는 듯한 통증을 느꼈고, 크게 당황했지만 운동을 중단하자 증상은 말끔히 사라졌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그는 일주일 후에 다시 새벽운동을 하다가 쓰러져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김 씨가 운동하다 느낀 가슴 통증은 전형적인 급성심근경색의 전조증상이었는데 대수롭지 않게 생각한 것이 김 씨를 응급실 신세까지 지게 만든 것입니다.

김 씨가 겪은 것과 같은 심근경색은 돌연사의 대표적 원인인데, 주로 50대 이상의 고령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심근경색은 여러 원인들에 의해서 혈관에 쌓여 있던 이물질이 혈관을 막아서 생기는 질환인데, 비교적 나이가 많은 경우 혈관에 이물질이 쌓이기 쉽기 때문에 고령의 나이에 자주 생기는 것입니다. 그러나 흡연량이 많은 30~40대 젊은 층에서도 호발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노년층에서 호발하는 심근경색은 흡연량이 많은 30~40대 젊은 층에서도 호발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노년층에서 호발하는 심근경색은 흡연량이 많은 30~40대 젊은 층에서도 호발하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습니다.
ⓒ 오마이뉴스 이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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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홍범기 교수팀이 지난 2년간 응급실을 통해 내원한 급성심근경색 환자 264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본 결과, 23.5%(62명)의 환자가 30~40대 젊은 층이었으며, 이중 74.2%(46명)의 환자가 적게는 10갑년에서 많게는 40갑년 이상 흡연경력이 있는 '헤비스모커'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흡연량을 나타내는 '갑년'은 하루 흡연량에 전체 흡연 기간을 곱한 것으로, 하루 1갑씩 10년간 흡연했다면 10갑년이 되는 것인데, 흡연한 기간이 짧더라도 하루에 많은 담배를 핀다면 '갑년'이 늘어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작년 6월 대한심장학회가 학회 창립 5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인 '한국인 급성심근경색증 등록사업'의 결과와 같았는데, 40세 이하 급성심근경색 환자의 발병 요인에서 흡연이 84.6%로 가장 많았던 것과 같은 결과입니다.

오히려 홍 교수팀의 조사에서는 심근경색의 대표적인 위험요인으로 알려진 고혈압과 당뇨의 경우, 30~40대에서는 각각 38.7%(24명), 22.6%(14명)로 흡연에 비해 비교적 낮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50대 이상 급성 심근경색환자 병인으로는 흡연이 52.0%로 많았지만, 고혈압(51.0%)과 당뇨(30.2%)도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고령이 될수록 여러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금까지 심근경색의 대표적 위험인자로는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같은 성인질환과 함께 흡연, 음주, 스트레스 등 좋지 않은 생활습관을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 특히 30~40대 젊은 환자는 고령자에 비해 성인질환의 빈도가 비교적 낮은 만큼, 흡연이 가장 치명적인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전문의들은 지적하는 것입니다.

흡연, 동맥 경화의 주요 원인

젊은층에서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는 담배는 담배 속의 여러 발암 물질들이 문제를 일으킵니다.

담배의 니코틴은 혈관의 탄력을 유지시키는 내피세포를 파괴하고 혈액응고를 촉진시키는 등 심근경색의 직접적 원인이 되는 동맥경화를 유발합니다. 또한 흡연 시 흡입되는 일산화탄소는 산소를 운반하는 헤모글로빈과 결합, 체내에 산소 부족 현상을 일으켜 심장의 과부하를 초래, 심근경색의 단초가 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담배를 하루 한 갑 정도 소비하는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여성의 경우 6배, 남성의 경우 3배 이상 심근경색의 위험이 높습니다. 또한 흡연자, 과거 흡연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 따르면, 흡연자들 사이에서 심근경색의 위험이 확연히 증가하며, 금연기간이 길수록 위험비율이 점진적으로 감소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따라서 나이가 젊더라도 현재 고혈압이나 당뇨 같은 심장질환의 위험요인이 되는 만성질환 환자라면 반드시 담배를 끊어야 합니다.

일단 흡연을 하는 동안 관상동맥의 동맥경화는 계속 진행되는데, 담배를 끊더라도 흡연으로 손상된 혈관이 정상으로 회복되기까지는 수년이 걸리게 됩니다. 소위 흡연량이 많은 '골초'의 경우, 만성질환 등 특별한 위험요인이 적다고 해도 혈관의 동맥경화는 계속 진행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것입니다. 특히 젊어서부터 흡연을 해온 사람은 나이가 들어 당뇨나 고혈압 등 다른 위험인자가 생길 경우 심근경색의 동반 가능성이 그만큼 더 높아지게 되는 것입니다.

홍범기 강남세브란스병원 심장혈관센터 교수는 "젊은 사람의 심근경색에는 많은 양의 흡연이 고혈압 등 성인질환보다 더 위험할 수 있다"면서 "특히 비만이나 고혈압, 당뇨 등 성인질환을 앓고 있거나 심장질환 가족력이 있는 사람일수록 서둘러 금연을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심근경색으로 인한 돌연사, 얼마든지 예방 가능

심근경색은 발생과 동시에 바로 치명적인 부정맥으로 사망하는 경우도 가끔 있으나, 일반적으로는 식은땀을 동반한,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심한 가슴통증이 주증상으로 나타나며 호흡곤란을 동반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발병 전 경미한 흉통 등 전조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으나 특별한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났을 때라면 가급적 빨리 인근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심근경색은 발병 후 얼마나 신속한 치료가 이루어지느냐에 따라 치료성적 및 예후가 크게 달라지므로 '시간이 곧 생명'이라는 적극적인 생각을 가지고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심근경색의 예방을 위한 필수조건은 역시 금연. 담배를 끊으면 만성적인 산소 결핍이 해결돼 심장과부하가 줄어들고, 손상된 혈관이 조금씩 탄력을 회복하게 됩니다. 또한 세포가 활성화돼 신진대사가 좋아지는 등 전반적인 건강상태가 개선되면서 다른 위험인자들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습니다.

홍범기 교수는 "심근경색은 특별한 위험인자가 없고, 나이가 많지 않더라도 현대인들에게서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라며 "담배를 끊고, 스트레스를 줄이는 등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심근경색을 예방하는 가장 실질적인 방법"이라고 조언했습니다.


태그:#흡연, #금연, #급성심근경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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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면허의사(의사+한의사). 한국의사한의사 복수면허자협회 학술이사. 올바른 의학정보의 전달을 위해 항상 고민하고 있습니다. 의학과 한의학을 아우르는 통합의학적 관점에서 다양한 건강 정보를 전달해 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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