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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의 다리
▲ 영도다리 역사의 다리
ⓒ 김찬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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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도시나 나라이든 그 다리에는 전쟁의 아픔이 깃들어 있다. 비비안 리 주연의 <애수>란 영화는 영국의 런던 워터루 브리지가 배경이다. 무용수인 마이라(비비안 리)와 육군 대령인 로이(로버트 테일러)가 만나서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전쟁 중이라 생활고에 처한 비비안 리는 창녀로 전락하여, 이 두 사람의 사랑은 비극적으로 끝난다.

최무룡 주연의 영화 <굳세어라 금순아>는 현인이 불렀던 <굳세어라 금순아>의 노래 가사와 같은 내용이다. 1·4 후퇴 당시 흥남부두에서 헤어진 남매는 각기 따로 남하하여, 서로 찾아 다니지만 공교롭게도 엇갈리기만 할 뿐, 좀처럼 만나지지 못하다가 우여곡절 끝에 만나지만 동생의 병은 이미 절망적인 상태이고, 동생은 오빠의 행복을 빌며 운명하고야 마는 비극적인 내용이다. 어쨌든 영도와 육지를 잇는 영도 다리에는 우리 민족 상잔의 아픔이 고스란히 깃든 다리이다.

그 옛날에는 무인도였다는데...
▲ 영도 그 옛날에는 무인도였다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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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다리는 1931년 개통 되었다. 대중에게는 영도 다리로 많이 불리지만, 정식 이름은 영도 대교다. 영도는 삼한시대부터 사람이 살았다는 기록이 있다. 그런데 임진왜란 이후 왜적의 재침이 두려워한 주민들이 다른 지방으로 이주해서 한동안은 무인도였다. 그후 초량의 왜관 개설과 함께 인가가 점점 늘어나고, 1881년에는 절영도진이라는 첨사영이 세워짐에 따라 차츰 영도로 불리었다고 한다. 영도 대교가 있는 동네는 대교동. 영도 다리가 유명해 진 것은 도개식 다리이기 때문이다. 배가 지나가기 위해 다리가 들리는 것을 먼 곳에서 구경하러 올 정도로 당시 영도 다리는 유명했다.

영도다리 점집촌
▲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 점집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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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다리를 걷다보면 절로 흥얼거리게 되는 노래 '굳세어라 금순아'는 박시춘 작곡에 노랫말은 강사랑이 지었다. 이 노래는 두 남매의 피난살이의 설움과 '국제시장', '영도다리' 등 부산 시절 피난시절 설움과 전쟁의 아픔이 절절하게 배어 있다. 그러나 리듬은 경쾌하면서도 희망적이다. 그래서 많은 피난민들에게 위안이 된 노래이다.

영도다리
▲ 부산의 명물 영도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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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점집 계단
▲ 피난민들의 은신처였던 영도점집 계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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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도 다리를 건너다 보면 철제 난간에는 영도 다리를 찾아온 많은 사람들의 낙서와 메모 등이 빼곡이 적혀 있다. "보고 싶다.", 혹은 "사랑한다.", "다시 만나자." 등등 이산가족을 애타게게 찾는 듯, 호기심 이는 많은 사연이 눈길을 끈다. 

6. 25 당시 영도 다리 밑은 피난민들의 은신처였다. 영도 다리 밑에는 점집이 당시 아주 번창했다고 한다. 피난길에서 잃어버린 가족들을 수소문 하기 막막했던 피난민들의 답답한 심정을 엿볼 수 있는 점집들은 이제 몇 집 남아 있지 않다. 60년쯤 되어 보이는 허름한 가옥들이 있는 점집 계단참에서 앉아 바라보는 노을이 물든 영도의 하늘은 속수 무책 아름답기만 하다. 

남항
▲ 영도 남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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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사랑하는 애창곡 '굳세어라 금순아' 노래는 그러나 부산 지방에서 만든어진 것이 아니라 대구 지방에서 만들어졌다고 한다. 대구 지방에서 피난민 생활을 하던 작사가 강사랑 , 작곡가 박시춘이 점심 식사를 하러가던 중 피난민의 눈물 겨운 모습을 보고 짓고, 이 노래를 추운 겨울날 군용담요로 창문을 겹겹이 가리고, 현인 선생이 녹음을 했다는 후문이다. 6. 25 전쟁 중에 많은 피난민들의 희망과 꿈의 장소 영도 다리. 이 영도 다리를 배경으로 전수일 감독의 새로운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반가운 소식이다.

대교
▲ 영도 대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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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이어진 자갈치 건어물 시장
▲ 영도다리 와 이어진 자갈치 건어물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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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은 흘러 먼 미래에 영도 다리의 모습은 바뀌고 사라져도 노래 속의 '영도 다리'는 영원히 우리의 잊어서는 안되는 역사의 비극을 깨우쳐 줄 것이다. 갈매기 하나 둘 날아오르는 남항의 뱃고동 유난히 힘차다.

눈보라가 휘날리는 바람찬 흥남부두에
목을 놓아 불러봤다 찾아를 봤다
금순아 어디로 가고 길을 잃고 헤매었던가
피눈물을 흘리면서 일사이후 나홀로 왔다.
일가친척 없는 몸이 지금은 무엇을 하나
이 내몸은 국제시장 장사치기다
금순아 보고싶구나 고향꿈도 그리워진다
영도다리 난간위에 초생달만 외로이 떴다.
철의 장막 모진 설움 받고서 살아를 간들
천지간에 너와 난데 변함있으랴
금순아 굳세어다오 남북통일 그 날이 되면
손을 잡고 울어 보자 얼싸안고 춤도 추보자.
<굳세어라 금순아>-'현인' 노래


태그:#명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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