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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룡시 남선면의 한 군인아파트. 이곳은 태극기의 물결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게양률이 극히 저조해 대조를 보였다.
▲ 태극기의 물결 계룡시 남선면의 한 군인아파트. 이곳은 태극기의 물결이었다. 하지만, 다른 지역은 게양률이 극히 저조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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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극기 게양 전국 모범도시를 꿈꾸는 계룡시의 꿈은 멀기만하다.

지난해 행정사무감사 이후 첫 국경일이었던 3.1절. 태극기 게양 모범도시로 가는 길목에서의 첫 시험대였다. 하지만, 이러한 계획은 비단 계룡시의회와 계룡시만의 한낮 일장춘몽이었던 것 같다.

3.1절 오전 11시. 천안 독립기념관에서 열린 3.1절 기념행사를 시청하고 밖으로 나와서 집 앞에 있는 아파트 단지를 둘러봤다.

일반아파트는 태극기를 게양한 세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게양률이 저조했다.
 일반아파트는 태극기를 게양한 세대를 찾기 어려울 정도로 게양률이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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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지어 한 세대만 게양한 아파트 단지도 있었다.
 심지어 한 세대만 게양한 아파트 단지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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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보다는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가 많이 늘긴 했지만 눈에 띌 정도는 아니었다. 많이 봐줘서 아파트 평균 1/5정도의 가구가 태극기를 게양한 것으로 보였다.

아파트 단지를 둘러본 뒤 이번에는 일반 가정주택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는 엄사리의 한 지역으로 이동했다. '그래도 일반주택에는 태극기가 더 많이 달려있겠지?'하는 예감은 빗나가고 일반주택 지역의 경우는 아파트보다 더 심했다.

두 주택에 나란히 태극기가 걸려있다. 하지만, 이곳 말고 일반주택에 태극기가 걸려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두 주택에 나란히 태극기가 걸려있다. 하지만, 이곳 말고 일반주택에 태극기가 걸려있는 곳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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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를 찾아보기가 더 어려웠다. 어느 한 골목으로 들어서니 마주보고 있는 두 주택에 나란히 태극기가 걸려있었다. 오늘은 태극기 다는 게 당연한 날인데 태극기를 게양한 가구를 보니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었다. 

이 두 가구를 카메라에 담고는 그 지역을 돌아다니는데 더 이상 태극기를 단 가구는 눈에 띄지 않았다. 아무리 홍보가 부족하다고 하더라도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실망감을 안고 다시 차를 돌려 지난해 태극기 게양의 모범을 보였던 계룡시 남선면 지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은 대부분 세대가 군인이나 군인가족들로 구성돼 있어 왠지 기대감을 갖고 가보기로 했다.

모든 세대가 태극기를 단 계룡시 남선면의 한 군인아파트. 이정도는 돼야 태극기 게양 모범도시라고 할 수 있죠.
 모든 세대가 태극기를 단 계룡시 남선면의 한 군인아파트. 이정도는 돼야 태극기 게양 모범도시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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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역은 지난해 계룡시가 행정사무감사에 제출한 자료에 93.3%의 경이적인 게양률을 보인 지역이어서 더욱 기대가 되었고, 실제로 눈으로 확인하는 게 처음이어서 '설마설마?'하는 심정으로 군인아파트 단지가 모여 있는 곳으로 이동했다.

기대감을 갖고 도착한 군인아파트 지역은 역시 날 실망시키지 않았다. 오히려 태극기를 게양하지 않은 가구를 찾아보기 어려울 정도로 아파트 단지는 태극기의 물결로 장관을 이루었다.

따사로운 봄 햇살을 받으며 펄럭이고 있는 군인아파트의 태극기 물결은 듬성듬성 걸려있는 일반아파트의 그것과는 사뭇 달랐다.

'군인이니까 당연히 태극기 달아야지'하고 생각하는 일반인들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군인이라고 해서 깜빡 잊을 수도 있다. 혹여나 상급자의 지시에 의거해서 강제로 달았다고 쳐보자. 강제로 달았건 어쨌건 간에 태극기를 달고 안 달고는 의식의 차이인 것만큼은 분명한 것 같다. 의식이 있다면 일반인들도 얼마든지 알아서 게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현실이 거의 모든 세대가 태극기를 게양한 군인아파트와 일부 의식 있는 시민들만 게양한 일반 세대들과의 엄청난 차이를 보이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의식도 문제지만 관공서의 홍보부족도 문제가 있다. 내가 군에 있을 때의 기억을 더듬어보자면 태극기 게양과 관련해서는 매 회 때마다 언급이 되고, 또 군인아파트에는 안내문을 배포하는 등 주기적인 홍보를 통해서 반드시 태극기를 게양할 수 있도록 세뇌(?)시켰던 것 같다. '세뇌'라는 표현이 쫌 세긴 하지만 그만큼 태극기 게양 관련 홍보를 강화했었다는 말이다.

28일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계룡시청 관계자가 태극기 게양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3.1절 태극기 게양은 극히 저조했다.
▲ 태극기 게양 홍보 28일 주말인데도 불구하고 계룡시청 관계자가 태극기 게양 홍보를 하고 있다. 하지만,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3.1절 태극기 게양은 극히 저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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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태극기 게양 전국 모범도시를 만들겠다던 계룡시의 홍보는 기대했던 것만큼 활발하지는 않았다. 3.1절이 다가와서야 시청 홈페이지에 팝업 광고를 띄었고, 3.1절 전날인 28일 '계룡시민 걷기대회'에 2명의 시 관계자가 행사장에 나와 행사에 참가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안내문을 배포했을 뿐이다. 이렇게 적극적인 홍보가 부족한 점 또한 남선면과 타면동과의 태극기 게양률 차이를 보이게 된 이유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태극기 게양 전국 모범도시'로 계룡시가 자리 잡기 위해서는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안이한 태도로는 절대 불가능하다. 적극적인 홍보만이 시민들의 의식을 변화시킬 수 있다.

3.1절은 말 그대로 좋은 시험대였다. 3.1절을 계기로 작금의 현실을 올바로 파악하고 개선해 6월 6일 현충일에는 계룡시 곳곳에서 감동적인 태극기의 물결을 볼 수 있게 되길 기대해본다.

한편, 지난해 행정사무감사에서 계룡시가 계룡시의회에 제출한 '2008년도 계룡시민들의 국경일 태극기 게양 실태' 자료에 따르면 평균 57%로 이중 대부분의 구성원이 군인인 남선면이 93.3%, 엄사면이 47.5%, 금암동이 45.5%, 두마면이 41.9%의 태극기 게양률을 보였다.

덧붙이는 글 | 유포터에도 송고합니다.



태그:#3.1절, #태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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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의 지역신문인 태안신문 기자입니다. 소외된 이웃들을 위한 밝은 빛이 되고자 펜을 들었습니다. 행동하는 양심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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