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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가 완료되었으나, 시공사와 공사 내용을 알리는 표지판은 없다 .(2009년 1월 13일 촬영)
▲ 철거된 기륭전자 전경 철거가 완료되었으나, 시공사와 공사 내용을 알리는 표지판은 없다 .(2009년 1월 13일 촬영)
ⓒ 최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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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3일 아침, 갑자기 찾아온 추위와 비, 몹시 바람이 불던 날에도 기륭전자 비정규직 여성노동자들은 바람에 날리는 선전판을 부여잡고 온몸으로 비와 바람을 맞으며 기륭전자 신대방동 신사옥 앞에서 아침 선전전을 했다.

지난 여름 94일간의 단식과 1000일투쟁으로 뜨거웠던 기륭전자 공장은 이제 완전히 철거가 되어 이제는 추운 바람과 쓸쓸함만이 남아 있다. 이상한 점은 철거공사를 하는데 누가 무엇을 언제까지 하는지도 알리지 않고 용역이 지키는 가운데 진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직도 그 자리에는 기륭여성노동자들의 컨테이너와 구본주 작가의 비스킷 나눠먹기가 버티고 있다.

기륭전자, 미국에서도 불법 채증... 교포단체를 친북단체로 매도

미국 원정 당시 적극적으로 도와준 교포단체 노둣돌을 친북단체로 매도
▲ 기륭전자 사측이 제작한 미국 원정 투쟁 자료집 미국 원정 당시 적극적으로 도와준 교포단체 노둣돌을 친북단체로 매도
ⓒ 최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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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륭전자㈜는 여전히 기륭전자 비정규여성노동자 문제에 대해서는 외면하고 있다. 작년 10월 미국 원정단이 기륭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의 시리우스 사측을 만나 '시리우스가 기륭에게 중국으로 공장을 이전하는 것이 수주의 전제 조건'인지를 확인하러 갔을 때, 기륭전자는 미국 현지에까지 원정단 활동을 채증할 정도로 집요했다.

또 원정단이 귀국하자마자 자료집까지 만들어서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는 교포단체를 '친북 단체'로 용공 조작을 했다. 뒤늦게 미국의 평화운동 단체 노둣돌에서 이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발표할 정도이다.

기륭전자는 2009년 장밋빛 전망을 내놓고 있다. 배영훈 사장은 지난 연말에 위성라디오 중심의 사업구조를 셋톱박스, DMB모듈, HD라디오, 내비게이션 분야로 다각화시켜 매출액 900억, 경상이익 300억, 영업이익 50억원 규모로 실현하겠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가전제품전시회 'CES 2009'에 "별도로" 마련된 쇼룸에서 주요 바이어들에게만 선보인 'HDR MP3 Plus' HD라디오 효과로 800원대의 주가가 조금 오르더니, 셋톱박스를 중국에서 수주했다는 보도로 1100원대까지 주가가 올랐다.

"기륭전자 매출 85% 차지했던 시리우스 파산 위기"

2월 17일 생일을 맞이한 기륭전자 김소연 분회장을 농성장에서 만났다.

- 요즘 기륭전자가 잘 나가는 것 같다. 900억 매출에 300억 경상이익, 요즘 주가도 오르고 좋은 거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나?
"국내에서 셋톱박스가 경제성이 없다고 할 때는 언제고, 그래서 위성라디오를 개발해서 매출 1700억 당기순이익 220억을 올렸는데. 결국 세계 경기가 좋지 않고, 지난 5년 동안 기륭전자 매출의 85%나 차지했던 시리우스가 파산할 위기에 있자 사업을 다각화 하는 것으로 보인다.

기륭이 미국 가전제품전시회에서 신제품 HD라디오를 전시해서 호평을 받았다고 하는데, 우리가 조사한 바에 의하면, 신제품은 시리우스의 <위성라디오>와는 무관한 아니 시리우스와 경쟁상태에 있는 아이비퀴티(ibiquity)사의 부스에서 이 제품이 전시되었다. 이는 시리우스와 관계를 좋지 않게 만들 수 있다. 시리우스XM 위성라디오는 여전히 파산 위협에 놓여 있다.

17일까지 <에코스타>에 1억7500만달러를 상환해야 하는데 돈이 없어서 파산보호신청을 하든가, 아니면 <리버티 미디어(디쉬 네트웍)>에 인수 요청을 한 것으로 알려 졌다. <에코스타>에 시리우스가 인수되면 현 경영진이 물러나야 한다. 그래서 시리우스는 <에코스타>와 경쟁상태에 있는 <리버티 미디어>에 자금지원 혹은 인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야 현 경영진의 입지를 보장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1월 18일 기륭전자 신사옥 앞에서 연설하는 김소연 분회장. 94일간의 단식으로 김소연 분회장은 아직도 죽을 먹고 있다 .
 지난 1월 18일 기륭전자 신사옥 앞에서 연설하는 김소연 분회장. 94일간의 단식으로 김소연 분회장은 아직도 죽을 먹고 있다 .
ⓒ 최석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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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륭전자가 셋톱박스 사업을 본격화 하고, 지난 2월 10일에는 중국에서 케이블 모뎀사업을 수주했고, 오늘은 미국 오디오 복스와 포괄구매협정을 해서 미국시장 진입이 넓어질 것이라고 공시를 했는데.
"미국 오디오 복스와 구매협정은 이미 나온 얘기다. 17일 시리우스가 파산보호신청을 하냐 매각되냐 이야기가 나오니까 물타기 한 것으로 본다. 우리도 기륭전자가 잘 나갔으면 좋겠지만, 우리 분석은 좀 다르다. 2008년에 가치의 91%를 잃은 시리우스가 과연 회생할 수 있을지는 논외로 하더라도, 현재 대만계 WNC(Wistron NeWeb Corporation)가 기륭보다 시리우스와 거래 물량이 더 많다. 오늘 시리우스가 파산보호신청 위험은 가까스로 면한 것으로 알고 있다. <리버티 미디어>가 시리우스는 인수하지 않고 자금 지원을 해서 일단 파산은 면했는데, 앞으로 리버티 미디어에서 경영진을 파견할 텐데 우리가 알아본 바에 의하면, 대만계  WNC(Wistron NeWeb Corporation)사가 <리버티 미디오>와 긴밀한 관계에 있어서 물량이 WNC사로 몰릴 가능성이 있다.

17일 시리우스가 파산의 위험은 넘겼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현재 총부채가 32억달러에 달하며, 올해 갚아야할 부채가 9억달러이다. 이번에 <리버티 미디어>에서 긴급 자금으로 5억 3천만 달러를 수혈 받았지만, 투자금에 대한 이자가 15%에 달한다. 또한 세계 경제가 불황이라 위성라디오를 탑재하는 새 차의 판매량이 대폭 감소하였고(약 23-45% 감소 예상), 무엇보다도 인터넷으로 듣는 공짜 라디오들이 새로운 기술혁신으로 많이 개발 되었는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런 경기 침체에 249불 정도를 지불해서 위성라디오를 구매할지, 게다가 한 달에 $19.99 아주 싼값(?)의 위성라디오 수신료를 낼수 있는지 의문이다."

과연 기륭전자는 기륭전자 여성노동자 문제를 풀지 않고, 2009년 비약적인 상승을 할 수 있을까? 세계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이 예상되고 세계 주요 자동차 기업이 생산을 중단하고 휴업을 하고 있는데, 유독 기륭전자가 납품하는 시리우스 위성라디오(기륭전자)나 셋톱박스만 잘 팔려 나갈 수 있을까?

기륭 비정규 여성 노동자들이 기륭전자를 '흑자기업' 만들어

노동조합을 결성하고 투쟁을 시작하게 되면 으레 회사를 망하게 한다는 소리를 듣는다. 기륭도 다르지 않았다. 특히 참여연대에서 기륭전자의 최동렬 회장이 경영권을 취득하는 과정에서 업무상 배임 혐의가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을 때, 기륭전자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원정투쟁을 준비했을 때 "노조가 회사를 망하게 한다"고 소액주주들과 힘을 모아서 법정소송도 불사한다고 했었다.

기륭전자 배영훈 사장은 12월 18일 "신규사업에 박차를 가해 매출 900억원 이상, 경상이익 300억원, 영업익 50억원 등의 실적으로 턴어라운드에 나설 것"이라며 경상이익의 경우 지난해 디에스아이티(DSIT) 투자에 따른 대손충당금 환입금(250억원)을 포함한 금액이라며, 환입금 250억원을 슬쩍 발표했다.

참여연대가 "최동열 회장은 자신의 소유였던 비상장회사 (주)디에스아이티위너스의 주식을 상장회사인 기륭전자에 팔아, 그 돈으로 기륭전자의 주식을 19%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것으로" 보인다며 '우회 상장' 과정에서 "기륭전자가 디에스아이티위너스의 가치를 실제보다 지나치게 높게 평가해 최동열 회장에게 무려 395억 원을 주고 인수해" 업무상 배임 혐의 의혹을 제기했을 때 노동조합과 참여연대가 회사를 망하게 한다고 참여연대를 명예훼손으로 고발한다고 하더니, 아주 조용히 250억원을 환입했다.

64만1850원 받고 일하던 비정규 여성 노동자들이 바로 기륭전자㈜를 살리고 2009년 기륭을 흑자기업으로 만든 셈이다.

"기륭전자, 분쟁기업 오명부터 벗어야"

17일 민주노동당에서 "기륭전자는 분쟁기업 오명부터 벗으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민주노동당은 손을 놓았다는 배영훈 기륭 사장의 회견에 대한 대답을 한 셈이다. 

민주노동당은 성명에서 "기륭전자가 회사명을 바꾸는 작은 술책으로 투자자들을 속이고, 기륭전자의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을 실망시키지 않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며 회사도 살고 비정규여성노동자들도 살 수 있는 방안으로 기륭전자 최동렬 회장과 배영훈 대표의 전향적인 입장 전환을 요청했다. 다시 공은 기륭전자로 넘겨졌다.

노둣돌, 기륭 '친북단체' 매도에 반박 성명
뉴욕 원정 투쟁 당시 적극적으로 함께했던 노둣돌을 친북단체로 기륭이 매도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노둣돌에서 성명서를 발표했다.

노둣돌은 성명에서  노둣돌은 "기륭 전자에서 편향되게 주장하는 것과 같이 친북한 단체도 아니며, 동시에 친남한 단체도 아니다. 노둣돌은 남북한 사이의 평화로운 대화와 화해만이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는 한반도 평화를 지지는 단체"이며, '또한 노둣돌은 모든 노동자는 정당히 노동할 수 있는 노동권과 그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노조 결성권을 가지고 있음을 지지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둣돌은 기륭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하며,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평가절하하고, 그릇된 정보로 여론을 호도하며,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기륭 전자와 이들의 반노동 반인권 행위를 강력히 규탄'했다.

[성명서] 기륭전자의 반노동 반인권 행위를 강력히 규탄 한다

 2008년 10월, 한국금속노조와 해고된 기륭 전자 노조원으로 구성된 원정투쟁단이 기륭 전자의 최대 바이어인 미국 시리우스사에게 사측 주장의 사실을 확인(시리우스사가 ‘기륭전자를 중국으로 옮겨야 수주를 줄 수 있다’고 한 사실을 확인)하고 정당한 노동권에대한 시리우스의 입장을 청취하기 위해 뉴욕을 방문했다.

 기륭 투쟁을 이끌어온 여성노동자들은 기륭 전자 근무 당시 장시간 근무, 시간 외 근무, 작업장에서의 성차별과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급여 등의 심각한 노동착취로 고통 받았으며 , 이에 노동자로써 정당한 노동조건과 적절한 임금을 요구하기 위해 노조를 결성했다.

하지만, 기륭 전자 측에서는 부당한 노동 착취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지 않은 채, 노조 결성을 이유로 이들 여성 노동자들을 대량 해고하기에 이르렀다. 그것도 문자 메세지로 해고 통고를 전하는 등 비인간적인 행위를 서슴치 않았다.

이에 많은 재미 교포와 뉴욕 시민들은 기륭 전자 공장에서 자행된 부당한 노동 착취에 상당한 충격을 받았으며, 동시에 이들 여성 노동자들의 지치지 않는 투쟁(단식 94일)-에 큰 감동을 받았다.

이에 수백명의 뉴욕 시민들은 시리우스 사와 이들 여성 노동자와의 대화, 기륭 공장 내에서의 노동 착취의 종식과 함께 해고된 여성 노동자의 복직을 함께 요구하며 평화로운 시위와 삼보일배를 통해 이들 여성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힘을 보여준바 있다.

노둣돌이 포함된 기륭 노동자들의 뉴욕 투쟁을 지원하기 위한 임시위원회에서는 시리우스가 이들 원정단과 만나 대화할 것을 요구함과 동시에, 이들의 부당한 노동조건을 알리는 선전전을 지속하였으며, 뉴욕시민을 상대로 서명 운동을 전개하였다.

최근 우리는 기륭 전자 측에서 이들 여성 노동자들의 정당한 노조활동과 인간적 존엄성과 일할 직장을 되돌려달라는 요구아닌 요구를 냉전시대의 유물 용공분자니 친북이니 하며 본래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팜플렛을 유포했다라는 소식을 듣고 우리는 경악했다.

이러한 사측의 행동은 기륭 전자가 정당하지 않은 수단을 동원하여 여성 노동자들을 착취하고 있다는 주요 논점을 희석시키고, 그릇된 정보로 여론을 호도하려는 의도로 해석할 수 밖에 없다.

이에 노둣돌은 기륭 노조와 이들의 투쟁에 연대를 표명한 지지자들에 대하여 잘못된 정보를 유포하고, 노동쟁의를 반공이데올로기로 은폐시키는 기륭 전자에게 이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

노둣돌을 비롯한 뉴욕지역 노조들과 재미 동포 단체 및 아시아계 단체는 기륭 전자의 불합리한 노동 착취의 사회적인 중대성을 인식하고, 기본적인 생계와 존엄한 노동권을 위해 투쟁하는 이들 여성 노동자들에게 국제적 연대를 피력한 것이다. 우리는 5년이 넘는 시간 동안 투쟁을 이어온 여성 노동자들의 집념과 어떠한 폭력에도 굴복하지 않는 이들의 용기를 지지한다.

노둣돌은 기륭 전자와 뉴욕 영사관에 의해 편향되게 전달된 정보로 인해 노둣돌이 잘못 인식되고 있는 것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는 바이다. 노둣돌은 조국의 평화로운 통일과 남한과 북한, 모두에서의 사회적 정의를 지지하는 단체이다.

노둣돌은 기륭 전자에서 편향되게 주장하는 것과 같이 친북한 단체도 아니며, 동시에 친남한 단체도 아니다. 노둣돌은 남북한 사이의 평화로운 대화와 화해만이 한반도 통일을 앞당기는 중요한 요소라고 인식하는 한반도 평화를 지지하는 단체이다.

또한 노둣돌은 모든 노동자는 정당히 노동할 수 있는 노동권과 그들의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노조 결성권을 가지고 있음을 지지한다. 이러한 맥락에서 노둣돌은 기륭 여성 노동자들에 대한 변함없는 지지를 확인하며, 여성 노동자들의 투쟁을 평가절하하고, 그릇된 정보로 여론을 호도하며,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한 존중이 결여된 기륭 전자와 이들의 반노동 반인권 행위를 강력히 규탄하는 바이다.

                                            2009년 2월 10일 노둣돌  뉴욕에서.



태그:#기륭전자, #비정규직, #시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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