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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간의 고공농성을 벌인 후 병원 치료를 받던 이영도(오른쪽) 김순진(왼쪽)씨가 농성 해제 10일만인 지난 2월 2일 동부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31일간의 고공농성을 벌인 후 병원 치료를 받던 이영도(오른쪽) 김순진(왼쪽)씨가 농성 해제 10일만인 지난 2월 2일 동부경찰서로 출두하고 있다
ⓒ 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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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 비정규직 복직 등을 요구하며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올해 1월 23일까지 31일간 70m 높이의 현대중공업 소각장 굴뚝에서 농성을 벌인 이영도(48) 민주노총울산본부 전 수석부본부장과 김순진(36) 현대미포조선 현장조직 '현장의 소리' 의장이 9일 오후 6시 30분경 구속 수감됐다.

울산지법은 9일 오후 영장실질심사 후 구속영장을 발부했고 이들은 울산 중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됐다.

이들이 농성을 벌인 현대중공업 소유 소각장 굴뚝은 부두에 가까워 강추위가 몰아쳤고, 이들은 추위와 굶주림속에서 31일간 고공농성을 벌이다 현대미포조선과 민주노총 울산본부의 협상 타결로 지난 1월 23일 헬기에 구조돼 병원 치료를 받았다.

굴뚝 관할인 울산 동부경찰서는 몸을 추스린 이들에 대해 "농성으로 소각장을 돌리지 못하게 해 회사 측에 20억원 상당의 피해를 입힌 혐의"로 2월 2일 조사를 벌였고 3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었다.

김주철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김순진·이영도씨는 전혀 증거 인멸이나 도피의 우려가 없어 구속될 만한 사유가 없다"면서 "노사 합의과정이나 합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구속은 부당하다"고 말했다.

민주노총 울산본부 이창규 국장은 "비정규직의 권익을 위해 목숨을 걸고 농성한 이들이 구속돼 안타깝다"며 "사회적 차원의 배려가 있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영도·김순진씨는 구속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지역 노동자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인사도 제대로 못 드렸는데 영장실질심사를 한다고 하니 마음이 급해진다"며 "보이지 않은 곳에서 걱정해 주시고, 함께하고자 하는 마음으로 다양한 형태로 수고와 연대를 아끼지 않은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실형을 선고받게 된다면 집행유예기간이 많이 남아 최소 2년 6월, 길게는 3년 이상의 형을 살게 될 것"이라며 "다행스럽게도 미포투쟁과 굴뚝 농성을 의미있게 매듭짓고 받는 재판이어서 그 어느 때보다 마음이 편하다"고 밝혔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시사울산>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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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지역 일간지 노조위원장을 지냄. 2005년 인터넷신문 <시사울산> 창간과 동시에 <오마이뉴스> 시민기자 활동 시작.

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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