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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 '부평 을' 재선거 예비후보 등록이 28일 시작된 가운데, 민주당이 후보 전술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민주당은 4월 재선거를 MB정권 심판의 장으로 만들겠다는 각오로 민심의 척도라 할 수 있는 수도권에서 필승을 다짐하고 있다.

 

29일 현재까지 4월 재보선이 확실한 지역은 경북 경주, 전북 전주 완산 갑과 덕진, 부평 을 지역이다. 경북과 전북은 여야의 정치적 텃밭인지라 부평 을 재선거에서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이번 재선거가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1년에 대한 평가라는 성격에 18대 총선 후 구성된 당 지도부에 대한 재신임 여부 등도 결부돼 사활을 걸고 임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각 당 내부적으로도 공천을 둘러싼 계파 간 주도권 확보가 더해져 후보전술을 놓고 벌써부터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부평 을 지역은 전통적으로 인천지역에서 계양 권역과 함께 야당세가 강한 지역으로 꼽힌다. 특히 대우자동차를 비롯해 공업단지 지역으로 노동자 정치세력화도 일찌감치 이뤄진 곳이다. 더욱이 한나라당 의원이 불법선거로 의원직을 상실해 한나라당의 정치적 이미지가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한나라당 예비후보군 중 지역정계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 사실상 없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신의 정치적 소원이 국회의장이라고 밝힌 박희태 대표 출마설이 흘러나오는 등 한나라당은 공천 방향을 잡지 못한 상태다.

 

한편, 부평 을에서 필승해야 하는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는 민주당은 한나라당 후보공천을 보면서 후보 전술을 구사하겠다는 구상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홍미영·홍영표 출사표...문병호 '필승카드' 거론

 

문병호·홍미영 전 의원과 홍영표 예비후보는 17대 총선 당시 부평 갑 지역에서 열린우리당 후보로 당내 경선을 벌였다. 홍영표 예비후보와 문병호 전 의원의 박빙 대결에서 문 의원이 승리해 의원 배지를 달기도 하는 악연을 갖고 있다. 홍미영 전 의원은 일찌감치 인천지역 여성 할당 몫으로 비례대표로 배정받아 의원 배지를 달았다.

 

이런 3인이 이번 부평 을 재선거 당내 경선에서 다시 대결하는 상황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17대 총선에서 낙선한 홍영표 후보는 참여정부 시절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과 재정경제부 FTA 국내대책본부장을 역임하다 18대 총선에 부평 을 지역구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홍 예비후보는 최용규 전 의원의 정치적 후계자를 자처하며 최 전 의원의 조직을 통째로 인계받았다.

 

홍미영 전 의원도 비례대표로 활동하다 2007년 최 전 의원이 탈당하고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자 부평 을 지역구에서 출사표를 던졌다. 양 홍씨의 당내 대결에서 최 전 의원의 조직을 통째로 인계받은 홍영표 후보가 이겨 18대 총선에 출마했다.

 

문병호 전 의원은 18대 총선에서 부평 갑 지역구에 출마, 한나라당 조진형 의원에게 패배하고 현재 민주당 인천시당 정책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근 구속된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의 변론을 맡고 있기도 하다.

 

국회 출입기자실과 지역 정치권에서는 문 전 의원도 부평 을 지역구 필승카드로 거론되며 3명의 악연이 재연될 수도 있다는 시나리오도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문 전 의원은 “4월 재선거에서 민주당은 반민주적이며 권위적인 MB정권에 대한 중간 심판을 위해 반드시 필승해야하고, 그 필승카드 중 나도 타의 반으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역구를 개척하고 관리해온 후보군의 출마가 당연하지만 필승카드로 내가 필요하다면 고심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현재의 심정을 드러냈다.

 

"민주당, 공천 기준 없이 후보전술 타령에 빠질라"

 

이런 상황과 관련, 익명을 부탁한 민주당 당직자는 “필승이라는 목표로 인해 한나라당의 공천 과정에 따라 민주당의 공천여부가 결정되는 것이 안타깝다”면서, “후보전술 타령보다는 필승할 수 있는 후보 기준을 정해 공천을 빠르게 실시, 인지도를 높이는 등의 활동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하기도 했다.

 

시립인천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이준한 교수는 “박희태 대표가 출마한다면 민주당도 여러 여지가 있지만, 부평지역 유권자의 입장에서나 지방자치와 민주주의 기본원칙에 따르면 박희태나 정동영씨의 출마는 온당치 않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경선제를 도입해도 민주적인 공천과정을 보장하기 위한 것인데, 박희태 대표가 오는 것도 부당하고, 거기에 맞춤형 후보를 영입하는 것도 피해야한다. 설령 한나라당에서 박희태 대표가 내려온다고 해도, 지역 활동을 열심히 한 후보를 낸다고 해서 민주당이 꼭 진다고 볼 수도 없다”면서, “일꾼 대 낙하산 구도나, 새로운 정치실험에 대한 유권자의 심판을 만드는 과정 등의 구도도 가능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의 후보전술에 연연하기 보다는 민주주의 원칙에 맞는 공천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한나라당의 부평<을> 지역구 후보공천은 빨라야 3월 중순이나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인다. 2월 ‘입법전쟁’과 친 박근혜 계파로 알려진 구본철 전 의원의 지역구에 대한 당내 계파간 역분 등의 문제로 인해 당내 공천이 늦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용규 카드 유효하나, 최 전 의원 사실상 ‘거부’

 

민주당은 정세균 대표 특별 지시로 지난해 12월 29일부터 올 1월 초까지 3차례에 걸쳐 부평 을 유권자 중 40~50대 그룹을 상대로 표적집단 면접조사 방식으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주요하게는 무당층과 민주당 지지 의사자를 대상으로 심층면접을 실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표적집단 면접조사 방식은 통제된 집단을 설정해 집단적으로 토론을 하게 하는 방법을 통해 유권자의 의사를 파악하는 여론조사 방식 중 대표적 방식이다.

 

여론조사에서 도출된 결과는 민주당 최고위원회 등에 보고됐지만, 현재까지 언론 등에 공개된 적은 없다. 하지만 조사결과 최용규 전 의원에 대해 가장 높은 지지 의사를 유권자들이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이 18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최 전 의원의 재출마를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최 전 의원의 측근은 “최 전 의원은 우크라이나 고려인 정착 사업 등의 성패가 달린 현 시점에서 출마를 전혀 고민하지 않고 있다”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입국한 최 전 의원이 4월 재선까지 자신의 역량에 맞춰 도움을 줄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이기사는 부평신문(http://www.bpnews.kr)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태그:#부평을, #홍영표, #홍미영, #문병호, #최용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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