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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새벽 6시 30분 무렵부터 YTN 노조원들이 본사 1층에 모이기 시작했다. 지도부 연행과 구속 사태를 염두에 두고 '비상 집행부'까지 꾸리는 한편 '보도국장 파행 임명에 항의하는 구본홍 출근 저지'를 선언한 노조가 19일 새벽 조합원 집결 명령을 내렸기 때문이다.

 

서울 남대문로에 있는 YTN 사옥 근처에는 여섯 대의 전경버스까지 대기하고 있어 긴장감은 더욱 높았다.

 

5분 만에 돌아간 구본홍... "허무하네"

 

하지만 노조는 계획을 일부 변경했다. 노종면 노조위원장은 "오늘 출근저지를 하는 대신 구본홍씨와 함께 17층 사장실로 올라가 보도국장 파행 임명 사태에 대해 강력하게 따질 것"이라고 밝혔다. 노 위원장은 "자세한 건 아직 말할 수 없지만 어젯밤과 오늘 새벽 사이 '약간의 상황변화'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노조는 오전 7시를 기해 사장실 농성도 풀고 농성장에서 모두 철수했다.

 

구본홍 사장을 태운 차는 오전 7시 23분 YTN 후문 앞에 나타났다. 미리 대기하고 있던 용역직원 다섯 명이 구 사장을 에워쌌다. 평소보다 많이 몰려든 기자들의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노 위원장의 선창에 따라 70여 명의 조합원이 "재승인도 쟁취하고 구본홍도 물러가라" "불량간부 양산하는 구본홍은 물러가라"등의 구호를 외치고, 17층으로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 앞에 줄을 섰다.

 

하지만 구본홍 사장은 7시 27분께 돌연 몸을 돌려 다시 차를 타고 염천교 방향으로 향했다. 회사 관계자는 "사장실 안에 일부 조합원이 있다는 전갈을 받고 기분이 상한 것 같다"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7시를 기해 조합원들은 사장실에서 모두 빠졌으며, 일부 조합원이 사무실 정리를 위해 17층에 남아있었을 뿐인데 저렇게 그냥 가버리니 황당하다"고 말했다.

 

노조위원장과 보도국장 내정자의 '담판'이 사태해결의 분수령될 듯

 

조합원들은 17층에 올라가 구 사장을 기다렸지만 그는 오전 9시가 되도록 나타나지 않았다. 노 위원장은 "오늘 우리는 구본홍을 저지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영접하기 위해 이렇게 기다리고 있다"면서 "지난 금요일에는 '월요일에 다시 보도국장 임명 문제에 대해 얘기하자'더니 왜 나타나지 않느냐"고 말했다.

 

노 위원장은 이어 "구본홍은 이제 문제 해결의 주체가 될 수 없다"면서 "이미 해결의 실마리를 스스로 차버렸다"고 주장했다.

 

노 위원장은 "오늘 오전 중으로 현 사태를 책임져야 하는 정영근 부국장(보도국장 내정자)과 담판을 짓겠다"고 밝히며 "노조가 오히려 재승인 문제 등 회사 문제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만일 정 부국장이 담판을 거부한다면 불행한 사태를 맞을 것"이라며 "조합원들이 노조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믿어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YTN은 당초 오늘 '재승인 신청서' 작성을 모두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었다.

 

구본홍 사장은 지난 16일 보도국장에 정영근 취재부국장을 임명해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표심에 나타난 민의를 반영하라"는 사원들의 의사와는 달리 현격한 차이로 2등에 머무른 정 부국장을 임명했기 때문이다. 노조는 현재 '총력 투쟁'을 선언한 상태로 오늘 노종면 노조위원장과 정영근 보도국장 내정자와의 '담판'이 이후 사태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덧붙이는 글 | 김효성 기자는 <오마이뉴스> 9기 대학생 인턴기자입니다.


태그:#YTN 사태, #구본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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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진기자. 진심의 무게처럼 묵직한 카메라로 담는 한 컷 한 컷이 외로운 섬처럼 떠 있는 사람들 사이에 징검다리가 되길 바라며 오늘도 묵묵히 셔터를 누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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