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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가 그간의 침묵을 깨고 지난 5일 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최근 국회 파행의 원인이 되었던 법안에 대하여, "이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통합을 위해 다수당인 우리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가야 된다"며, "다수당으로서 국민 앞에 큰 그림을, 큰 모습을 보여드려야 하는 것이 옳다"고 주문했다.

박 전 대표는 이어 "우리 당이 그렇게 노력을 할 때 국민들이 옳고 그름을 판단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이 국가발전을 위하고 또 국민을 위한다고 하면서 내놓은 이 법안들이 지금 국민에게 오히려 실망과 고통을 안겨주고 있다는 점도 굉장히 안타깝다"고 했다.

박 전 대표의 이런 발언에 대하여 조갑제 전 <월간조선> 사장과 전여옥 한나라당 의원이 포문을 열었다.

조갑제 "양비론은 북한정권 편드는 것"

조갑제닷컴에 올라온 글 '法감정과 정의감이 결여된 박근혜 발언'
 조갑제닷컴에 올라온 글 '法감정과 정의감이 결여된 박근혜 발언'
조 전 사장은 지난 5일 자신의 홈페이지 <조갑제닷컴>에 올린 글에서 "한나라당과 민노당-민주당을 다 같이 비판하는 양비론을 폈다"며, 박 전 대표의 "'이 법안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국민통합을 위해 다수당인 우리 한나라당이 한걸음 더 나가야 되지 않겠는가'하는 생각이 해결책일 순 없다"고 못 박았다.

그는 이어, "박 의원의 발언에선 법감정이 느껴지지 않는다"며, "민노당과 민주당이 폭력으로 국회 의사 진행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명백한 범법행위"라고 규정하고, "박 의원은 이에 대한 분노가 없다"고 비판했다.

조 전 사장은 박 의원의 발언은 양비론이며 촛불집회 때에도 촛불세력보다는 이명박 정부를 더 비판했다고 말했다. "한국 의회사상 최악의 폭력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 대한 양비론은 범법집단보다 피해자인 한나라당에 더 불리한 결과를 빚는다"고 말했다.

그는 또, "국민들은 박 의원이 촛불난동 사태 때에도 불법폭력 시위대보다는 이명박 정부의 이른바 졸속 협상을 더 비판했을 뿐 아니라 친북좌익 세력이 주동한 촛불난동을 이념적으로 보면 안 된다는 말을 한 것을 잘 기억한다"며, "그의 팬클럽인 박사모는 한때 촛불시위에 가담하였다"고 지적했다.

조 전 사장은 "양비론은 결과적으로 악과 불법을 편드는 것"이라며, "북한정권과 대한민국 사이에서 양비론을 펴면 결과적으로 북한정권 편을 드는 것"이라고 말해 논란이 예상된다. 조 전 사장은 박 의원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라는 발언을 문제 삼으며, "도덕적 의무감이나 정의감을 박탈한다는 점"에서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전여옥 "한나라당 172석 아닌 것 같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한나라당 172석이 아닌 것 같다'
 전여옥 의원 홈페이지에 올라온 글 '한나라당 172석이 아닌 것 같다'
한나라당 전여옥 의원도 자신의 홈페이지에 6일 올린 글에서 "여의도는 참 너그럽습니다. 이러다 여의도는 아예 국민 시야의 사각지대, 섬이 사라지는 시대의 '다리조차 없는 섬'으로 남지 않을까 두렵습니다"라고 전제하고, "여야 대화니 국민통합이니 거창한 소리할 것 없이 '당 안이나 좀 하나된 목소리를 내달라'는 국민들의 절박한 요구가 화살처럼 쏟아진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발언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전 의원은 지역 원로들과 점심을 함께 하는 자리에서 나온 말이라며, "다들 한결같은 말씀, '한나라당원이지만 속상해 죽겠어요. 거, 친이니 친박이니 지금 그럴 땝니까? 다들 경제 때문에 죽을 지경인데'라고 했다"며 박 의원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이어, 전 의원은 "요즘 172석이니 거대여당이니 하는데, 한나라당 172석이 아닌 것 같다는 확실한 의심이 있습니다. 아무래도 80석? 60석? 이유는 한 지붕 아래 두 가족이니까요"라고 냉소적으로 말했다.

그는 한나라당은 내부 분열이 위기의 원인이라고 진단하며 "172석의 거대정당은 이념과 가치는 비슷할지 몰라도 서로가 계산이 완전히 다릅니다"라고 말하고, "그러니 되는 일이 없는 헛장사를 지금 두 달째 하고 있는 셈"이라고 해, 박 의원을 내부 분열의 원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국민의 눈을 의식하지 않은 채 밀어붙이는 정치, 자신의 의견과 다른 의견은 매국이나 적으로 보는 정치이론, 이 두 보수 논객의 이런 발언들이 한나라당내에서는 어떤 반향을 일으킬지 귀추가 주목된다.


태그:#박근혜, #조갑제, #전여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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