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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축년 새해 첫날부터 제주에는 한파가 몰아 닥쳤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지는 눈과 강한 바람,  하늘을 뒤덮은 구름은 참으로 원망스럽더군요. 새해 아침 일출을 꿈꾸던 사람들에게 날씨는 지난해 우리 가슴을 안타깝게 만들었던 경제 한파만큼 야속했습니다.

 

 2009년 1월 1일 아침 7시 30분, 제주시 조천읍 함덕리에 자리 잡고 있는 제주오름 서우봉 정상에는 해맞이 인파로 가득했습니다. 모두가 동쪽을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저 멀리 동쪽 바다에서 용트림을 하고 나타나야 할 불 기운은 도무지 소식이 없습니다. 허탈한 마음이 그지없었습니다.

 

해마다 이날이면 간밤에 잠을 설치고 동쪽으로 몰려든 사람들. 해마다 이날이면 오름을 오르는 사람들, 이 사람들의 소망은 무엇일까요?

 

 

 

기축년 아침, 해는 뜨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서우봉에서 바라본 제주바다는 장관이었지요. 서우봉 아래 함덕해수욕장 백사장은 파도소리로 가득했습니다. 하나님은 붉은 해 대신 제주바다에 파도를 선물하셨나 봅니다. 바람이 세차게 몰려오니 밀려드는 파도는 거셉니다. 수평선 너머에서부터 밀려 왔을 파도는 여지없이 하얀 백사장에 머리를 풀어헤칩니다. 하얀 포말을 일으킵니다.

 

파도는 검푸른 제주바다의 에너지를  모래밭에 던집니다. 하얀 백사장을 차곡차곡 채우는 파도를 보니 강한 힘이 느껴졌습니다.

 

 

 

서우봉 정상에서 빌지 못한 새해 소원을 함덕해수욕장 백사장에서 빌어봅니다. 기축년 한해는 제주바다에 밀려오는 파도처럼 만복이 밀려왔으면 좋겠습니다.

 

 때로는 느리게, 때로는 빠르게, 때로는 힘차게, 때로는 박력있게...


태그:#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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