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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 아버지'로 알려진 탤런트 맹봉학(45)씨가 촛불집회 참석과 관련해서 경찰의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 7월 18일 새벽 서울 종로 3가 지하철역 부근에서 커피자원봉사자들이 탄 '촛불다방' 승합차를 경찰이 에워싸고 관계자들을 연행하는 모습이며, 왼쪽에 보이는 이가 탤런트 맹봉학씨이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삼순이 아버지'로 알려진 탤런트 맹봉학(45)씨가 촛불집회 참석과 관련해서 경찰의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사진은 지난 7월 18일 새벽 서울 종로 3가 지하철역 부근에서 커피자원봉사자들이 탄 '촛불다방' 승합차를 경찰이 에워싸고 관계자들을 연행하는 모습이며, 왼쪽에 보이는 이가 탤런트 맹봉학씨이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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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을 들었던 '삼순이 아버지'가 경찰서에 가게 생겼다. <내 이름은 김삼순>의 '삼순이 아버지'로 알려진 탤런트 맹봉학(45)씨가 촛불 집회 참석과 관련해 경찰의 출석 요구서를 받았다. 촛불집회에 참석한 연예인에겐 처음 보낸 출석 요구서다. 서울 종로경찰서는 도로교통법 위반 등으로 맹봉학씨에게 12월 15일 출석하란 출석요구서를 보냈다.

맹봉학씨가 지난 7월 18일 서울 안국동 사거리 근처 도로에서 시민 10여 명과 함께 도로에 앉아 교통을 방해한 혐의다. 또 촛불집회 당시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무료로 음료를 제공하던 '촛불다방' 관계자를 연행하러 온 경찰 호송차를 몸으로 막은 혐의도 추가됐다. 맹봉학씨는 개인 사정상 15일엔 출석하지 못하고 17일 경찰에 출석한다고 경찰에 밝힌 상태다.

촛불 집회 참석으로 경찰 출두를 앞둔 탤런트 맹봉학씨를 15일 전화로 인터뷰했다.

연극배우 출신인 맹봉학씨는 영화 <왕의 남자>, <말아톤>, <괴물> 등에 출연했다. 2005년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찍으며 얼굴이 알려졌고, 현재 KBS 대하사극 <천추태후>를 촬영 중이다.

"촛불다방 차 견인에 항의한 것 때문인 듯"

맹봉학씨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
 맹봉학씨 홈페이지에 실린 사진.
ⓒ 맹봉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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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찰이 출석을 요구했다. 언제 연락을 받았나?
"연락이 아니라 우편으로 왔다. 출두하란 출석요구서다."

- 어떤 내용인가?
"오늘(15일) 1시 반까지 종로경찰서로 출두하라. 이유는 7월 18일 안국동에서 농성한 게 있었는데, 일단은 그 건이라 했다. 그때 밤 11시쯤 도로에서 한 시간 정도 앉아있었다. 그 밖에 새벽인데 '촛불 다방' 차를 경찰이 견인하려고 해서, 왜 견인하냐고 혼자 차 앞에 서서 '뭐하는 거냐?' 했다. 그 두 개 때문에 그런 거 같다."

- 그때 찍은 사진으로 채증한 건가?
"그 사진 아니래도 (내 사진이) 인터넷에 많이 떴다."

- 7월이면 벌써 다섯 달 전인데, 왜 이제 와서 출석 요구서를 보냈다고 보나?
"저도 황당해 어떻게 할까 해서 <경향신문> 기자에게 문의했다. 그분이 알아본다고 했다. 저도 몰랐는데 신문에 냈다. 황당하던 차에 갑자기 집안 식구들이나 친구들이 '어떻게 된 거냐?' 전화가 왔다. 제가 한 일이니 당당히 갈 건데, 오늘은 못 가고 17일쯤 갈 거다. 끽해봤자 벌금 좀 나오겠지. 그걸로 구속하겠나? 전과가 있는 것도 아니고."

- 그러다 혹시 구속이라도 되면?
"구속하려면 구속하라 그러지. 제가 못할 일 한 것도 아니고. 당시 왜 농성했냐면, (경찰이) 물대포 쏘고 그랬다. 그때 대치된 상태에서 다 쫓겨나 다 인도로 올라왔다. 그때 '이건 아니다' 해서 도로에 나가 앉았다. 몇 명 따라 앉았다가, 모르는 신부님이 '이렇게 잡혀가면 손해지 않냐, 촛불집회 계속해야지' 해서 풀게 됐다. 거기서 나와 종로 쪽으로 갔는데, 그때 당시 (경찰이) '촛불 다방' 차를 연행하려고 해서, '이게 말이 되냐?' 말한 그 정도다. 그거 갖고 연행하고 구속할 정도면 어차피 이 나라 썩었으니 갔다 오지 뭐."

- 다수 연예인이 촛불에 참석했다. 그런데 연예인 가운데 첫 소환 아닌가?
"그렇다. 그때 당시, 연예인들은 인터뷰 잘 안 했고, 개인적으로만 왔다 가고 그랬다. 전 꾸준히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그래서 본보기를 삼으려고 하나 본데. 그렇다고 해도 참여했을 거다."

- 촛불 집회에 초기부터 나갔나?
"5월 30일 나갔다. 밤 12시까지 있다 들어갔다. 5월 30일과 6월 1일 너무 충격적이라서……. 물대포 쏘고, 방패로 여학생 머리 찍고 그런 걸 직접 봤다. 더 이상 회피하거나 도망 다니면 안 되겠다 싶고 내가 어른으로 그걸 무시하고 모른 척할 수 없어서, 시간 되면 계속 나갔다."

"어른으로서 미안해서 촛불집회 나갔다"

- 우문인데 촛불 집회엔 왜 참석했나?
"TV 보면서 중고등학생 뭘 하고 있는데 보니까  광우병 관련이었다. 어른들이 나와야 하는데 안 하니까 중고생들이 자기들 급식 문제고, 자기들 먹을거리 문제라 나온 거였다.  그거 보는데 어른으로 미안하고 죄송스러워, '이건 아닌 것 같다' 그래서 나갔다."

- 개인적으로 촛불 집회에 연예인들이 나가더라도 대개 얼굴을 가리거나 하고 나가지 않았나?
"뭐 죄지었나? 자기 드라마 불이익 당할까봐 그래서 얼굴을 가린 건데, 그렇게 드라마 하고 싶진 않았다. 그것이 죄라면 달게 받고, 열심히 더 촛불을 들어야지…. 그렇다고 내가 법을 어긴 건 아니다. 그때 경찰은 도로 다 막고 있었는데 법은 경찰이 어긴 게 아닌가. 그들은 옳고 우린 틀리다는 게, 말이 안 된다."

- 앞으로 어떻게 할 건가?
"법으로? 싸워야지. 벌금? 안 내고 재판 받을 거다. 안 되면 본보기로 한 번 살아보죠. 그럴 맘도 있다. 부당하니까. 한 번 살아볼 마음도 있다. 얼마나 나오겠냐? 30일 살면 되지. 그런 맘도 있다."

- 연기 활동도 있지 않나?
"내일 촬영 하나 끝나면 없다. 촬영 스케줄 안 잡으면 되지 않나? 촬영 한 번만 하면 되는 부분인데, 본보기로 해볼까……. 아직 결정한 건 아니지만…."

- 가족이 걱정하지 않나?
"어디 여행 갔다고 하지. (웃음) 그때 봐서 보고."

- 지금 촬영하는 작품이?
"KBS <천추태후> 그거 잠깐 몇 회 나오고 있다."

- 이러다 연기 활동에 지장이 오는 건 아닌가?
"어떻게 해? 이렇게 됐는데."

- 마지막으로 혹시 할 말은 없나?"
"누구한테?"

- 누구한테든. 경찰이든 시민이든.
"올바르게 했는데, 옳은 일을 했는데 잡으시나? 그럼 어쩔 수 없이 싸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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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맹봉학, #촛불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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